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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괜찮죠?”라고 묻는 대표가 못 듣는 신호 3가지

대표가 “다들 괜찮죠?”라고 물으면, 대부분 괜찮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높은 단 위의 빈 의자 하나와 그 아래 나란히 놓인 낮은 의자들

월말 회의가 끝나갈 무렵입니다. 대표가 화면을 닫으며 묻습니다. “요즘 다들 괜찮죠? 힘든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요.”

몇 명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으니 대표는 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질문을 했고, 답을 들었으니까요. 1:1 면담에서도 “특별한 건 없습니다”라는 답이 몇 주째 이어집니다.

그리고 두 달 뒤, 가장 믿던 팀원이 면담을 요청합니다. 이미 다른 회사와 이야기가 끝난 상태입니다.

대표에게만 보이지 않았던 것이 있었을까요. 사회심리학자 애덤 갈린스키 연구팀은 실험 4개와 상관 연구 1개로 이 질문을 다뤘습니다(Galinsky 외, 2006). 결론은 힘을 가진 쪽이 남이 어떻게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덜 헤아리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잠깐 떠올린 기억만으로도 그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괜찮다”는 답 뒤에서 대표는 세 가지 신호를 덜 듣게 됩니다

연구가 무엇을 보여 줬는지, 그 경향이 회사 안에서 어떤 신호로 나타나는지, 이번 주에 무엇을 바꿔 볼 수 있는지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힘을 떠올리기만 해도 시선이 바뀝니다

연구팀은 참가자 일부에게는 남을 지휘했던 경험을, 다른 일부에게는 누군가의 지시를 따랐던 때를 기억해 보게 했습니다. 실제 지위는 그대로 두고, 기억 하나만 떠올리게 한 실험입니다.

이마에 E 쓰기 실험 — 내가 읽기 편한 방향과 마주 선 사람이 읽을 수 있는 방향

그다음 과제는 단순합니다. 손가락으로 자기 이마에 대문자 E를 그려 보는 것입니다. 마주 선 사람이 바로 읽을 수 있게 쓰면 상대의 시선을 잡은 것이고, 내가 읽기 편한 방향으로 쓰면 내 시선에 머문 것입니다.

지휘했던 경험을 떠올린 쪽이 내 시선 방향으로 E를 쓰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몇 분 전 떠올린 기억 하나가 손가락 방향을 바꾼 셈입니다.

연구팀은 이어진 실험들에서 두 가지를 더 확인했습니다. 하나는 내가 아는 정보를 상대도 알고 있다고 여기는 경향입니다. 힘을 떠올린 사람들은 상대가 내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덜 고려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자기 관점에 너무 단단히 닻을 내리고, 남의 관점으로 충분히 옮겨 가지 못하는 모습으로 해석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표정 읽기입니다. 힘을 떠올린 사람들은 비교 집단보다 다른 사람의 얼굴에 드러난 감정을 덜 정확하게 판단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공감을 방해하는 요인과 연결해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힘이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이해하려는 경향을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고 정리했습니다.
연구 원문 (Galinsky, Magee, Inesi & Gruenfeld, 2006) https://doi.org/10.1111/j.1467-9280.2006.01824.x

힘을 떠올린 쪽이 덜 한 세 가지 — 남의 시선 잡기, 남이 모르는 것 헤아리기, 표정 읽기

대표는 회사 안에서 가장 큰 결정권을 가진 사람입니다. 실험실에서 잠깐 떠올린 힘으로도 이런 차이가 났다면, 매일 그 자리에 있는 대표에게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는 편이 조심스러운 해석입니다. 다만 이 연구는 실험실 연구이고 회사 대표를 직접 측정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대표가 못 듣는 신호 3가지

① 같은 답이 반복됩니다

“괜찮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가 몇 주째 같은 말투로 돌아온다면 들여다볼 때입니다. 답이 한결같다면 질문이 너무 넓어서 고를 수 있는 답이 하나뿐이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표 앞에서 “괜찮지 않다”고 말하려면 그 말이 평가에 남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먼저 필요합니다.

② 회의가 이상하게 빨리 끝납니다

안건마다 반대 없이 넘어가고 예정보다 일찍 끝나는 회의가 이어진다면, 효율이 좋아진 것일 수도 있고 말을 아끼기 시작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대표가 먼저 결론을 말한 회의일수록 이 둘을 가리기가 어렵습니다. 회의록에 반대나 질문이 몇 번 나왔는지 2~3주만 세어 보면 감으로 판단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③ 문제가 늦게, 한꺼번에 도착합니다

일정 지연이나 고객 불만이 이미 커진 뒤에야 대표에게 올라온다면 중간 보고가 어딘가에서 멈춘 것입니다. 팀원은 대표가 이미 알고 있다고 여기고, 대표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으니 문제가 없다고 여기는 상황이 겹치면 이런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대표가 못 듣는 신호 세 가지 — 같은 답, 빨라진 회의, 나중에 도착하는 문제

연구가 보여 준 ‘내 정보를 상대도 안다고 여기는 경향’이 회사 안에서 나타나는 모습과 닮았습니다.


이번 주에 바꿔 볼 질문 두 개

더 잘 보려고 애쓰기보다 질문의 크기를 줄이는 쪽이 먼저입니다. 넓은 질문 하나를 좁은 질문 두 개로 바꿔 보시길 권합니다.

첫째, 1:1 자리에서 답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 질문을 합니다.

“지난 2주 동안 일하면서 가장 시간이 아까웠던 순간이 언제였어요?”

이 질문은 “괜찮다”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무엇이 일을 막고 있는지가 구체적인 사건으로 나옵니다. 회의가 길었다거나, 결재가 늦었다거나, 같은 자료를 두 번 만들었다는 식입니다.

둘째, 회의 끝에 반대 의견을 따로 요청합니다. “이 결정이 틀렸다면 어디서 틀렸을 것 같은지 한 분만 말해 주세요.” 반대를 말할 자리를 대표가 먼저 만들어 두면 팀원이 꺼낼 부담이 줄어듭니다.

답을 들은 뒤에는 바로 해명하지 않고 “그 부분은 다음 주에 다시 볼게요”까지만 말합니다. 대표의 해명이 길어질수록 다음 답은 짧아지기 쉽습니다. 다음 주에 실제로 다시 꺼내면, 말해도 된다는 신호가 한 번 더 쌓입니다.

묻는 방식을 바꾸는 질문 두 개

질문은 대표가 직접, 매번 같은 순서로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질문이 사람마다 달라지면 답이 달라진 이유를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저희는 이 두 질문을 한 번 해 보고 판단하기보다, 3~4주 동안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적어 보시길 권합니다.


자리가 높아질수록 남의 자리가 덜 보이는 경향은 대표의 성격보다 그 자리가 만드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더 좋은 눈치보다 더 구체적인 질문입니다.

저희는 대표와 팀장이 팀원의 말을 어느 지점에서 놓치는지, 그 지점이 회사의 보고 흐름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조직 단위로 함께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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