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민의 인기는 왜 반짝으로 끝나지 않았을까?>
1. 피식대학 이용주가 이선민 급습 브이로그를 한 건 약 10개월 전이다. 그 당시에도 조회수가 100만~200만 가까이 나왔으며, 구독자 수는 3만 정도였다. 그래서 hype 순위에도 꾸준히 들었었다.
2. 지금도 급습 브이로그는 100만~200만 가까이 나오고 있고, 용쥬르 이용주 채널의 구독자 수는 33만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3. 급습 콘셉트 자체가 과거 대학생 때 친구 자취방에 놀러 가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측면도 있지만, 이선민 자체가 생활 밀착형 개그에 딱 맞는 캐릭터다.
4. 무서운 동네 형이나 헬스장 관장 개그뿐만 아니라, 이선민 개인 채널인 퍼스트펭귄(11.7만)에서도 인기 시리즈를 보면 이선민의 금연을 <그것이 알고 싶다> 형식으로 패러디해 추적하는 영상(228만)과 로테이션 소개팅 패러디 영상들(1편 119만)이다.
5. 특히 이선민의 외모와 함께 그동안의 생활력도 같이 조명되었는데, 일단 이선민은 다부진 체격에 강한 인상을 가진, 40대 중후반 정도로 보이는 '확신의 기혼상'이다.
6. 하지만 실제로는 88년생 미혼이며, 19년 자취 경력을 통해 생활력 자체가 몸에 배어 있다. 무료 야외 운동 시설을 이용하거나, 가격 비교를 하며 절약하거나, 일어나자마자 제육볶음을 뚝딱 해 먹는 모습들이다.
7. 그래서 <나 혼자 산다>에 딱 맞는 캐릭터였으며 400만 가까이 조회수가 나왔다. 특히 나혼산에서도 "유부남 같다"는 평이 많았는데, 사실 이선민이 갖게 된 키워드는 '독거남'이며, 한샘 브랜드 채널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조명했다.
8. 유튜브 초창기부터 '독거남' 채널들이 많았고 반짝 인기를 얻는 모양새였지만, 대중적으로 독거남(=싱글남)의 이미지를 가져간 채널은 없었다. 이를 이선민이 자신의 캐릭터, 서사와 함께 가져가게 된 것.
9. 물론 여기엔 이선민의 꾸준한 노력도 있었다. 2016년 SBS 개그맨 공채 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했지만, 2017년 <웃찾사>가 폐지되는 바람에 택배 상하차, 대리운전 같은 힘든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쭉 해 왔고, 이 경험이 생활 밀착형 개그에 딱 맞게 드러나는 것이다.
10. 이 과정에서 이선민의 채널명 '퍼스트펭귄'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데, 이선민은 "빙하에서 다음 빙하로 넘어가기 위해, 가장 선두에 서서 위험을 감수하고 먼저 뛰어드는 퍼스트펭귄 같은 삶"을 지향한다. 이 말이 영상 속 유행어가 되면서 채널명이 된 것.
11. 그리고 투박하고 험상궂은 아저씨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다정한 아저씨였다. 케이카 채널의 '나의 연수 아저씨'에서 동료 개그맨 유영우와 함께 리센느 멤버 원이의 초보 운전 연수를 도와줬다.
12. 초보 운전자(=원이) 옆에서 차분히 알려주고 긴장도 풀어줬고, 지방에서 상경해 꿈을 키우는 어린 아이돌 조카를 알뜰살뜰하게 챙겨주는 삼촌이었다.
13.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리센느 원이와 이선민의 서사는 안원잘부 채널의 성장과 함께 마침표를 찍게 됐는데, 원이의 고향인 거제에 갔을 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안내를 종료합니다'라는 반응이 이어졌고, 이선민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응원봉을 흔들며 리센느를 응원하는 모습 또한 화제가 되었다.
14. 즉, 이용주와 같이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는 '관계'를 발현한 것이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선민은 타격감이 매우 좋지만, 그것을 적절한 상황 속에 이끌어 내 준 것이 이용주였다. 개인 채널 역시 이용주가 먼저 손을 내밀며 시작됐고, 실제로 이선민 채널의 모든 영상엔 피식대학이 공동 작업자로 걸려 있다.
15. '나의 연수 아저씨' 리센느 원이와도 마찬가지다. 특히 재밌어서 조회수가 나오는 것과 응원하는 팬의 형태는 완전히 다른데, 리센느 영상을 보면 리센느가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댓글로도 드러나고 있고, 이선민 영상도 마찬가지다.
16. 결국 이선민의 인기가 꾸준한 이유는 단순히 웃기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랜 시간 쌓아온 서사와 캐릭터,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성, 그리고 일상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웃음과 위로까지. 이 모든 것이 결합된 이선민만의 콘텐츠는 쉽게 대체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