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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회사가 지금 AX를 하면 안 되는 이유?

시행착오 비용을 왜 기업이 지불해야 하는가? — 암묵지, Zone 1·2·3, 그리고 판단체계 

 

 

전사 AX 6단계를 정리하면서, 이 정도면 기업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여러 사람과 대화하면서 제 판단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AX를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손대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AX의 출발점이 되는 기준부터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암묵지라는 개념은 그동안 너무 추상적으로 논의되어 왔습니다.

기존 ERP에는 업무의 결과는 남았지만,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는 남지 않았습니다.
암묵지를 쉽게 말하면, 사람이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에 대한 이유입니다.

ERP의 결과를 해석하는 운영 암묵지 외에도, 맥락·관계·조직 분위기·가치·정책을 읽으며 판단하는 암묵지가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AX가 이 모든 암묵지를 AI에게 넘겨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AI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그중 아주 일부입니다.

그래서 AX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먼저 일의 경계가 명확해야 합니다.
무엇을 AI에게 맡기고, 어디까지 사람이 검토하며, 무엇은 끝까지 인간의 판단으로 남겨둘 것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들은 비교적 업무 중심으로 역할과 책임이 나뉘어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AX의 출발점은 AI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경계를 먼저 나누는 것입니다.

 

현시점에서 AX 성공기업들을 보면, 원래부터 일의 경계가 비교적 명확했던 업종이 많습니다.

금융과 IT에 성공 사례가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업무가 이미 디지털화되어 있었고 역할과 책임도 비교적 명확했기 때문에,

 AX 전환 비용이 낮았습니다.

 

Zone 1·2·3을 구분한다는 것은 AX의 기본이자 출발점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업무 재설계이자 판단의 표준화입니다.

지금 한국 기업들이 먼저 해야 할 것도 이것입니다.

 

작은 업무 하나를 선택해 Zone 1·2·3으로 나누고, AI가 맡을 수 있는 판단만 넘긴 뒤 사람이 검증하면서 범위를 넓혀가야 합니다.

결국 Zone 1·2·3은 AI 성능을 나누는 표가 아니라, 무엇을 AI에게 맡기고 무엇을 인간에게 남길 것인지 정하는 업무의 경계선입니다.

기업도 SI 업체도 아직 ERP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해외 미들웨어 도입과 시행착오의 비용은 결국 기업이 부담합니다.

 

국내 AX는 그동안 RAG와 에이전트를 붙이고, 기존 시스템을 연결하고,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 물어봐야 합니다.

그래서 구축하고 나면 무엇이 달라집니까?

사람의 암묵지는 여전히 머릿속에 있고, 판단 기준과 책임 구조도 그대로라면 그것은 AX라기보다 기존 ERP·워크플로우의 확장에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AX는 ERP와 다릅니다.

현업 인터뷰 몇 번으로 수년간 쌓인 판단 기준과 예외, 우선순위를 얼마나 꺼낼 수 있을까요?

더 근본적인 질문이 있습니다.

외부 업체가 과연 우리 회사의 업무를 Zone 1·2·3으로 제대로 구분할 수 있을까요?

업무의 실제 맥락과 암묵지를 충분히 모른다면 분류 자체가 피상적일 수 있습니다.

설령 구분한다고 해도,

개발이 까다로운 판단은 Zone 2·3으로 밀어 두고 구현하기 쉬운 영역만 Zone 1로 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회사의 실제 업무 경계를 설계한 것이 아니라 업체의 편한 경계를 만든 것에 불과합니다.

 

추출된 암묵지와 판단 기준은 기업의 자산입니다.

외부 업체가 인터뷰하고 → 판단 기준을 만들고 → Zone을 나누고 → 시스템을 구축하고 → 그 결과까지 스스로 검증한다면,

기업은 무엇을 기준으로 그 설계를 평가할 수 있을까요?

 

지금 AX를 진행하고 있다면 세 가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우리 회사의 판단 기준은 내부에 남아 있는가?  

    2.Zone의 경계는 우리 업무 기준인가, 구축 업체의 편의 기준인가?  

    3.구축 이후에도 우리가 직접 그 기준을 수정할 수 있는가?  

 

ERP = 워크플로우의 결정 단계를 시스템화한 것
AX = 그 결정 이전의 판단까지 구조화하고, 인간과 AI의 경계를 다시 설계하는 것

 

이 기준으로 보면 지금 우리 회사가 하고 있는 AX가 기존 ERP·워크플로우의 확장에 가까운지, 

아니면 실제 판단체계를 구조화하고 있는지 바로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우리 회사가 AX를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직접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회사의 판단체계 역시 몇 번의 인터뷰만으로 외부 SI 업체가 표준화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닙니다.

현업에 흩어진 암묵지와 예외, 우선순위, 책임 기준을 계속 꺼내고 검증하면서 회사의 공통 기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판단 기준 자체가 회사의 자산입니다.

구현은 외부에 맡길 수 있어도, 판단체계의 설계는 내부가 가져가야 합니다.

 

AX를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기술은 더 좋아질 것입니다.

그전에 회사가 해야 할 일은 업무를 다시 설계하고 암묵지를 추출하는 것입니다.

암묵지 추출 없는 AX는 결국 껍데기입니다.

 

AX에 관한 담론은 다음 글로 마무리합니다.

더 이상의 깊은 논의는 지금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아직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AX 적격성 진단 문의

현재 회사의 AX 추진 단계와 고민을 간단히 적어 보내주시면 검토 후 답변드립니다.

E-mail: enthropy@naver.com

 

다음 글    왜 미국은 AX를 서두르고, 한국은 서두를 필요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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