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던 시간들

예전에 어떤 영상에서 스타트업이 성장하며 피봇을 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라고 봤습니다.

1. 미션과 비전을 고수하고 방법을 바꾸는 경우
2. 방법을 고수하고 미션과 비전을 바꾸는 경우

저희는 저희가 진심으로 간절하게 여기는 가치. ‘나다운 삶’,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든 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삶 중 하나는 ‘나다운 삶’이며 우리는 한 사람이라도 더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문화와 세계를 만드는 데에 이바지하겠다. 이 가치와 비전 하나로 시작했습니다.

창업자, 동료들 또한 잘 다니던 대학과 회사를 때려치고 나답게 살고 싶어서 이곳을 꾸리며 함께 일을 하게 되었고 저희는 어느덧 8년 차 기업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저희는 예술가 기반으로 모인 단체이기에 현실 감각과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일반 기업에 비해 취약한 편입니다. 지난 8년 동안 성장하여 지금 정도까지 오기는 했으나, 여전히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가치 중심적으로 이상적으로 지내던 어느 날들 속에서 저희는 깨달았습니다.

사실, ‘어느 곳에서든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가장 멀리 그리고 높게 뛸 수 있는 사람은 어쩌면 내가 서 있는 이 땅이 어떤 땅인지 아는 것이 가장 높게 멀리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요.

그렇게 저희는 정신을 차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을 굳건히 간직하되 가치에만 너무 지나치게 몰입하지 않고 지원사업에 의존하지 않으며 현실의 세계에 살고 있는 대중들에게 우리의 가치가 정말 유의미하고 유효하게 전해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무수히 실패와 도전을 반복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일로 지속 가능하게 자립하여 영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자’는 목표를 두었습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는 사랑하는 사람들, 식구들과 행복하게 살았고
2016년부터 사랑하는 식구,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2018년도에 최대 규모 조직이 구성되고 최고 매출에 도달했으나, 이 길이 아니라고 판단해 피봇을 하며 조직 전체 해체 후 재구성을 하며 ‘사람이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고
2019년도에 다시 우리의 진짜 방향과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서 확장을 하려 했더니
2020년도에 코로나가 터졌고
2021년도에는 그 코로나가 정점에 달했습니다.

1~2년만 지나도 80-90%는 함께 했던 팀이 사라져있고
3~4년 버티기만 해도 “정말... 대단하다, 성공했다”라는 말을 듣고
5년이 지나니 선배 기업조차도 대부분 사라졌으며
이제 후배든 선배든 한때 함께 했던 기업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

지금 이 신에서
저희는 어찌 되었든 저찌 되었든 8년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기나긴 8년의 시간을 지나 내년 2월 공간 재계약을 앞두게 되었고 저희는 그토록 꿈꾸고 바라던 곳으로, 더 넓고 큰 공간으로, 건물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시작점에서 아끼고 존경하는 지인의 추천으로 ‘피어러닝’에 참여하게 되었죠.

8년이라는 시간에 비해 부족한 것이 투성이지만,
아마, 피어러닝 팀에서 연차를 나이로 따지면, 고령~최고령 측에 속할 테고 처음 신청할 때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해도 되나?’ 싶은 마음도 조금 들기는 했지만,

운명처럼 마주한 EO 피어러닝과 참여한 타 스타트업 동지 여러분들
그리고 어떤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운 지난 시간들 속에서도 함께 해준 사랑하는 저희 동료들 덕분에
저희는 지난 시간과 관계없이 다시 태어난 마음으로 많이 배우고 성장했습니다.

저희가 언젠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또는 세계적인 기업이 된다면,
피어러닝으로 함께한 지금의 시간들이 이 불을 지피는 도화선 중 하나가 된 것이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그런 기업이 되어서,
그보다 저희가 이루고자 하는 가치와 비전인
한 사람이라도 더, 모두가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문화와 세계를 만들어
이 배움에 보답하겠습니다.

지금 여기 계신 여러분들도 어떤 비전과 목표를 두고 한 분야, 일에서 치열하게 해내며 살아가고 계시겠지만,
저희가 생각하기에 우리는 모두 결국 한 번뿐인 내 인생을, 가장 내가 원하는 삶으로 나답게 살고자 하는 것이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그 어떤 세상을 향한 길 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 울창하고 푸르른 아름다운 숲을 꿈꾸고 나라는 나무의 멋진 가지와 열매를 꿈꾸지만,
‘나’라는 나무에 뿌리가 깊지 못한 사람은 머나먼 이 삶이라는 여정 속에서 마주하는 많은 역경과 어려움에 힘없이 무너지지만, ‘뿌리가 깊은 사람'은 굳건히 자신의 길을 나아가듯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와 혁명가이자,
누군가의 리더이자 동료이자,
누군가의 친구, 부모, 자녀, 형제이기 이전에
‘나'로 살아갈 수 있기를,
여러분이라는 나무에 깊은 뿌리를 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길 위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저희를 만나든,
연이 되어 또 마주하게 된다면 저희가 여러분의 여정에서 작은 도움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O 팀과 피어러닝 팀 분들, 피어러닝 동지분들
그리고 피어러닝을 추천해준 그 분에게
무한히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동안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언젠가 길 위에서 또 뵙겠습니다.

- 작은따옴표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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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현 ‘ ’ (작은따옴표)

문화를 디자인하고 예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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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저는 작은따옴표 사업계획서 보자마자 마음이 참 복잡했습니다. 8년 하셨으면 어찌보면 저랑 아주 비슷한 시기에 창업을 시작하셨던 거고, 그 시간은 제가 여러 개의 사업을 하면서 성장도 하고 자만도 했다가 연거푸 사업을 말아먹고 빚도 지고 도망치고 싶고 그랬다가 다시 세상으로 나와서 크리에이터가 되고 eo라는 회사를 다시 만들었을 정도로 기나긴 시간이니까요. 그 시간동안 하나의 길을 걸어왔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창업해서 계속 하고 있는 사람 중 약간 친분이 있는 분이면 럭스로보 오상훈 대표님 정도겠고, 첫 사무실 바로 옆방에는 오늘의집 이승재 대표님이 계셨고 그정도 말고 그정도의 시간 계속 창업에 도전해온 친구는 제 주변에도 없습니다.

트레바리든 크리에이터클럽이든 대표님, 임직원분들과 알기 때문에 소셜살롱 시장에서의 2년 간의 어려움에 대해 많이 보고 들었습니다. 열정에기름붓기 표시형 대표는 지점들을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너무 힘들어해서 몇 개월 간은 그냥 같이 밤마다 술마셔주고 세상 씨발씨발 이러는 소리 들어주면서 지냈던 거 같아요. 그리고 무려 2020년 1월까지만 해도 eo도 창업자를 위한 소셜살롱 사업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졌었습니다.

그동안 버티신 부분에 대한 절호의 기회가 지금부터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많은 경험을 한 팀이 누구냐 손 들어봐라 하면 작은따옴표 말고 없지 않을까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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