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칼럼에서 [ROBOT 상표권 관련된 글]을 다룬 바 있다. 최근에도 우연한 기회에 해외에 상표권 매각을 중개할 기회가 있어서 미국에서의 최근 10년 사이에 일어난 F&B 분야의 프랜차이즈와 브랜드의 사업이나 상표권 매각 사례 분석과 전략 수립을 진행한 바 있다. 분석했던 내용을 간단히 공유하고자 한다.
최근 10년간 미국 F&B 시장은 대형 외식 그룹의 포트폴리오 확장과 사모펀드(PE)의 활발한 인수라는 두 가지 큰 흐름을 보였다. 특히 인스파이어 브랜즈(Inspire Brands)와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RBI) 같은 거대 기업들이 공격적인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렸는데, 이러한 대형 M&A 사례는 상표권과 지적재산권(IP)이 기업 가치 평가에서 어떻게 핵심 자산으로 작용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최근의 가장 친숙하면서도 상징적인 사례는 단연 2023년의 서브웨이(Subway) 매각 건이다. 이 거래는 약 96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규모로, 사모펀드인 로어크 캐피털(Roark Capital)에 인수되었다. 이 거래는 단순한 프랜차이즈 매각 이상으로 F&B 업계와 IP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58년간 창업주 가문이 소유해 온,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 중 하나가 사모펀드의 손에 넘어갔다는 사실은, F&B 브랜드와 사업권이 PE에게 거래 가능한 금융 자산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로어크 캐피털은 단순히 샌드위치 가게들을 인수한 것으로 단순하게 보기는 어렵다. 그들은 수만 개의 가맹 계약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라이선싱 시스템과, Subway라는 단일 상표가 가진 막대한 글로벌 영업권(Goodwill)을 인수한 것이다. 특히 로어크 캐피털이 이미 인스파이어 브랜즈의 모회사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서브웨이라는 강력한 IP를 자신들의 기존 F&B 포트폴리오에 추가하여 규모의 경제와 운영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인수로 해석될 수 있고, 그 중심에 상표권이라는 무형자산이 조 단위의 거래를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2022년에는 인스파이어 브랜즈(Inspire Brands)의 던킨 브랜즈(Dunkin' Brands) 인수 건이 있었다. 거래금액은 약 113억 달러에 달했고, 인스파이어는 이미 아비스(Arby's), 버팔로 와일드 윙스(Buffalo Wild Wings)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종합해보면 인스파이어 브랜즈가 F&B 업계의 IP 플랫폼 기업으로 명확히 자리매김 한 것으로 보인다. 인스파이어 브랜즈의 핵심 전략은 1) 카테고리 장악 및 2) 카테고리 확장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스파이어의 포트폴리오에는 커피 및 도넛, 샌드위치, 아이스크림 등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소비가 일어나는 핵심 카테고리의 리더가 부재했는데, 서브웨어, 던킨과 배스킨라빈스라는, 각자의 분야에서 압도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상표 가치를 지닌 IP를 인수함으로써, 인스파이어는 고객의 일상 전반을 커버하는 F&B 플랫폼을 완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사례들은 상표권 단독 거래가 아니라 프랜차이즈 사업권 전체를 인수한 사례인데, 기업이나 프랜차이즈 본사가 보유한 상표(trademark)만 분리해서 매각했던 사례도 드물지만 존재해왔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에서 상표권(Trademark)은 사업 운영즉, 가맹 계약, 운영 노하우, 공급망 등과 매우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다. 프랜차이즈의 본질 자체가 상표를 사용할 권리인 상표 사용 라이선스를 부여하고 그 대가로 로열티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 둘을 분리하여 상표권만 따로 매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상표의 가치, 즉 영업권(Goodwill)은 실제 운영되는 매장들의 성공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축적되는 것이므로, 상표와 운영을 분리하는 것은 브랜드의 영혼과 육체를 분리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