게임개발, 디자인, 음악 제작, 판매까지 모든 것을 1인 개발자가 혼자 만든 일본 게임이 일본 국민 게임이 된 사연을 아시나요?
바로 1인 개발자 ZUN이 만든 탄막 슈팅 게임 <동방프로젝트> 이야기에요.
이번 주 지팡은 20년 넘께 꾸준히 사랑받는 일본의 1인 비즈니스 케이스를 알아보려고 해요.
요약
✅1. 열성적인 팬덤이 선물해 준 No.1 자리
✅2. 팬 창작을 허용한 보기 드문 일본 게임
✅3.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좋아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
✅4. 다양한 미디어 믹스와 협업. 출발 1인 개발, 이제는 책, 애니메이션, 스위치 게임까지 확장
동방프로젝트는 1995년 프로토타입부터 그 이후로도 꾸준히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는 게임이에요.
현재의 동방프로젝트의 뼈대가 된 첫 번째 시리즈 <동방홍마향>은
화면을 빽빽하게 채우는 미사일을 피해야 하는 탄막 슈팅 게임인데요.
서브컬쳐 팬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게임이 발매된 행사인
2002년 코믹마켓에서 <동방홍마향>은 완판 되었어요.
*동방프로젝트 전체 판매량은 공개 되어있지 않아요. 팬들의 계산에 의한 누적 매출 추정치는 110억 엔 대 이상이라는 설이 있어요.
팬 창작을 장려하는 문화가 팬덤을 키웠다
저작권에 엄격한 일본 콘텐츠는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2차 창작은 법적으로 처벌 받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채널에 2차 창작물을 업로드하기 힘들어요.
하지만 동방프로젝트는 그 반대였어요.
많은 2차 창작 그림, 영상, 노래, 소설이 만들어지고 공유되었죠.
동방프로젝트는 공식적으로 “기업이 주체"가 되거나 “정해진 동방 프로젝트의 가이드라인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면 상업적 활동을 허락하는데요. 특히 동방프로젝트를 만든 ZUN은 팬들이 만들어준 작품을 보면 “날아갈 듯이 행복하다.”고 해요.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2차 창작을 장려하는 원작자,
세세한 스토리텔링을 반영한 게임시스템이 팬덤을 키웠어요.
동방프로젝트를 혼자 만든 1인 개발자 ZUN
동방프로젝트는 게임 개발, 음악, 세계관 기획을 ZUN(오오타 준야) 이라는 1인 개발자가 모두 제작했어요.
ZUN의 게임 개발 및 공지 이야기와 일상생활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는 1995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오며 팬들과 이어질 수 있는 소통창구역할을 하고 있어요.
ZUN 개인 블로그 : 하쿠레이 환상서부 (1995년 ~ 2020년까지 운영)
동방프로젝트 사이트 - ZUN 연재 페이지 (2020년 ~ 현재까지 운영)
https://touhou-project.news/zun/page/2/
ZUN은 직접 만든 음악을 내 게임에 쓰고 싶어서 <동방프로젝트>를 만들었다고 해요.
일본의 동인 행사 코믹마켓에서 팔았던 <동방프로젝트> 시리즈는
ZUN이 프로그램 개발, 음악 제작, 세계관 기획, 코믹마켓에서 판매까지 모두 직접 했어요.
1995년부터 대학교 졸업 전까지 ZUN은 5개의 작품을 만들어요.
5개 작품 중 마지막 작품인 <동방괴기담>을 런칭하고
ZUN은 일본의 대형 게임 회사 타이토에 취직하며 잠시 동방프로젝트와 이별해요.
하지만 ZUN은 내로라하는 대형 게임 회사에 취직 했지만
회사 생활을 하며 개발에 많은 회의감을 느꼈다고 해요.
”상업성 면에서도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에 팔리는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분위기",
“많이 안 팔리면 책임은 사원들에게만 돌아가는 상황",
무엇보다 “자유롭게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지 못하는 환경"은
ZUN에게 큰 스트레스 였다고 해요.
스토리텔링이 팬덤을 키웠다
사실 동방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건 아니에요.
대신 동방프로젝트 개발 과정과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처음 동방프로젝트 시리즈를 만들었던
1995년 부터 블로그에 기록으로 꾸준히 남겼어요.
동방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이 된 <동방영이전>은 지금의 탄막 슈팅 게임 형식이 아닌 벽돌깨기 장르에 가까웠다고 해요.
회사를 다니며 2001년에 ZUN은 동방프로젝트 음악을 만들어서 코미케에 부스 신청을 했지만 떨어졌어요.
하지만 ZUN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2002년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게임을 만들고자, 방향성을 바꾸었는데요.
그때 만들었던 게임이 2002년 코미케에서 완판했던 첫 번째 동방프로젝트 시리즈 <동방홍마향>이었어요.
<동방홍마향> 때부터 보스가 ‘어떠한 공격을 사용하겠습니다.’라고 언급하는 스펠 카드 설정을 만들었어요.
스펠 카드에선 캐릭터의 매력, 성격을 볼 수 있는데요.
패턴을 암기까지 해야하는 어렵고 화려하게 공격하는 캐릭터가 있는 반면,
비교적 쉬운 공격을 펼치는 캐릭터가 있어요.
즉 캐릭터마다 다른 설정, 스토리텔링은 동방프로젝트만의 강점이 되었어요.
다양한 채널과 협업하고 함께 성장하다
2000년대 중후반에 일본에는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니코니코 동화,
일러스트 커뮤니티 사이트 픽시브가 오픈해요.
일본 서브컬쳐의 양대 산맥인 두 서비스에서 동방 프로젝트의 수많은 2차 창작이 올라오면서 동방 프로젝트가 많은 인기를 끌었어요.
2007년 이후에는 “개인 크리에이터가 뜨고 싶다면 동방프로젝트를 그려라" 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그 이후로도 동방프로젝트는 다양한 미디어믹스와 협업 덕분에 더욱 성장할 수 있었어요.
동방 프로젝트가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소개해 볼게요
1) 격투 게임으로 확장 : 인디 게임 제작팀 황혼 프로젝트와 협업해서 동방프로젝트 IP를 활용한 격투 게임 런칭
2) 만화책 소설, 애니메이션화: 카도카와 및 이치진샤 등 출판사, 미디어 믹스와 협업
3) 콘솔 게임 : 닌텐도 스위치 버전 동방프로젝트 시리즈 출시
아무도 예상 못 했던 어린이 팬들의 등장, 국민 게임으로 나아가
올해로 동방프로젝트는 25주년을 맞이했어요.
동방프로젝트는 많은 후속작, 애니메이션, 행사가 열리며 시장을 넓혀왔는데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요.
바로 초등학생, 중학생 유저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에요.
기존 동방 프로젝트 팬덤은 고등학생부터 30대가 주를 이뤘어요. 서브컬쳐의 특정 연령대의 매니아층이 중심을 이루었던 게임에 어린이 팬들이 생기면서 기존 팬들은 깜짝 놀랐어요.
<동방프로젝트 행사에 정말로 초등학생이 많을까? 인터뷰 발췌>
리포터 :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구에요?
초등학생 팬 : 스이카에요! (좋아하는 캐릭터인 이부키 스이카 캐릭터 인형을 보여준다)
요새 일본의 동방프로젝트 행사에는 초등학생 저학년부터 중학생 팬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어요.
어린이 팬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굿즈를 사는 모습부터 좋아하는 캐릭터 코스프레를 하고 좋아하는 동방프로젝트 행사를 만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해요.
기존 서브컬쳐 콘텐츠는 어린이, 대중성을 고려하고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대중성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죠. 그래서 기존 팬들은 어린이 팬들이 등장한 사실을 놀라워했어요.
동방 프로젝트와 팬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동방프로젝트 토라마루>은 구독자가 56,300명 인데요.
2023년에 ‘동방 프로젝트 사실은 초등학생 팬이 엄청 많았어’라는 영상에서는
팬덤이 확장된 이유를 이렇게 분석 합니다.
스위치 버전 동방프로젝트가 나옴, 초등학생의 유튜브 사용률 증가, 게임 스트리밍 영상을 즐겨봄
- 동방프로젝트는 스위치로도 게임이 런칭 되었고 초등학생들도 접하기 쉬워졌다.
- 초등학생의 유튜브 사용률이 높아졌다.
- 특히 게임 스트리밍 영상을 즐겨보는데 게임 스트리밍 영상에는 나오는 유튜버들은 무료 쓸 수 있는 동방프로젝트의 레이무, 마리사는 스킨을 즐겨 쓴다
그리고 <동방프로젝트 토라마루> 채널은 자신의 구독자 수를 연령대별로 분석했는데요.
분석 결과로 전체 구독자의 26.1%가 초등학생일 것으로 해석하고 있어요.
<동방프로젝트 토라마루> 채널 연령대 별 구독자 수 분석
13세~17세 : 12.9% (실제 초등학생~고등학생 팬)
24세~34세 : 15.7% (실제 기존 팬층)
35세~44세 : 6.4% (초등학생 팬들의 부모님 계정)
45세~54세 : 6.8% (초등학생 팬들의 부모님 계정)
왜 초등학생 팬들은 동방프로젝트를 좋아하나요?
가장 주 된 이유는 이렇다고 해요.
“게임 스트리밍 영상에 나오는 레이무와 마리사 캐릭터가 귀여워서"
“동방프로젝트 애니메이션을 보고 빠졌음"
초등학생 부모님 팬들도 아이들에게 과도하게 자극적이거나 잔인한 내용이 없어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도 이야기 해요. 그래서 동방프로젝트 행사장에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어린이 팬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동방프로젝트 시리즈는 1인 게임 개발로 시작했던 인디게임이었지만 이제는 초등학생을 포함하여 모든 연령대가 즐기는 게임이 되었어요.
지팡은 이번 편을 준비하며 일본 비즈니스에 대해 이런 것을 배웠어요
1.일본 시장은 일본인도 어려워 하는 곳이에요.
<동방프로젝트>시리즈 가 첫번째 완판까지 걸린 시간은 7년이었어요.
2. 1인기업이 성장하고 확장하려면 다양한 팀과 협업 해야 해요
3. 우리 콘텐츠 만의 개성을 갖고 작은 규모라도 찐팬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해요.
ZUN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 동방프로젝트 유저들과 소통하는 창구를 만들고 소식을 알렸어요.
4.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면 우리가 잘하는 것을 만들고 브랜딩이 중요하단 걸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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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2010년대 초중반 전후로 해당 설정의 존재감이 점점 약해지더니, 요즘은 요괴들이 식인을 일삼는다는 설정 자체를 모르는 팬들도 제법 보입니다. 아마 연령대가 어린 팬들이 유입된 것이 그 원인이며, 동시에 결과이기도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동방 프로젝트의 성공에 시대적 운을 비롯한 다양한 운이 작용했으며, 또한 현재 환경에서 동방 프로젝트가 삐걱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동인 게임 소프트라는 것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미소녀) 서브컬쳐 팬덤 계열에서 이 정도의 지속성을 갖고 있는 시리즈 역시 그다지 없었고, 동방의 성장기가 니코동과 픽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의 출현과 겹친 것도 큰 행운이었고, 또한 2009년에 여러 명의 팬들의 노력의 결과 배드 애플 PV라는 것이 만들어져 크게 인지도를 높인 것도 전적으로 우연이었습니다. 물론 게임의 개성과 특색을 만든 것은 ZUN의 공로지만, 마이너하고 또 쇠퇴해가던 장르인 탄막슈팅게임으로서는 어떻게 보면 과분한 인기기도 했습니다(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그림 실력과 시나리오 능력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시리즈 자체가 그런 ZUN이라는 인물 1명의 취향과 생각이 녹아들어가있다보니 의존도가 너무 높아 취약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인간인 이상 노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의 장점으로 꼽히던 음악과 캐릭터 디자인(+탄막 패턴) 제작 실력은 어느 시점부터 기존의 팬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게 되고, 일정 부분 팬층의 이탈을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시대가 바뀌며 소비자의 성향도 바뀌는데 이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도 큰 문제였습니다(다만 ZUN 본인은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했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 사이에 개인과는 차원이 다른 자본을 가진 제대로 된 기업들이 상업 활동을 시작하여 이 서브컬쳐 시장에 진입하여 성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동방 프로젝트는 과거의 인기를 크게 잃어버린 상황입니다. 2차 창작을 생산할 정도로 아주 깊은 애정을 가진 팬들이 크게 줄었으며, IP를 이용한 게임들에 크게 소비해줄 의향이 있는 소비층 역시 없어진 듯합니다.
현재 팬덤에 이전과는 다르게 어린 팬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윳쿠리'라는 또 하나의 운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동방 프로젝트는 특이하고도 특이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신화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