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완벽해지면 세상에 내보내야지.' 라고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본 적이 있나요?
스스로를 '철저하게 준비하는 창업가'라고 포장하면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듭니다. 하지만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하는데 나만 묘하게 뒤처지고 있다는 찝찝함은 지우기 어렵죠.
이런 고민이 들 때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만들어둔 소개글과 신청 링크를 눈앞에 두고, 끝끝내 '오픈' 버튼을 누르지 못한 채 깜빡이는 커서만 멍하니 바라보는 모니터 앞.
'아직 상세페이지 디자인이 너무 어설픈데…'
'기능 하나만 더 보완하고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남들은 저렇게 번듯하게 하는데, 내 건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을까?'
누군가는 그 주저함 속에서 수개월, 길게는 수년째 오픈 시점을 뒤로 미루고 있습니다.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상태로 세상에 내놓겠다는 그럴싸한 포부 뒤에 숨어, 실상은 거절당할까 봐, 혹은 내 초라한 밑천이 드러날까 봐 두려워 방구석에서 단 한 발짝도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걸까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을까 봐 무서운 걸까요? 아니면 '고작 이 정도 실력으로 돈을 받으려 하냐'며 비웃을까 봐 두려운 걸까요?
무언가를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 실행한다는 것. 그것은 그저 그럴싸한 문장을 나열하는 게 아닙니다. 철저하게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마주할 용기를 내는 일입니다.
요즘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AI에게 물어보면 그럴싸한 사업 계획서가 단 3초 만에 뚝딱 나옵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립해 낸 완벽해 보이는 문서들. 하지만 그걸 진짜 내 아이템이 시장에서 먹힐지 '검증'한 것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진짜 실행은 엉성하고 투박하더라도, 직접 고객에게 부딪혀 보는 겁니다. '고객이 이걸 원할까? 아, 아니네.' '그럼 왜 안 샀지? 비싸서 그런가?' 이렇게 고객의 진짜 마음을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아가는 과정이죠.
4기 멤버였던 재희님은 방구석 기획이라는 그 두려움을 깨고 나온 순간을 이렇게 기억합니다.
"혼자서 무언가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선뜻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부담을 내려놓고 잃어버렸던 일의 감각을 새롭게 되찾았습니다. ACTS29는 강력한 '실행 부스터'였습니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숨어있던 민서님도 마침내 핑계를 버렸습니다.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기보다, 당장 내가 직접 랜딩페이지를 만들고 알림 구조를 세팅하며 실전 운영 감각을 다졌습니다."
사업은 방구석에서 머리로만 하는 게 아닙니다. 투박하더라도 하나의 가설을 세우고 끝까지 파고드는 일입니다. 그럴싸한 기획서를 흉내 내는 게 아니라, 온몸으로 시장에 부딪혀보는 것.
그날 기획서 앞에서 망설이던 수많은 사람들의 뒷모습이, 그저 책상 앞의 완벽함만을 좇는 우리에게 던지는 묵직한 대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침.)
덧. 아, 물론 방구석에서 기획안만 고치고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해 보이긴 합니다. 그래서 기꺼이 상처받을 각오로 세상에 내던질 줄 아는 그 실행력이, 세상 무엇보다 귀해지는 것일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