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 파트너
現 Asia2G 캐피탈의 공동창업자, 제너럴파트너
現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
現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겸임교수
유튜브 채널 : Information and Intelligence
Q. 최근 양자역학을 소재로 한 SF 콘텐츠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기술 측면에서 이 흐름을 어떻게 해석하시나요?
이런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라기보다, 기술과 상상이 맞물려 움직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SF 콘텐츠는 실제 기술보다 늘 한 발 앞서 등장합니다. ‘상상력의 놀이터’로서, 기술이 닿을 수 있는 미래를 먼저 보여주는 역할을 하죠.
예를 들어, AI도 80~90년대 영화에서 자주 등장했지만, 실제로 기술이 도약한 건 2012년 딥러닝이 이미지 인식에서 성과를 내면서부터였습니다.
양자컴퓨터도 마찬가지예요. ‘슈뢰딩거의 고양이’, ‘평행 우주’ 같은 개념은 오래전부터 영화에 나왔지만, 실험실에서 양자현상을 제어할 수 있게 된 건 아주 최근의 일입니다.
결국 콘텐츠가 먼저 폭발적으로 쏟아지는 건, 기술이 곧 현실이 될 조짐이 보일 때 나타나는 일종의 예고편 같은 현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Q.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어떻게 다르고, 어떤 문제에 특히 강한가요?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처럼 하나씩 계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많은 가능성을 동시에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영화 어벤저스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수백만 개의 미래를 동시에 보고 최적의 선택을 찾는 장면, 기억하시죠? 양자컴퓨터도 이처럼 '중첩'과 '얽힘'이라는 양자역학의 개념을 활용해, 수많은 경우의 수를 한 번에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암호 해독, 최적 경로 찾기, 분자 구조 분석처럼 너무 복잡해서 일반 컴퓨터로는 시간이 엄청나게 걸리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적합합니다. 주로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 복잡한 암호 해독
- 최적 경로 계산
- 분자 구조나 화학 반응 시뮬레이션
한마디로, "특정 고난도 문제에 특화된 새로운 뇌를 가진 컴퓨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 컴퓨터는 대부분의 일반적인 문제를 잘 처리하는 범용 장비라면, 양자컴퓨터는 특정한 고난도 문제에 특화된 계산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Q. 양자컴퓨터도 언젠가는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에도 첫 컴퓨터는 건물 크기의 진공관 장비였지만, 트랜지스터와 칩이 나오면서 지금처럼 작고 저렴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도 그런 과정을 겪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기술이 복잡해도, 시간이 지나면 작고 안정적인 구조로 진화하고, 그때는 상용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양자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큐비트들이 서로 ‘잘 맞춰진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합니다. 이걸 ‘결맞춤(coherence)’ 상태라고 부르는데요.
쉽게 말하면, 큐비트들이 아주 섬세한 합주를 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모든 악기가 리듬을 딱 맞춰서 연주하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거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면 연주가 흐트러지겠죠? 양자컴퓨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온도 변화나 전자기장 같은 외부 간섭이 생기면 큐비트들이 리듬을 잃고, 계산이 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흐트러짐을 줄이는 보정 기술이나 오류가 나더라도 다시 바로잡는 알고리즘이 함께 연구되고 있습니다.
Q. 양자컴퓨터는 어떤 산업에 가장 먼저 활용될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적용되는 분야는, “복잡한 계산을 많이 하지만 수익성도 큰 산업”입니다.
대표적으로:
- 신약 개발 (복잡한 분자 시뮬레이션)
- 신소재·배터리 산업 (원자 수준 구조 분석)
- 금융 파이낸스 (ETF나 파생상품의 조합 최적화)
예를 들어 ETF 같은 경우, 수십 개의 자산을 섞어 조합하는데, 이런 '조합 최적화' 문제는 양자컴퓨터가 특히 강한 분야입니다.
기존 AI나 머신러닝도 사용되지만, 경우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수록 기존 컴퓨터는 한계가 오고, 양자컴퓨터는 그런 계산을 병렬적으로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훨씬 유리하죠. 결국, “양자컴퓨터 인프라가 비싸도 감당 가능한 고수익 산업부터 먼저 움직인다”는 게 핵심입니다.
Q. 아직 기술이 초기이지만, 지금 당장 활용 가능한 분야가 있을까요?
지금 사용 가능한 양자컴퓨터는 실제로 쓸 수 있는 큐비트 수가 수십 개 수준밖에 안 됩니다. 이유는 오류율이 높아서, 물리적으로 1000 큐비트를 만들더라도 그 중 많은 수를 오류 보정에 써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하더라도 현재 활용가능한 분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 신약 개발
- 신소재 시뮬레이션
- 금융 상품 최적화 (ETF 리밸런싱 등)
- 복잡한 물류 경로 계산
이런 문제들은 이미 현재의 양자 컴퓨터로도 풀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Q. 요즘 ‘양자–AI 하이브리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뭔가요? 실제로는 어떻게 작동하나요?
간단히 말해, 문제의 성격에 따라 기존 컴퓨터와 양자컴퓨터를 나눠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 반복적이고 대량의 연산 → 기존 컴퓨터나 AI가 담당
- 복잡한 시뮬레이션, 최적화, 양자적 특성이 필요한 계산 → 양자컴퓨터가 처리
- 이후 결과를 다시 클라우드나 AI가 정리·적용
이렇게 협업 구조를 갖는 것이 현실적인 해답이자 당분간의 표준 방식이 될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마치 '두 명의 천재가 역할을 분담하는 팀플레이 시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양자컴퓨터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인터넷이나 보안 인프라는 얼마나 바뀌게 될까요?
한마디로 “게임의 규칙 자체가 바뀌는 수준”입니다. 양자컴퓨터가 암호 체계를 뚫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 전자상거래, 금융, 이메일, 로그인 시스템까지 전면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인터넷의 기반이 되는 인증·암호 인프라 전체를 새로 깔아야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기술의 발전을 넘어서, 파급력은 산업 전체를 다시 짜야 할 만큼 큽니다.
다만, 이 변화는 10년 이상을 두고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한국은 양자컴퓨팅의 어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한국은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자체를 개발하기보다는, 양자컴퓨팅에 대응하는 인프라 기술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양자 암호통신(QKD)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은 세계 1위 QKD 기술을 보유한 스위스의 ID Quantique를 인수했고, 이후 양자컴퓨터 개발사인 IonQ와 전략적 지분 교환도 체결했습니다.
이런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양자컴퓨터가 본격 상용화되면 기존의 암호 시스템이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양자 저항형 보안 인프라는 하드웨어보다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회로 평가됩니다.
또한 지금은 마치 2014~2015년, 딥러닝이 막 주목받기 시작하던 시기와 유사합니다. 당시처럼, 한국은 하드웨어보다 산업 특화 알고리즘이나 응용 소프트웨어에 집중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Q.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양자컴퓨팅 기술을 주로 어떤 방식으로 확보하고 있나요?
IBM과 구글은 초기부터 양자컴퓨팅을 직접 개발하는 전략을 선택해 왔습니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인프라까지 모든 기술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며 수직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초반에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중심으로 양자 스타트업과 제휴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자 기술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이들 역시 내부 R&D 조직을 강화하거나, 인수·협력을 통해 핵심 기술을 직접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팀인 MyOrionow를 통해 기술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아마존도 OxenT 등과의 협력 혹은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약하면, 빅테크들은 초기에는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핵심 기술의 직접 확보'라는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으며, 기술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지금이 양자컴퓨팅 투자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보시나요?
네, 지금이 바로 그 초입 단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딥러닝이 기술적으로 가능성을 보였던 시점이 2012년이고, 빅테크들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건 2013~2014년 무렵이었죠. 그때가 산업 판도가 바뀌기 시작한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양자컴퓨팅도 지금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초 연구는 어느 정도 정리됐고, 대형 기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며, 적용 가능성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아직 직접 투자하진 않았지만, 기술과 기업은 꾸준히 트래킹하고 있고요. 엔젤 투자자라면 10년, VC라면 3~5년을 보는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할 타이밍이라고 판단합니다.
지금은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직전, 방향을 잡는 구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양자컴퓨터처럼 딥테크 초기 기술에 투자할 때, 기업의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보시나요?
엔젤 투자일 때는 ‘사람’을 가장 먼저 봅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실행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그 사람이 정말 이걸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가? 태도는 어떤가? 팀은 건강한가? 이런 요소들을 먼저 확인해요.
사실 저는 엔젤 투자를 장학금처럼 여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금 당장은 작아 보여도, 이 사람은 분명 뭔가 해낼 것이다’라는 가능성에 투자하는 거죠.
반대로 기관 투자(Venture Capital)에선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시장 크기와 성장 시기
- 데이터 기반 가설 검증
- 수익성 가능성
이런 것들을 수치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하죠. 그래서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시점에 어떤 형태로 투자하느냐에 따라, 보는 기준도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Q. 양자컴퓨팅이라는 낯선 기술을 앞에 두고, 지금 어떤 준비가 가장 현실적일까요?
AI 딥러닝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대부분은 낯설고 어렵게 느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일상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양자컴퓨팅도 지금 그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관련 용어를 익히고 흐름을 따라가려는 태도는 앞으로의 큰 차이를 만드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미래는 갑자기 오지 않습니다. 조용히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필수가 되어 있습니다.
양자컴퓨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아주 작게라도 관심을 갖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준비가 될 것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AI가 어느 순간 산업과 우리의 일상 깊숙이 침투하며 파괴적인 혁신을 일으켰듯, 양자컴퓨팅 역시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로만 여길 수 없다.
투자는 결국 ‘사람’에서 시작된다. 트렌드를 읽는 눈과 사람에 대한 통찰이 있다면, 초기 단계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큰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요즘 쏟아지는 평행우주나 멀티버스 소재의 SF 콘텐츠는 단지 상상의 산물이 아니다. 이는 양자컴퓨팅 기술의 현실화가 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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