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마인드셋
테스트 폰, 엄마의 갤럭시 A, 효도폰

요즘 팔자에도 없던 안드로이드 개발을 하고 있다.
버추얼 디바이스로 테스트를 돌릴 수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짜 세상.
결국엔 손에 잡히는 진짜 테스트폰이 필요하다.

마침 주말에 엄마가 핸드폰을 바꿨다며, 전에 쓰던 폰을 건네주셨다.
그리고 그 빨간 갤럭시 A를 보는 순간…
스친다. 수십 번은 설명해도 다시 물어보던, 그 애증의 날들이.
글자는 왜 그리 크게 해놓으셨는지,
조금만 움직여도 버벅거리던 그 핸드폰.
엄마는 늘 저가형만 고집하셨다.
그 결과물이 이제 내 손에, 개발 테스트폰이라니.

설렘 반, 걱정 반으로 테스트를 시작해보려는데
역시 쉽지 않다.
용량이 꽉 차서 앱 설치조차 안 된다.
가장 간단한 해결법은 안다.
갤러리를 열고 사진과 영상을 지우면 된다.
하지만…
엄마의 셀카, 나의 사진, 조카들 웃는 얼굴을
어떻게 손끝으로 지워낼 수 있을까.

그 안에는 개발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
시간이 담긴 것, 마음이 담긴 것.
그 빨간 갤럭시 A 안에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래서 다짐했다.
이 테스트폰을 발판 삼아
정말 좋은 서비스를 만들자고.
그리고 언젠가
엄마에게 반짝이는 갤럭시 S를 선물하자고.

이 작은 폰 하나가
내게 개발자의 마음보다
아들의 마음을 먼저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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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 moveoftoday · CEO

웰니스 스튜디오 무브오브투데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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