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비주류VC의 이상한 뉴스레터]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뉴스레터를 통해 약간은 이상하고 솔직한 VC와 스타트업 세계를 소개해드립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장 빠르고 신선한 VC와 스타트업 소식을 만나보세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도 누구보다 빠르게 신선한 투자업계의 정보를 전달해 드리는 "비주류VC" 예요.
오늘은 매주 월요일마다 발송드리는 "VC생활 10년만에 로맨틱한 사람이 냉소적인 사람이 된 이야기" 시리즈로 찾아뵙게 되었어요.
오늘은 스물 일곱번 째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최근 2년 사이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VC 업계의 구조적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로 인해 스타트업 시장에 큰 충격이 가해졌고 이제는 시장 내의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죠.
오늘은 이런 시장 상황 동향에 대한 고찰을 롱폼글로 써봤어요.
1. 투자할 재원의 급격한 감소
투자할 재원의 급격한 감소에 대해 살펴볼게요.
2021년까지 이어진 유동성 과잉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LP(Limited Partner)들의 벤처투자 의욕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어요. 글로벌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벤처투자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위축되었어요.
특히 국내 주요 연기금들도 벤처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으며, 대기업들의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활동도 눈에 띄게 감소했어요. 2022년 대비 2024년 국내 벤처투자 집행액은 약 40% 가까이 감소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요.
사실 정말 크게 우려해야 할 부분은 일반 출자자들 시장 이탈이예요. 상기 주요 기관들의 출자 의지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한국 VC 업계의 젖줄 역할을 해주고 있는 한국벤처투자는 계속 재원을 늘려가고 있거든요. 하지만 이 재원은 한계가 명확하고, 재원은 커지지만 출자 비중이 커지지는 않고 있어요.
즉 한국벤처투자가 1조원을 마련해서 출자 사업을 한다고 해서 VC들이 펀드를 매칭하기 위해서 모아야 할 금액이 줄어들진 않아요. 오히려 늘어나는 셈이예요.
한국벤처투자의 출자사업에 참여하여 100억원 규모의 펀드 중 60억원(60%)을 확보해도, 결국 40억원은 시장에서 끌어와야 하는데 이 40억원을 출자해 주던 출자자들이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어요.
한국벤처투자가 100억원 중 60억원이 아닌 70억원(70%)을 출자해 준다면 모를까, 증가 시킨 재원으로 오히려 100억원이 아닌 150억 짜리 펀드를 출시 하고 있어서 결국 모아야 할 돈이 40억원에서 60억원으로 증가해 버리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요.
시장 내에서는 더이상 이런 8년짜리 고위험의 벤처투자조합에 출자 할 LP들이 씨가 말랐다고 봐도 무방해요. 그로 인해 투자 할 재원도 계속 줄어들고 있는 셈이구요.
그나마 시장에 있는 LP들 마저도 최상위권 VC들이 흡수해 버리기 바쁘기 때문에 중견부터 신생까지는 정말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 되버렸어요.
2. 투자 받아야 할 회사는 오히려 증가 중
아이러니하게도 투자를 받아야 할 회사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많은 창업자들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2021~2022년의 투자 호황기에 시리즈 A, B 라운드를 진행했던 기업들이 이제 후속 투자 시점에 도달했어요.
하지만 투자 재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들 모두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여요. 실제로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는 한 개의 딜에 수십 개의 스타트업이 경쟁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어요.
과거에는 VC가 좋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서 메달렸다면, 이제는 스타트업이 투자 여력이 있는 VC를 찾아 헤매는 상황이 되어버렸어요. 유동성이 풍부하던 시절이 고작 3년 전쯤이었는데 마치 30년 전이었던 것처럼 먼 일로 느껴지는 요즘이예요.
신생 회사도 많아지지만 위와 같은 과거 투자유치를 받아서 이제 막 성장해야 하는 회사들도 돈이 필요하긴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투자를 받을 곳은 늘어났는데 투자를 해 줄 재원은 줄어들다 보니 스타트업 산업 자체의 역동성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요즘이예요.
3. 살아 남을 만한 회사는 오히려 감소 중
살아남을 만한 회사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현실이 더욱 문제예요.
2021~2022년의 과열된 투자 시장에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이나 수익성이 불투명한 기업들도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수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전체 생태계를 고려했을 때 굉장히 뼈아픈 실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는 명확한 수익 모델과 견고한 PMF를 찾은 기업만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어요. 많은 스타트업들이 버닝레이트를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데스밸리에 진입한 상태예요.
특히 우려되는 것은 과거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받은 기업들이 다운 라운드(Down Round)를 감수하고서라도 후속 투자를 받기 어려워졌다는 점이에요. 투자자들은 이전 라운드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책정되었다고 판단한 지 오래 됐고, 창업자들과 기존 투자자들은 여전히 다운라운드를 받아들이기 꺼려하는 상황이에요. 이러한 밸류에이션 갭(Valuation Gap)으로 인해 신규 펀드레이징에 제동이 걸리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어요.
이런 현상은 결국 많은 회사들의 줄폐업으로 이어지게 되고 투자자들의 저조한 회수율로 연결돼고, 결국은 손실을 본 펀드 출자자들의 지갑을 닫는 결론으로 귀결되게 돼요.
이제 살아남기 위한 공식이 바뀌었어요. 과거에는 좋은 이력을 가진 대표이사와 팀원들이 "살아 남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펀딩을 했었죠.
이제는 PMF를 찾았고 앞으로 성장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스타트업들만이 투자유치에 성공할 거예요. 따라서 "살아 남기 위한 회사"는 시장에서 외면 당할 것이고 "살아 남을 만한 회사"에 VC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오히려 이런 회사들은 계속 줄어들고 있죠. 왜냐면 애시당초 이럴 수 있는 회사는 매우 적었는데 이럴 수 있을 것 만 같은 회사에 너무 많은 돈이 쏟아져 들어갔거든요. 거품이 걷히면서 이런 회사가 정말 "매우 소수" 였다는 점을 투자자들도 깨닫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살아 남을 만한 회사"는 적어지고 있다고 인식되는 거예요.
4. VC들의 불만은 급증 중
투자심사역들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투자 재원이 줄어들면서 각 VC들은 더욱 보수적인 투자 정책을 펼치고 있고, 이는 투자심사역들의 업무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있어요. 과거에는 적극적인 투자 제안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하나의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수많은 검토 과정과 내부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해요.
이게 어느 정도냐면 과거에는 통과가 될 만한 딜들도 이제는 통과가 안되고 있는 수준이예요. 이제는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에도 눈에 보이는 매출이나 매출처를 제시해야 하고 이런 백업 자료가 불분명하면 바로 Drop 되버리기도 하거든요. 회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투자심사역이 아무리 밀어붙여도 아예 통과 자체가 되질 않아서 이제는 1년에 한 건도 투자하지 못한 심사역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솔직히 매우 맥 빠지는 상황이죠.
또한 LP들의 요구사항도 굉장히 까다로워 졌어요. 이제는 LP들도 적극적으로 GP들이 투자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간혹 의견을 내서 Drop을 유도하기도 해요.(이거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예요.) 그리고 펀드 만기가 아직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구체적인 회수 방안이나 예상 회수 금액을 제시하라고 해요. GP 입장에서는 정말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죠.
개별 심사역들은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성장 가능성만으로는 투자 결정을 유도해 내기 어렵고, 명확한 수익성 지표와 Exit 전략까지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이러한 환경에서 투자심사역들은 좋은 딜을 찾아내고 성사시키는 것이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토로하고 있어요. 실제로 많은 심사역들이 "요즘은 투자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회사가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요.
더 나아가, 기존 포트폴리오 관리의 부담도 커지고 있어요. 후속 투자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기존 투자사들의 생존을 위해 브릿지 라운드나 긴급 자금 지원을 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났어요. 이는 신규 투자를 위한 재원을 더욱 축소시키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어요. 또한 Exit 시장도 얼어붙으면서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고, 이는 펀드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져 LP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어요.
이래 저래 심사역들의 고통도 이전에는 보기 힘든 수준으로 치닫고 있어요.
5.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든 구조적 문제들과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 전환 필요성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워 보여요.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고 금리가 안정화되더라도, 벤처캐피탈 시장이 과거의 활황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요.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 규모와 제한된 Exit 옵션으로 인해 회복이 더욱 더딜 수 있어요. 솔직히 "비주류VC"는 과거와 같은 풍부한 유동성 시대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장 조정기는 건전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필요악이라고 볼 수 있어요. 버블이 꺼지면서 진짜 실력 있는 기업들만 살아남게 되고, 이들이 향후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요. 또한 VC들도 더욱 신중하고 전문적인 투자 심사를 하게 되면서, 장기적으로는 더 건강한 투자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현재 시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해요.
창업자들은 더욱 현실적인 사업 계획과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VC들은 포트폴리오 기업들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밸류업 지원을 해야 해요. 정부와 정책 당국도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에요.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이런 어려운 시기에도 AI, 바이오, 딥테크 등 특정 섹터에서는 여전히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는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주며, 스타트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요.
소위 이력서에 한 줄 적기 위한 장난에 가까운 창업은 절대적으로 "근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원금과 투자금으로 연명하기 위한 BM을 가진 사업도 절대로 시작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진짜배기"만을 위한 시기가 도래했어요.
"비주류VC"가 하고 싶은 말
현재의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 시장은 분명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어요.
하지만 이러한 위기는 동시에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시장이 어려울 때 창업하고 성장한 기업들이 나중에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어요. 현재의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한 기업과 투자자들이 다음 번 성장기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확신해요.
우리 모두가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내고,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벤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갔으면 해요.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의 시작점이 되어왔으며, 지금이 바로 그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모두 화이팅 합시다!
"비주류VC"는 계속 스타트업 산업과 투자 업계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고자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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