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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데카'는 지켰고 '그립톡'은 잃었다 - 브랜드 이름이 상품 이름이 되기 전에 권리자가 할 일


올해 특허법원은 사전에 없는 말로 만든 두 상표를 두고 다른 결론을 냈다. 7월 23일에는 스마트폰 거치대 상표 '그립톡'이 상품을 부르는 일반 명칭이 되었다며 등록을 무효로 본 특허심판원 심결을 유지했다(특허법원 2026. 7. 23. 선고 2025허10266 판결). 10월 8일에는 동국제약의 '마데카'가 성분 이름을 줄인 말이라는 애경산업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표권 침해를 인정했다.

두 이름 모두 만든 말이다. 그런데 하나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상품 이름이 되었다는 판단을 받았고, 다른 하나는 한 회사의 상표로 인정받았다. 두 판결을 나란히 놓으면 그 차이가 어디서 생겼는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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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특허법원의 '그립톡' 판결과 '마데카' 판결 비교

 

 

조어 '그립톡'은 어떻게 상품 이름이 되었나

'그립톡'은 2019년 스마트폰 거치대·홀더 등을 지정상품으로 등록된 상표다(상표등록 제1500633호). 특허법원은 조어로 된 상표라도 동종업자와 일반 수요자가 상품의 보통명칭(상품 자체를 부르는 일반 명칭)으로 쓰게 되면 더는 특정 회사의 상표로 인식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근거는 시장의 쓰임이었다. 2017년 무렵부터 여러 언론이 스마트폰 거치대를 '그립톡'이라고 불렀고, 2023년 12월 쇼핑 검색에서 '그립톡'으로 잡히는 상품은 52만 건을 넘었다. 공공기관과 지자체, 학교의 공문서와 홍보물에도 상품 이름으로 쓰였고, 2024년 3월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95%가 이 상품을 '그립톡'이라고 불렀다. 법원은 늦어도 2023년 12월 무렵 이전에 '그립톡'이 거래계에서 보통명칭이 되었다고 판단했다.

권리자 쪽 사정도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당시 상표권자는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 상품에서 '그립톡'을 제품명이나 모델명 칸에 적거나 협업 브랜드와 나란히 표시하는 데 그쳤다. 경고장을 보내고 합의서와 서약서를 받은 것은 대부분 2023년 11월부터 2024년 2월 사이였는데, 법원은 이런 조치가 이미 보통명칭으로 널리 쓰인 뒤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았다. 상표권자는 '스마트폰용 거치대'처럼 다른 명칭이 있다는 점, 사용 기간이 10년도 되지 않는다는 점도 들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판단대로라면 스마트폰 거치대와 홀더 같은 상품에서 '그립톡'은 누구나 쓸 수 있는 말이 된다.

 

 

성분 이름처럼 들리는 '마데카'는 상표로 인정받았다

'마데카'는 동국제약이 1970년부터 판매해 온 상처 치료 연고 '마데카솔'에서 이어진 이름이다. 회사는 제품명이 병풀이 자라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유래했다고 설명한다. 2015년 화장품 '마데카 크림'이 나오면서 화장품 시장에서도 쓰이기 시작했다. 병풀 성분인 마데카소사이드와 소리가 비슷하다는 점은 이 이름이 안고 있던 위험이었다. '마데카'가 성분 이름을 줄인 말이라는 주장이 여러 번 나왔다.

동국제약은 그때마다 다퉜다. 2018년 전후 다른 회사들이 '마데카'를 넣은 상표를 등록받자 2019년부터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등록된 상표를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돌리는 절차)을 청구했다. LG생활건강이 치약·샴푸·화장품 등에 등록한 '프리마데카' 등 4건은 2020년 12월 무효 심결(특허심판원의 결정)을 받았다. 마데카소사이드를 넣은 화장품에 '마데카'를 붙여 여러 화장품 회사에 공급한 제조업체를 상대로 낸 침해소송에서도 성분 약칭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021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결과는 '그립톡'과 비슷해진다. 상표법은 상품의 원재료나 효능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하는 말, 업계에서 관용하는 말에는 등록상표의 효력이 미치지 않게 한다(상표법 제90조 제1항 제2호, 제4호). 등록은 남아 있어도 다른 회사가 그 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애경산업 사건도 같은 흐름에 있다. 애경산업은 치약 '2080 진지발리스 마데카딘'의 '마데카'가 성분 마데카소사이드의 약칭이라고 주장했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1. 13. 선고)은 '마데카'를 사전에 없는 조어로 보았고, 항소심은 업계가 이 말을 성분의 약칭으로 흔히 쓴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동국제약의 경고를 받은 뒤에도 포장재를 소진하며 판매를 이어 간 기간을 고의 침해로 보아 그 기간의 손해를 두 배로 늘렸고, 배상액은 8,300만 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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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약의 '마데카' 상표 대응 경과

 

 

갈린 지점은 대응의 시점과 기록이었다

필자는 두 사건을 가른 것이 권리자가 언제 어떻게 대응했느냐에 있었다고 본다. 두 이름 모두 만든 말이고, 처음부터 상품의 일반 명칭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립톡'은 언론과 판매자, 소비자가 상품 이름으로 쓰던 몇 년 동안 권리자의 제지가 법원에 드러나지 않았고, 권리자 스스로도 그 말을 제품명처럼 썼다. '마데카'는 성분 약칭처럼 쓰려는 시도가 나올 때마다 심판과 소송으로 다투어졌다. 그 결과 업계가 이 말을 성분 이름으로 써 왔다는 증거는 법정에서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상표법은 등록된 뒤에 보통명칭이 된 상표도 무효로 할 수 있게 한다(상표법 제117조 제1항 제6호). 보통명칭인지는 그때의 거래 실정으로 판단한다. 등록증이 있다는 사실이 시장에서 쓰임이 바뀌는 것까지 막아 주지는 않는다.

 

 

상품 이름이 되기 전에 권리자가 할 일

새로운 상품군을 처음 연 브랜드, 성분이나 기능을 떠올리게 하는 브랜드일수록 이 위험이 크다. 소비자가 그 상품을 부를 다른 말을 갖기 전에 브랜드 이름이 먼저 입에 붙기 쉽다.

권리자가 할 일은 분명하다. 첫째, 자기 제품과 협업 제품에서 브랜드를 상품 설명과 구분되는 출처 표시로 쓰고, 상품 자체는 일반 명칭으로 따로 부른다. 협업이나 주문자 상표 제품을 만들 때는 브랜드를 어떤 모양과 위치로 표시할지 계약에 정해 둔다. 둘째, 다른 회사의 상표 출원과 판매 페이지, 언론 기사에서 브랜드가 상품 이름처럼 쓰이는지 꾸준히 살핀다. 언론이나 공공기관이 상품 이름처럼 쓴 경우에도 정정을 요청해 두면 그 자체가 기록이 된다. 셋째, 그런 쓰임을 발견하면 바로 이의신청이나 무효심판, 경고로 대응하고 그 기록을 남긴다. '그립톡' 사건이 보여 주듯 같은 조치도 보통명칭이 된 뒤에는 상표를 되살리지 못한다.

브랜드 이름이 상품 이름으로 바뀌는 데는 몇 년이 걸리고, 그사이에 그 흐름을 멈출 수 있는 것은 권리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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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정태균 파트너변리사는 BLT 전략본부장으로 스타트업들의 IP전략, BM전략, 시장진출(GTM)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011년 48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현재 여러 분야의 스타트업의 IP(특허, 상표, 디자인)업무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 참여하여 성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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