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커리어들, VC 렌즈로 보기.
· 커리어도 결국 포트폴리오다.
파운더들 만나다 보면 커리어 전환 얘기가 자주 나온다. 이제 파운더로써 할거 다해봤으니 유튜버 할까, 정치 할까, 바이브코딩으로 앱이나 계속 만들까. 나 역시도 문득문득 여러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파운더도 결국 사람이고, 사업이 매일 잘될순 없다. 자연스럽게 다른 길이 궁금해질수 있겠다. 오늘은 한번 VC가 스타트업을 볼때 쓰는 렌즈, 즉
A. Scalability,
B. Moat,
C. Unit Economics,
D. Platform Risk,
E. Exit.
위 다섯가지를 커리어에 그대로 대입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1️⃣ 유튜버.
Scalability는 이론상 무한대인데, 실제로 보면 상위 1%가 전체 광고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전형적인 Power Law 구조다. 내가 보는 문제는 Platform Risk인데, 유튜브 알고리즘 한 번 바뀌면 매출이 반토막나는 구조는 VC 입장에서 보면 매출의 90%가 단일 고객에 걸려있는 B2B 스타트업이랑 본질적으로 같다. Moat은? 콘텐츠 자체는 복제가 되니까, 결국 사람 자체가 IP가 되어야 하는데 그 IP가 10년 이상 유지되는 크리에이터는 거의 없다. MrBeast처럼 채널 밖에서 사업을 만든 케이스가 있긴 한데, 그건 이미 유튜버가 아니라 사업가로 Pivot한 셈이라 논외.
2️⃣ 연예인.
유튜버랑 약간 다르다. TAM은 크고, 본인이 곧 브랜드라 Moat이 있어 보이긴 한다. 근데 실제 Unit Economics를 뜯어보면, 아이돌 기준 초기 계약은 소속사 7에서 9, 아티스트 3에서 1 정도고, 거기서 멤버 수로 또 나눠야 하고, 전성기는 길어야 7-10년이고, 유지비용(외모 관리, 트레이닝, PR)은 매년 올라간다. 감가상각이 매-우 빠른 자산에 가깝다. Rihanna나 Jessica Alba 처럼 Exit을 만든 케이스가 눈에 띄긴 하는데, 그건 전형적인 생존편향이다. 실제 비율은 극히 낮음.
3️⃣ 정치인.
J커브가 가장 긴 커리어다. 한국 기준, 보좌관이나 당직자로 시작해서 초기 10-15년은 거의 Burn Rate만 존재하고 Revenue가 없다. 근데 일단 당선되면 레버리지가 압도적이다. 입법, 예산, 인사권. 문제는 Exit이 사실상 없다는 점인데, IPO도 M&A도 없이 임기 끝나면 가치가 급락한다. (재선이라는 Bridge Round가 있긴 한데, 시장 타이밍을 극단적으로 탄다.) VC 관점에서 가장 치명적인건, 고객이 유권자라서 Product-Market Fit을 본인이 컨트롤할수 없다는 점이다.
4️⃣ 바이브코더.
지금 기준으로 가장 핫한 커리어 중 하난데, VC 관점에서 가장 걱정되는건 진입장벽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진입장벽이 없으면 마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0으로 수렴한다. 2015-2018년 코딩 부트캠프 붐때도 주니어 개발자 공급이 폭발하면서 초봉이 눌렸고, 초기 Crypto 마이닝도 궤적이 비슷했다. 지금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서 단가가 높지만, AI 도구가 더 좋아지면 바이브코더한테 맡기는 것 자체가 불필요해질수도 있다. 코딩 대행 자체가 시간이 지나면 Moat이 될수 없는 구조인거다. 프로덕트를 설계하는 쪽으로 올라가면 얘기가 달라지긴 하는데, 대부분은 거기까지 안 간다.
5️⃣ 헷지펀드매니저.
Unit Economics만 보면 다섯 개 중 압도적 1등이다. 전통적인 2/20 구조(운용보수 2% + 성과보수 20%)에 AUM이 커지면 한계비용이 거의 0에 수렴한다. (실제로는 Fee Compression이 진행중이라 업계 평균이 1.3/16 정도까지 내려왔는데, 그래도 다른 커리어 대비 압도적이긴 하다.) 근데 진입장벽이 아이비리그 + 골드만삭스 + 10년이라, 대부분한테는 TAM 자체가 0인 시장이다. 완벽한 BM인데 플레이할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전형적인 Small Addressable Market.
정리.
유튜버는 Platform Risk,
연예인은 감가상각,
정치인은 Exit 부재,
바이브코더는 Moat 부재,
헷지펀드매니저는 진입장벽.
근데 솔직히, 스타트업 파운더도 이 렌즈로 보면 별로다. 실패율 90% 이상, Runway 태우면서 Unit Economics가 마이너스인 시간이 길고, 한국 기준 Exit은 극소수. 어떤 커리어든 완벽한건 없다. VC가 완벽한 회사를 찾는게 아니라 리스크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팀을 찾는 것처럼, 커리어도 결국 본인의 리스크 요인이 뭔지 정확히 알고 가는게 중요한거다.
다른 길이 좋아 보이는건 지금이 힘들다는 신호이긴 한데, 그게 나쁜건 아니다. 뭘 하든, 본인의 리스크는 알고 가자.
이 리스크를 가장 빠르게 파악하는 방법은 그 시장에서 직접 굴러보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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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Naples Beach, Half Moon Bay,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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