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셋
주주 업데이트 작성 방법, 창업가가 작성해야 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어웨이크코퍼레이션 김민준입니다.

 

뷰티패스를 시작으로 스타트업 커리어를 시작했으니 8년차 창업가가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참 많은 것을 도전했고, 실패했고, 깨지고, 욕 먹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연속하다 작은 성공도 만들어보고, 또 실패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대웅제약 관계사로 인재 인수된 뷰티패스로 다시 돌아간다면, 창업가로서 어떤 것을 알았다면 좋았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보았을 때 투자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습니다만, 저는 그 당시 제가 가장 존경하는 창업 선배님들께 투자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주주 업데이트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고, 작성도 하지 않았으면서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을 몰라 부재했으며, 또 경영적으로 회계 경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창업을 했다는 것이 어쩌면 제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창업을 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마 당시 제가 겪는 문제를 고민하는 창업가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을 창업하며 제가 주주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의 투자 현황을 먼저 설명 드리자면 뷰티패스처럼 창업 선배님의 투자가 많이 구성돼 있습니다. 기관으로는 서울대기술지주,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버즈빌이 FI/SI 형태로 들어와있구요. 개인으로는 파파레서피 김한균 대표님, 콜버스랩 박병종 대표님, 아그니카 정장환 대표님, 트레바리 윤수영 대표님, 알렉스 신, 카자비 솔메 킴, 모어랩스 이시선님, 토스 이승건 대표님, 스포카 CTO였던 김재석 대표님, 에이블커뮤니케이션즈 김형우 대표님, 버즈빌 이관우 대표님 등이 계세요. 참 많죠?

 

많은 창업 선배님을 주주로 모셨던 이유는 첫째로 제가 창업 경영을 함께 배우며 호흡하고 경영하길 바랬던 마음이 컸고, 둘째로는 제 든든한 의지 버팀목이 되어주실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었어요. 기관의 투자도 감사하지만 창업 선배님의 개인적인 주머니에서 투자가 들어왔을 때 더 긴장하고 조심하게 되더라구요. 아무래도 선배님들이 피땀눈물이 들어간 돈이라는 생각이 더 커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투자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를 받고 나서 창업가의 행동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들과 최대한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론을 고민하게 됐고,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저는 주주 업데이트를 매 달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회사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정기적으로 주주 간담회를 대면해 하는 경우도 있지만, 루틴하게는 문서로 된 주주 업데이트를 공유하는 것으로 소통 하고 있어요.

 

주주 업데이트를 작성 할 때 있어서는 극단적으로 투명하게 쓰자 주의로 문서를 정리합니다.

극단적인 투명함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믿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어쩌면 창업가의 책임을 조금은 주주들에게도 주겠다라는 생각도 있어서에요. 창업가는 주주들 대신 책임 경영을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하고, 주주들은 회사와 창업가를 통해 돈을 번다가 전제 조건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과정에서 당연히 회사가 실패할 수도 있고, 혹은 회사 안의 프로젝트/서비스가 실패할 수도 있죠. 최악의 상황에는 주식이 마이너스 20% 아니 극단적으로는 아예 0원으로 수렴하는 일도 생길 수 있는데 그 때 창업가가 어떻게 경영해왔고, 어떤 생각을 하고 일했는지, 돈은 어떻게 썼고, 팀원들 관리는 어떻게 했으며, 제품은 어떻게 성장해오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세세하게 공유하는 문서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자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노션 문서에 주주들을 초대하고 관리하고 있는 것을 캡쳐해 공유하면서 저는 어떻게 하는지 공유하고자 해요. 제가 예전에 브런치에다가 2021년 (벌써 2년전) 에 정리해둔 주주 업데이트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만, 최근에는 더욱 세세하게 공유하는 주주 업데이트 템플릿을 활용하고 있어 EO플래닛에만 버전2.0 글을 작성해보고자 해요.

 

 

저는 우선 노션 팀스페이스에서 주주들과 팀원들을 초대한 ‘주주 대시보드’라는 워크스페이스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요. 팀원들이 초대되어 있는 이유는 주주 뿐만 아니라 일을 하고 있는 팀원들도 극단적으로 투명하게 정보를 알고 있는 상태로 업무를 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에서 초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주 대시보드에는 월별 보고/공유하는 먼슬리 업데이트가 있고,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이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에 따라 각 서비스가 침투하고 있는 시장과 관련한 학습 자료, 레퍼런스 자료, 인터뷰 자료, PMF Narrative 문서 등을 한 곳에 정리한 데이터 베이스 문서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월별 업데이트 문서를 갖고 이야기를 해볼게요. 그게 가장 핵심이거든요.

 

거의 원칙적으로 매달 작성했고, 2022년부터는 2개월 단위로 작성하기도 했어요. 초기에는 주주들과 커뮤니케이션 호흡 속도를 빠르게 갖고 가는게 좋은 것 같고, 어느 정도 신뢰 관계가 생긴 직후에는 격달로 정리해도 더 좋은 것 같기는 합니다. 격달로 해도 되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초기보다 제품이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됨에 따라 공유할 것들이 격달 단위가 더 공유할 양이 많아지더라구요. (그래도 저도 가급적으로 매 달 작성하려고 합니다)

 

초창기 주주 업데이트를 작성 할 때는 아래 목차로 정리했어요.

  1. 사업 코멘트 + 배운 것
  2. 회사 남은 비용
  3. 주요 지출 항목
  4. 현재 시점부터 생존 기간
  5. 현재 준비하고 있는 투자/지원금 관련 
  6. 팀 이슈
  7. 월별 마일스톤 / 달성현황 / 비달성현황 표
  8. 장기적인 목표
  9. 주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자 하는 것

 

이 정도로 간단하게 정리해서 보내드렸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어느 정도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는 아래 목차로 정리했었어요. 

 

우선 Summary 형태로 

  1. 매출 : 0만원 매출을 마감하였고, 0만원의 매출 총 이익을 달성했다.
  2. 사용자 수 : 액티브 0명, 총 0명이다.
  3. 런웨이 : 0월 한달간 0만원을 지출했고, 손익을 계산하면 +/- 0만원이다. 통장에 0만원이 남아있다.
  4. 주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자 하는 것 : ~~ 을 도와주세요/소개해주세요/알려주세요 등

우선 위 형태로 정리하고, 아래에 더 세부적인 문서를 작성했어요.

아래 목차로는 가장 중요한 Money Issue 를 정리했습니다. 이 때는 표와 그래프로 이야기를 했었어요. 지금 공개하는 문서는 2020년 회사 설립 초창기 재무 이미지니까 공개해도 될 것 같아서 공유하자면 

 

이런 식으로 표로 재무 상황을 간단히 정리하고, 한눈에 확인 할 수 있도록 그래프로도 공유했어요. 그래프로 공유 할 땐 거래액, 총 손익 계산, 총 지출액을 한 눈에 확인 할 수 있도록 정리했구요.

항목별 이윤 및 지출 정리 문서를 누르게 되면 구글 시트로 이동해 매 달 재무제표를 만들듯 극단적으로 세세하게 공유했는데요.

 

구글 시트를 통해 매 달 정리했던 문서에요. 

전월말통장잔고, 영업활동흐름, 매출, 부가세예수금, 변동비용, 공헌이익, 고정비용(급여, 퇴직금, 4대보험, 복리후생비, 외주용역비, 지급임차료, 지급수수료, 서비스 이용료, 교통비, 선급금, 통신비, 강의비용, 소모품비 등), 위 지출을 합친 지출합계, 투자활동흐름(투자지출, 유형자산, 보증금 등), 재무활동현금흐름의 유입(이자수익, 차입금, 투자유치, 지원금, 가지급금 등), 유출(이자비용 등), 이를 통한 현금흐름 합계, 월말현금 등을 정리해서공유했어요. 

저희가 2022년 11월에 디캠프 올스타전 D.Day에 참가해 우승상금 2,000만원을 받았어요. 이에 따라 대표자를 제외한 팀원들에게 n/1로 성과급 형태로 지급한 사실이 있어요. 갑자기 고정 인건비에서 마이너스 2000만원이 뜨게 되면 주주들이 궁금할 수 있으니까 이런 것들은 별도로 메모로 적어놓기도 했어요.

 

별도로 매출 현황도 정리해놓습니다. 이 문서는 PDF를 노션에다 별도 기록해놓아서 바로 확인 할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저희는 매출의 대부분이 광고대행사업으로 이루어져있어서 주간 견적문의 수, 계약 수, 거래액/매출/이익 등을 장표로 구성해서 주주들에게 공유하고 있어요.

 

별개적으로 제품에 대한 이야기는 데이터적인 부분들은 별도 문서로도 정리해놓기도 하지만, 한번 더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회고 등은 직접 화면을 띄어놓고 zoom 녹화 기능을 활용해 동영상으로 공유하기도 합니다. 

 

아래 (2) 분석챗봇 미어캣의 캡쳐 이미지는 최근 데이터는 아니구요. 완전 초창기 데이터라 공개합니다.

이런 식으로 제품의 액티브 유저, 전월대비 상승률, 점유율, 활성 사용자수, 이탈 수, 리텐션, 체류 시간, 제품의 히트맵 데이터, 스크롤 길이별 이탈 데이터 등 세세한 것을 정리해 공유하기도 합니다. 제품의 총 데이터 뿐만 아니라 각 기능별로 조회수, 사용자, 새 사용자 수, 평균 참여 시간, 이벤트 수, 순 사용자 스크롤 수 등도 확인 할 수 있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사실 주주들이 이런 데이터까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있지만, 때로는 CTO 또는 PO 출신의 주주들은 이런 데이터를 열람하고 피드백을 해주시며 가이드해주시기도 하구요. 또한, 기주주가 아니더라도 새롭게 주주로 모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VC 에게도 일시적인 기한동안 초대해드리고 열람하게 하고 있어서, 그런 점에서 새롭게 주주들이 회사 투자에 참여해야 할지 말지 고민하는 포인트를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아래 이미지처럼 기능별 개발 구현도 변경사항 요약, 업데이트 기능별 목적, 내용, 기대결과 등을 정리해 공유합니다. (아래 해당 이미지는 2022년 11월 12월 화면 캡쳐본이구요.)

 

아래 이미지는 월별 마케팅 소재, 채널, 집행 금액, 채널 등을 정리해서 공유하기도 합니다.

제가 이렇게 작성을 하는 목적과 취지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주주들도 회사의 의결권을 갖고 있는 주인으로서 회사의 재무적인 상황, 제품의 방향성과 전개 발전 상황, 제품 안에서 실험해온 프로젝트의 실패, 회고, 성공에 대한 회고 등까지 아주 세세하게 공유해 마치 주주들이 회사를 게임처럼 키워가는 재미를 느끼길 바래하고 있어요. 이렇게 공유하다보면 실패에 대한 회고도 정리해 공유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팀이라는 것이 비춰질 수 있기에 실패의 책임을 경영자 대표에게 오로지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구요. 또 주주들이 단순히 투자자가 아니라, 창업가와의 관계에서는 형동생, 가족, 친구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실제로 사업이 힘들 때 주주들이 소액씩 유상증자를 여러번 참여해줬는데, 그 이유는 이런 주주 업데이트를 근간한 신뢰가 쌓여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하구요. 또 술도 여러 번 사주시고 조언도 해주시고 때론 혼내주시고 응원도 해주시고 붙들어주셨던 것 같아요.

 

주주 김한균 대표님이 쓰신 어웨이크코퍼레이션 회고록

https://blog.naver.com/paiele/222777800304

김한균 대표님은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의 초창기 엔젤 투자자이자 여러 번 전화 통화와 주주 업데이트만으로 유상증자를 참여해오셨어요. 저희의 가설 검증에 따른 도전, 실패, 작은 성공 과정을 보고 계시고, 또 창업가로서의 가르침, 실수에 대한 개인적인 혼냄(?) 도 해주시고, 또 술도 사주시고, 밥도 사주시고, 여행도 같이 가는 사이가 됐어요. 참고로 엔젤 투자자로서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의 일부 구주를 최소 200% 이상 수익을 내며 매각한 경험도 있으시구요. 

다른 주주들과도 소통하는 내용을 보여드릴게요. 

욕도 먹고 칭찬도 받고 함께 무럭무럭 회사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주주들과 단순히 투자 관계로만 보지 마시고 함께 경영한다는 생각으로 극단적 투명함을 갖고 정보와 사고의 흐름을 공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주주 업데이트가 꼭 목적이 주주 공유가 아니라 스스로 회사를 경영함에 있어 회고한다는 생각을 갖고 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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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어웨이크코퍼레이션 · CEO

사랑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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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님의 글이 이오 뉴스레터에 실렸습니다. 이번 주 이오레터를 확인하세요!

👉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b_CEGO62afFJBO48KDgMqMQ9FOkgemk=
이렇게 인사이트가 가득한 글에 댓글이 없다는 게 믿겨지지 않네요..! 김민준 대표님, 직접 경험한 내용을 사례와 함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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