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선정 #사업전략 #트렌드
매출은 ‘0’원인데 기업가치 4,410억원 인정 받은 천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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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도 없고 매출도 0원인데 4,410억 원, VC 세 곳이 동시에 수표를 쓴 이유!?

보통 회사는 제품을 만들고, 고객을 모으고, 매출을 낸 다음에 투자를 받죠?
그런데 제품도 없고, 돈을 내는 고객도 없고, 매출이 0원인 회사가 4,410억 원짜리 회사로 인정받았어요.
게다가 그 창업자는 "우리가 더 비싸게 쳐줄게요"라고 말한 투자자들을 스스로 돌려보냈다고 해요.
오늘은 매출 '0'원으로 수 많은 VC들을 줄세운 천재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Source :

  • How a former DeepMind researcher raised at a $300M pre-seed valuation before launching a product (TechCrunch, July 16, 2026)
  • Wilson Sonsini Advises Elorian on $55 Million Seed Financing as Company Emerges from Stealth (Wilson Sonsini Goodrich & Rosati, April 13, 2026)
  • Elorian Raises $55M Seed at $300M Valuation for Visual AI Before Shipping a Product (MLQ.ai, July 17, 2026)
  • A Former DeepMind Researcher Just Raised $55 Million Before Building Anything (Startup Fortune, 2026)
  • Visual AI Startup Elorian Scores $55M Seed at $300M Valuation (Artiverse, 2026)
  • US venture fund Striker launches in Israel, targets early-stage cyber startups (Ynetnews, 2026)
  • Wilson Sonsini Advises Periodic Labs on $300 Million Seed Round (Wilson Sonsini Goodrich & Rosati, October 2025)
  • Mira Murati's Thinking Machines Lab is worth $12B in seed round (TechCrunch, July 15, 2025)
  • Andrew Dai, founder announcement post (LinkedIn, April 2026)

 

Q : 제품도 매출도 없는데 4,410억 원이라니, 이게 진짜 있었던 일이 맞나요?



(Source : Google)

네, 진짜 있었던 일이에요.

회사 이름은 Elorian AI(엘로리안 AI, 사진과 영상을 이해하는 AI 모델을 만드는 연구소)예요.
미국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에 있고요.

 이 회사는 2026년 4월 9일에 세상에 처음 이름을 알렸어요.
그전까지는 회사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숨기고 있었어요.
이런 걸 '스텔스 모드'라고 불러요.
조용히 준비만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방식이에요.

 


(Source : TradeVC_Instargram)

나타나면서 발표한 내용이 이거예요.
투자금 5,500만 달러(약 808억 원)를 받았고, 그때 회사 전체 가치를 3억 달러(약 4,410억 원)로 인정받았다는 거예요. 후덜덜 하죠…?

이 거래를 도운 로펌 Wilson Sonsini Goodrich & Rosati(윌슨 손시니 굿리치 앤 로사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을 주로 맡는 법률사무소)가 공식 발표를 냈어요.

거기 보면 앞장서서 투자한 곳이 세 군데예요.

 

(Source : Google)

Striker Ventures(스트라이커 벤처스, AI와 보안 분야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VC), Menlo Ventures(멘로 벤처스, 실리콘밸리의 큰 초기 투자 VC), Altimeter Capital(알티미터 캐피탈, 기술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운용사)이에요.

여기에 49 Palms Ventures(49 팜스 벤처스, 초기 AI 기업의 가격 정책을 도와주는 투자사)와 여러 AI 연구자가 함께 들어갔어요.

TechCrunch 보도에 따르면 NVIDIA도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고 해요.

그런데 이 시점에 회사가 가지고 있던 건 거의 없었어요.
팔고 있는 제품도 없었고, 보여 줄 시연 화면도 없었고, 돈을 내는 고객도 한 명도 없었어요.

 

Q : 아무것도 없는 회사에 VC들이 왜 그렇게 큰돈을 넣은 걸까요?



(Source : Therundownai_Instargram)

제품 대신 사람을 봤어요.

창업자 이름은 Andrew Dai(앤드루 다이)예요.
본인이 직접 쓴 글을 보면, 구글에서 거의 14년을 일했고 그중 12년을 Google Brain과 DeepMind에서 보냈다고 해요.
두 곳 모두 구글에서 AI를 만드는 핵심 조직이에요.
마지막으로 맡은 일은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가 학습할 데이터를 관리하는 팀을 공동으로 이끄는 자리였어요.

같이 만든 사람들도 비슷해요.

Yinfei Yang(인페이 양)은 Apple(애플, 아이폰과 맥을 만드는 회사)에서 글과 이미지를 함께 다루는 AI를 만들던 수석 연구원이었어요.
또 한 명은 하버드에서 조교수를 하던 Seth Neel(세스 닐)이에요.

이들이 내세운 주장은 짧고 분명해요.

"지금 AI는 수학도 잘 풀고, 새로운 물리 아이디어도 잘 내고, 코딩도 아주 잘한다.
그런데 유독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일만 서툴다"는 거예요.

실제로 그래요.

요즘 AI는 어려운 수학 문제는 척척 푸는데, 사진 속 컵이 몇 개인지 세거나 어느 물건이 더 앞에 있는지 판단하는 건 자주 틀려요.
다이는 이걸 뚫겠다고 했어요.

받은 돈은 세 곳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연구할 사람을 더 뽑고, 모델을 학습시킬 컴퓨터를 확보하고, 공장이나 자동화 현장에서 시험 적용을 해 보는 거예요.

 

Q : 그런데 이 투자를 앞장서서 한 곳이 생긴 지 얼마 안 된 펀드라면서요?



(Source : startups.aws.com)

맞아요.
저는 이 신생 펀드의 투자 전략이 이번 사례에서 가장 흥미로웠어요.

Striker Venture Partners는 2025년에 만들어진 아주 젊은 펀드예요.
만든 사람은 Max Gazor(맥스 가조르 / 상기 사진 상 왼쪽에서 두 번째)인데, CRV(씨알브이, 60년 넘은 미국의 초기 투자 VC)에서 오래 일하던 시니어 파트너였어요.

2025년 10월에 1억 6,500만 달러(약 2,425억 원)를 모아 첫 펀드를 만들었어요.

 

(Source : wsj.com)

여기서 이 펀드가 스스로 밝힌 계획을 보면 굉장히 재밌어요.
딱 10개 회사에만 투자하겠다고 했어요.
한 회사당 500만 달러에서 3,000만 달러(약 74억 원에서 441억 원)를 넣겠다고 했고요.
그리고 투자할 회사는 전부 아주 초기 단계이면서, 투자받는 시점에 매출이 없는 곳이라고 했어요.

이게 왜 중요할까요?

보통 투자사는 수십 개 회사에 조금씩 나눠서 투자해요.
그중 몇 개만 크게 성공해도 나머지 실패를 덮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10개만 고르는 펀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한 번의 선택이 펀드 전체 성적을 좌우해요.

그러다 보니 이런 펀드는 "확실해 보이는 소수에게 비싼 값을 부르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값을 아껴서 좋은 회사를 놓치는 게 더 큰 손해거든요.

회사 가치는 그 회사가 얼마나 잘하느냐로만 정해지는 게 아니에요.

그 수표를 쓰는 펀드가 어떤 규칙 안에서 움직이는지가 값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많아요.
이번 Striker Venture Partners의 경우가 그걸 잘 보여준다고 생각되네요.

 

Q : 다른 투자자들의 면면은 어땟나요?



(Source : Metronome.com)

명단에 있는 49 Palms Ventures는 2024년에 만들어진 곳이에요.
공동창업자가 Madhavan Ramanujam(마드하반 라마누잠)인데, 이 사람의 전문 분야는 '제품 가격을 얼마로 매길지 정해 주는 일'이에요.

그게 뭐 대단한 일인가 싶으시죠?

그런데 회사의 운명을 가르는 경우가 꽤 많아요.
똑같은 프로그램을 월 1만 원에 팔지 5만 원에 팔지, 아니면 쓴 만큼만 돈을 받을지에 따라 매출이 몇 배씩 차이 나거든요.
게다가 한 번 싸게 팔기 시작하면 나중에 값을 올리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그래서 큰 회사들은 이걸 전문가에게 맡겨요.
마드하반 라마누잠이 그 대표적인 전문가 중 한 명인 것이지요.

이 사람이 쓴 책이 'Monetizing Innovation'인데, 주장이 특이해요.

보통은 제품을 다 만든 다음에 "이걸 얼마 받지?"를 고민하잖아요.
그런데 순서를 뒤집으라는 거예요.
받을 값을 먼저 정하고, 그 값을 낼 만한 제품을 만들라는 거죠.

이 일을 Simon-Kucher(사이먼 쿠허, 기업의 가격 정책을 자문하는 글로벌 컨설팅사)에서 매니징 파트너로 하면서, 본인 말로는 250곳이 넘는 회사를 자문했다고 해요.

이 사람이 아직 팔 물건도 없는 연구소에 투자자로 들어간 거예요.

보통은 제품이 나오고 매출이 생긴 다음에 부르는 사람인데 말이죠.
저는 이걸 "이 회사가 언젠가 돈을 받고 팔 물건을 만들 거라고 보고 미리 자리를 잡은 것"으로 받아들였어요.

 


(Source : Linkedin_에...나랑 2촌 이었나...?)

개인 자격으로는 구글 수석과학자 Jeff Dean(제프 딘)도 돈을 넣었어요.

그리고 조용히 반복되는 게 하나 더 있어요.

2025년 9월 30일에 3억 달러(약 4,410억 원)를 시드 단계에서 받은 Periodic Labs(피리어딕 랩스, AI로 과학 실험을 자동으로 돌리는 연구소)가 있는데요.
이 거래를 도운 로펌이 Elorian과 같은 곳이고, 담당한 변호사 팀도 같았어요.
제프 딘도 여기에 개인 자격으로 투자했고요. 

그러니까 이런 큰 거래는 우연히 하나씩 생기는 게 아니에요.

비슷한 사람들이 비슷한 조합으로 계속 만들어 내고 있어요.(결국 끼리끼리인가...)
투자자 명단을 볼 때 이름의 순서를 세는 것보다, 어떤 이름들이 같이 묶여 있는지를 보는게 유효할 수 있겠더라구요.

 

Q : 창업자가 "더 비싸게 쳐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했다는 게 정말인가요?



(Source : Gemini)

TechCrunch 인터뷰에 그렇게 나와 있어요.
다이는 더 높은 회사 가치를 부른 곳들 대신 NVIDIA나 Menlo Ventures처럼 AI를 잘 아는 곳을 골랐다고 말해요.
값을 최대로 올리는 것보다, AI 회사를 만드는 게 실제로 얼마나 힘든지 아는 사람을 옆에 두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거예요.

여기서 잠깐 쉽게 설명해 볼게요.

투자를 받는다는 건 회사 지분을 조금 파는 일이에요.
회사를 케이크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워요.

이번에는 케이크 전체 값을 4,410억 원으로 매겼고, 투자자들이 808억 원을 냈어요.

그러면 투자자들이 가져가는 조각은 대략 전체의 18% 정도예요.
창업자와 직원들은 나머지 82%를 갖는 거고요.

만약 케이크 값을 더 비싸게 쳐줬다면 어떻게 될까요?

똑같이 808억 원을 받아도 내줘야 할 조각이 줄어들어요.
창업자에게는 분명히 이득이에요.
그런데 다이는 그 이득을 포기했어요.

왜 그랬을까요?

한 번 높게 부른 값은 다음번에 반드시 넘어야 할 문턱이 되기 때문이에요.

 

(Source : ai-supermacy.com)

실제 사례가 있어요.

Thinking Machines Lab(씽킹 머신스 랩, 오픈AI에서 기술 총괄을 하던 미라 무라티가 세운 AI 연구소)은 2025년 7월에 20억 달러(약 2조 9,400억 원)를 투자받으면서 회사 가치를 120억 달러(약 17조 6,400억 원)로 인정받았어요.
그런데 그해 11월에 값을 500억 달러 이상으로 다시 올려 보려던 논의가 2026년 1월에 무산됐어요.
결국 지금도 처음 매긴 값 그대로예요.

값을 높게 부르는 건 그 순간에는 기분 좋은 일이에요.

하지만 다음에는 그 값보다 더 높은 값을 받아야 한다는 숙제가 생겨요.
못 넘기면 "값이 안 올랐다"는 소문이 먼저 돌아요.

한 가지만 정확히 짚고 갈게요.

TechCrunch는 Elorian이 Thinking Machines보다 더 공격적으로 값을 받아 냈다고 표현했어요.
그런데 회사 가치를 투자금으로 나눠 보면 Elorian은 약 5.5배, Thinking Machines는 6배예요.
숫자만 보면 Elorian이 더 공격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이 문장은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 매체의 표현으로 받아들이시는 게 좋겠어요.(그냥 말장난 같은 것...)

 

Q : 그럼 VC 입장에서는 이 거래를 어떻게 반대로 뜯어봐야 할까요?


먼저 위험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을 봐야 해요.
제품이 나오기 전에 매긴 값은 실행이 조금만 흔들려도 무너져요.
보여 줄 성적표가 없으니 기댈 곳이 창업자 이력밖에 없거든요.

경쟁도 만만치 않아요.
사진과 영상을 이해하는 AI는 구글, 오픈AI, 메타 같은 큰 회사들이 이미 하고 있는 분야예요.
게다가 다이가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 건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어요.

숫자를 대하는 태도도 중요해요.
뭐가 사실인지를 명확히 알아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이 거래를 두고 회사 가치를 3억 달러가 아니라 5억 달러라고 적어 둔 곳이 있어요. 
Nextomoro(넥스토모로, AI 연구소 정보를 정리해 올리는 사이트)인데, 2026년 5월 8일 자 문서에서 "알려진 기업가치 약 5억 달러"라고 여러 번 반복해서 적었어요.
투자금을 5,500만 달러가 아니라 5,000만 달러로 쓴 매체도 있고요.

같은 거래인데 숫자가 이렇게 갈려요.
이럴 때는 로펌이 낸 공식 발표, 창업자 본인이 쓴 글, 창업자를 직접 만나 인터뷰한 매체를 먼저 믿는 게 맞아요.
이 세 곳은 3억 달러와 5,500만 달러로 서로 딱 맞아떨어지거든요.
남이 요약해 둔 글만 보고 적으면 회사 가치를 66%나 부풀린 숫자를 그대로 믿게 되는 셈이죠.

 

오늘 배우게 된 점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께요.


  • 제품 대신 이력이 담보가 되는 구간이 생겼음
    Elorian은 제품도, 시연도, 유료 고객도 없는 상태에서 4,410억 원짜리 회사로 인정받았어요. 그 빈자리를 채운 건 구글에서 14년, 그중 12년을 핵심 AI 조직에서 보낸 경력이었어요. 지금 AI 분야에서는 검증된 연구 경력이 매출을 대신하는 보증서처럼 쓰이고 있어요. 다만 이건 아주 좁은 영역에서만 통하는 예외라는 점도 함께 기억하면 좋겠어요.

 

  • 펀드의 규칙이 회사 값을 만들어 냄
    Striker Ventures는 10개 회사에만 투자하고, 전부 매출 없는 단계에 넣겠다고 스스로 정해 둔 펀드예요. 이렇게 소수에 몰아넣는 펀드는 실패를 다른 투자로 덮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확신이 서는 곳에는 비싼 값을 부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요. 어떤 회사가 왜 비싼지 묻기 전에, 그 수표를 쓴 펀드가 어떤 규칙 안에서 움직이는지를 먼저 보면 답이 빨리 나와요.

 

  • 투자자 명단은 순서가 아니라 조합으로 읽어야 함
    이번 거래에서 눈에 띈 건 앞장선 투자사가 아니라 명단 끝의 49 Palms Ventures였어요. 가격 정책 전문가가 만든 펀드가 팔 물건도 없는 연구소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신호예요. 같은 로펌의 같은 변호사 팀과 같은 개인 투자자가 Periodic Labs에서도 똑같이 등장했고요. 이름을 세지 말고 이름들의 조합을 보면, 다음에 큰 거래가 어디서 나올지 미리 짐작할 수 있어요.

 

  • 가장 높은 값이 가장 좋은 값은 아님
    다이는 더 비싸게 쳐주겠다는 제안 대신 AI를 잘 아는 투자자를 골랐다고 밝혔어요. Thinking Machines가 처음 매긴 값을 넘어서지 못한 사례를 보면 그 판단이 이해가 돼요. 처음 부른 값은 다음번에 반드시 넘어야 할 문턱이 되기 때문이에요. 투자자 입장에서도 "혹시 더 높은 제안을 거절한 적이 있나요"는 실사에서 꼭 물어볼 만한 질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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