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쇼왜 왜 화장품과 로봇이 등장했을까?
:차이나조이 2026이 보여준 AI 시대의 새로운 경쟁 기준
💌 이 글은 2026. 08.05 KV 뉴스레터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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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중국 최대 규모의 게임쇼 차이나조이 2026이 상하이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사실 차이나조이가 단순히 게임쇼를 넘어섰다는 말이 몇 년 전부터 나왔습니다. 저도 알고 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정도가 아니라 성격이 달랐습니다. 나흘간 메모에 적힌 이름을 세어보니 게임사가 절반이 안 됐습니다. 소니의 카메라, 키오시아의 반도체, 표정을 짓는 로봇, 그리고 화장품 브랜드.
메모가 그렇게 채워진 이유는 올해 캐치프레이즈에 있었습니다. 'Level Up with AI'. 주최 측은 이 문장을 기준 삼아 전시장을 짠 것으로 보였고, 게임과 영상, 반도체, 로봇, 화장품이 한 동선에 놓인 배치가 그 인상을 뒷받침했습니다.
현장을 걸으며 확인한 건 하드웨어 기업들의 태도였습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테마관을, 소니는 고화질 카메라로 코스어를 찍었고요. 하드웨어 산업이 게임 팬을 끌어오려고 오히려 게임을 도구로 썼습니다. 자동차를 팔려고 게임 IP를 빌리고, 카메라를 팔려고 코스프레를 빌린 거죠. 게임이 이 전시의 목적이 아니라, 기술의 성능을 사람이 체감하게 만드는 공통 언어로 쓰인 겁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신설된 로봇·웨어러블 구역이었습니다. 한 로봇 회사는 얼굴에만 34개의 미세 구동 모터를 넣어 상대의 어투와 표정을 실시간으로 읽고 그 자리에서 표정을 만들어냈어요. 게임 업계가 20년 넘게 다듬어온 캐릭터 감정 설계 문법이 그대로 하드웨어로 옮겨간 장면이었습니다. 표정 리깅과 실시간 인터랙션을 다뤄온 인력이 로봇으로 옮겨갈 통로가 열렸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게임사들 부스에서는 다른 신호가 보였습니다. 소재도 타깃도 전혀 다른 게임들이 전부 오픈월드를 달고 나왔어요. "오픈월드를 만들까"가 아니라 오픈월드를 전제로 "그 안에 뭘 넣을까"를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간 겁니다. AI가 제작 비용을 낮추고, 아낀 여력은 다시 규모로 들어가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역설이 시작됩니다. 같은 도구를 모두가 쥐면 그 도구는 변별력이 되지 못해요. 실제로 게임쇼 한복판에 로레알·키엘 같은 뷰티 브랜드가 부스를 낸 이유도, 한국 배우가 출연한 실사 게임에 중국 유저들이 줄을 선 이유도 같은 계산에서 나왔습니다. 테스트 비용이 0에 가까워진 시장에서 미의 기준은 다양해지지 않고 오히려 한 지점으로 뾰족해지고, 그 기준을 먼저 잡는 쪽이 관심을 가져갑니다.
"AI가 공급을 무한히 늘리는 영역에서는, 무한히 늘릴 수 없는 것이 프리미엄이 됩니다."
이미지를 무한히 생성할 수 있는 시대에, 정작 유저들이 길게 줄을 선 곳엔 실제 배우의 얼굴이 있었습니다. 다시보기가 공짜여도 사람들이 라이브에 돈을 내는 것과 같은 이유죠. 복제되지 않는 것,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오히려 값을 갖습니다.
그래서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AI로 무엇을 얼마나 줄일 것인가는 이제 변별력이 아닙니다. 줄인 것을 무엇으로 채우고, 누구의 관심을 가져올 것인가. 솔직히 이 답을 현장에서 찾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이 질문을 먼저 붙잡은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격차는, 기술 격차보다 벌리기 어려울 거라는 확신은 얻었습니다.
🔽 유니트리의 2족·4족보행 로봇 현장, 넷이즈·텐센트 오픈월드 신작 비교, 그리고 진주 귀걸이 소녀가 뷰티 존에 걸린 장면까지, 현장 사진과 함께 전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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