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Mojos Kitchen은 수익화에 성공했다. 호텔 체인 계약도 땄다. 그런데 창업자들은 회사를 팔고 도망쳤다. 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F&B 스타트업이 '성공'으로 무너지는 과정을 들여다봤다.

수익성 달성이 곧 성공은 아니다. Mojos Kitchen은 3년 만에 흑자를 냈지만, 그 과정에서 창업자들의 체력과 정신을 모두 갈아넣었다. 네트워킹 없이 머리만 숙이고 달렸고, 부트스트래핑으로 버티다 투자 타이밍을 놓쳤으며, 자신들 없이는 굴러가지 않는 비즈니스를 만들었다. 결과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여력조차 없어졌을 때" 백기를 들었다.

1. 📈 상승 — 키오스크에서 클라우드 키친으로

시작은 평범했다

• 2019년 4월, Gaurav Joshi가 직장을 박차고 나와 쿠알라룸푸르에 Mojos Kitchen 설립
• 아랍식 건강 식단을 오피스 워커들에게 키오스크로 제공하는 모델
• 입소문 타면서 빠르게 8-9개 매장으로 확장
• 하지만 2020년 3월, COVID-19 락다운이 터지면서 매출이 하루아침에 제로

Shrayas Saranathan은 해외 법인 직원으로 일하다가 팬데믹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지냈다. 회사가 무너지기 직전인 2020년 중반, 그는 KL로 돌아와 공동창업자로 합류했다.

피벗: 클라우드 키친 2.0

• 2020년 8월, 본격적인 클라우드 키친 모델로 전환
• 다양한 요리(아랍, 중국, 인도, 웨스턴 등) 제공, 자체 앱 기반 배달 시스템 구축
• 재택근무 시대에 맞춰 기업 웨비나용 밀박스 사업 진출

체감상 이게 터닝포인트였다. Lazada, Lalamove, Maybank, Dutch Lady 같은 B2B 클라이언트들이 줄줄이 들어왔다. 앱 사용자도 1,000명 넘게 확보하면서 B2C, B2B, 병원 케이터링, 이벤트까지 여러 수익 채널 구축.

그리고... 호텔 계약

2021년 말, 대형 국제 호텔 체인과 아침 식사 박스 계약 체결. 이건 단순한 규모 확대가 아니었다.

• 매일 수백 개의 조식 박스를 오전 6시까지 납품
• 말레이, 중국, 인도, 웨스턴 등 다양한 메뉴를 동시에 생산
• 창업자들이 새벽 2시에 출근해서 직접 칼질하고 포장

솔직히 말하면, 이 정도면 '성공'이라 불러도 되는 단계였다. 2022년 초, Mojos Kitchen은 드디어 수익성을 달성했다.

2. 📉 추락 — 수익화 직후 매각한 이유

"우리가 먼저 탔다"

수익화 증명 → 투자 유치라는 계획이 있었다. 그런데 펀딩 피칭 전에 창업자들이 먼저 번아웃됐다.

"We wanted to prove the model first — turn profitable, then pitch. The only thing that happened was that we got burnt out first before we could go for funding."
— Shrayas

2022년 중반, 심각한 번아웃 상태. 호텔 계약과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굴리면서 물리적·정신적 한계 도달.

"At some point of time, we couldn't spare that much time for our kids. We couldn't juggle anymore."
— Shrayas

2022년 말, 현지 F&B 투자자에게 올캐시 인수로 정리. 약 3년간의 여정 종료.

실패의 핵심

• 수요 부족이 문제가 아니었다
• 비즈니스 모델이 망한 것도 아니었다
• 사람이 먼저 무너졌다

3. ⚠️ 두 가지 치명적 실수

실수 1: 네트워킹 제로

"We were never able to network within the industry during the journey because we were so heads down and focused."
— Shrayas

매일 직원 관리, 메뉴 개발, 주문 처리, 호텔 계약, 병원 식사, 앱 관리... 이것만 하다 보니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 투자자 관계 없음
• 전략적 바이어와 인맥 없음
• 인수 논의 시작할 연락처 없음

매각 결정하고 나서야 바이어 찾기 시작. 4곳 관심 보임 → 3곳 잠수 → 1곳만 성사.

제대로 된 네트워크가 있었다면? 10-15개 미팅, 여러 오퍼, 훨씬 나은 밸류에이션이 가능했을 거다. 비즈니스 모델이 문제가 아니라 선택지가 없었던 게 문제.

실수 2: 부트스트래핑을 너무 오래

100만 링깃(약 3억 원) 이상을 개인 자금으로 투입.

동시에:

• 중앙 주방 인프라 구축
• 8-9개 키오스크 확장
• 다양한 요리 생산 라인
• 자체 앱 개발
• 기업 밀박스, 병원 급식, 케이터링, 구독 서비스 등 동시 운영

F&B 특성상:

• 마진 박함
• 운영 자금 항상 타이트
• 직원 이직률 높음
• 임대료 + 장비 + 규제 대응 비용 만만찮음

수익화는 성공했지만, 너무 깊이 판 capex 구덩이를 메우지 못했다. 증명 후 투자 유치 계획이었는데, 증명하자마자 이미 체력 바닥.

4. 🧠 세 가지 교훈

교훈 1: 네트워킹은 리스크 관리다

Mojos Kitchen은 약 3년간 F&B·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의도적 네트워킹을 거의 안 했다. 바이어나 투자자 필요할 때 콜드스타트.

말레이시아 클라우드 키친 시장은 Cookhouse, My Ghost Kitchen, COOX, GrabKitchen, KitchenConnect, Foodpanda, GrabFood 등으로 폭발적 성장 중이었다. 이들은 단순 경쟁자가 아니라 잠재적 파트너, 인수자, 공동투자자였다.

실행 가능한 액션:

• 생태계 지도 그리기 → 애그리게이터(GrabFood, Foodpanda), 클라우드 키친 운영사(Cookhouse 등), 기업 고객(은행, 테크 기업, 병원, 호텔), F&B 선배 창업자들
• 라이트터치 네트워킹 → 주 1회 업계 커피챗, 프로젝트 끝날 때마다 한 줄 WhatsApp 팔로업("혹시 F&B 인수나 투자 찾는 분 있으면 우리 기억해줘"), Notion/스프레드시트에 이름-역할-조직-마지막 연락일 기록
• '엑싯 대화'는 미리 → "팔겠다"가 아니라 "흥미로운 포지셔닝 만들고 있다", "내년에 스케일업이나 파트너십 고민 중"이라는 톤으로 사전 씨 뿌리기

교훈 2: '수익화 후 펀딩'은 위험한 계획

Mojo의 전략은 굉장히 "책임감 있는 직장인" 느낌이었다.

"모델 증명하고, 수익성 달성하고, 그다음 투자 유치하자."

논리적으로 들리지만:

• F&B는 자본·노동 집약적
• 수익화까지 오래 걸리고 개인 자금 많이 들어감
• 도달할 때쯤 창업자들 이미 탈진

더 나은 옵션들:

• 초기에 작은 엔젤 라운드 유치
• 호텔 그룹, 병원 운영사, 클라우드 키친 플랫폼과 파트너십
• 그 자금으로 운영 인력, 매니저, 공동창업자급 오퍼레이터 고용

등에 짊어지고 가다가 무너진 케이스.

실행 가능한 액션:

• "운영 준비도"와 "감정적 준비도" 분리 → 돈 필요하기 6-12개월 전부터 투자자/전략적 파트너와 대화 시작. 당장 안 받아도 익숙해지게
• VC 외 옵션 탐색 → 전략적 투자자(호텔 그룹, 몰 운영사, 헬스케어), RBF(수익 기반 파이낸싱), 부동산 오너와 JV, 클라우드 키친 운영사와 파트너십
• 펀딩 트리거 메트릭 → 예: "월 매출 X링깃을 3개월 유지하면 Y링깃 유치", "대형 B2B 2건 확보하면 생존 아닌 팀 빌딩 목적으로 펀딩"

교훈 3: 시스템+팀을 만들어라 (창업자 없으면 무너지는 비즈니스 말고)

Mojos Kitchen은 작동했다. 하지만 창업자들이 새벽 2시에 일어나고, 몸으로 때우고, 모든 구멍을 직접 막는 조건 하에서만.

운영 전체가 창업자들의 체력이라는 한 가지 취약한 기반 위에 있었다. 비즈니스를 운영한 게 아니라 창업자가 곧 비즈니스였던 것.

실행 가능한 액션:

• 적은 SKU, 적은 요리 종류로 시작 → 배달·리히트 잘 되고 재료 겹치는 1-2개 요리 집중. 메뉴 복잡도 낮추기 → 공급망 단순화 → 에러 감소 → 창업자 소방 활동 감소
• 오퍼레이터 빨리 고용 → 계속 소방 활동만 하면 스스로 스케일 불가. 가장 레버리지 높은 포지션부터: "내가 내일 이 일 안 하면, 가장 많은 시간 확보되고 가장 큰 재앙 방지되는 역할은?" F&B에선 보통 오퍼레이션 리드, 키친 매니저, 구매 담당
• 창업자 의존성 제거 설계 → SOP 조기 문서화, 직원 교차 훈련으로 단일 장애점 제거, 자문: "내가 2주 사라지면 비즈니스 무너지나?"

마무리하며

Mojos Kitchen은 '실패한 스타트업'이 아니다. 오히려 수익까지 낸 '성공한 스타트업'이었다. 그런데도 문을 닫았다.

왜? 열정만으론 부족했고, 창업자들이 먼저 소진됐기 때문이다.

F&B는 낭만적이지 않다. 새벽 2시의 칼질, 썩어가는 재고, 끝없는 주문 폭탄, 박한 마진. 그 모든 걸 견디려면 단단한 시스템과 팀이 필요하다. 그리고 혼자 버티는 게 미덕이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에 도움 요청하는 게 진짜 창업자의 역량이다.

당신이 F&B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 이 교훈을 기억하길. 시스템 없이는 아무리 일해도 결국 무너진다는 것을.

Source: Mojos Kitchen: The F&B Grind That Broke T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