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혁신의숲 (https://www.innoforest.co.kr/report/NS00000094) / (리포트 다운로드 링크)
코로나19 이후로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RA) 시장은 2021년 1.4조 달러 돌파로 시장 확대가 지속되었다. 2026년까지 연평균 15% 수준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초기 순수 RA 기업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확보한 고객 기반을 통해 전통적 금융 사업 영역으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UHNW(Ultra High Net Worth, 3천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초고액자산가)에 집중해 왔던 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2016년 RA 업체인 Sigfig Wealth Management와 제휴, Wells Fargo도 2017년 2분기 Sigfig와 제휴, BlackRock은 2015년 RA 업체인 FutureAdvisor를 인수하였다.
최근 글로벌 RA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4가지가 언급되고 있다. ①하이브리드 서비스 확산으로, 초기 순수 RA 모델이 주도하던 분위기와 달리 ‘RA + 휴먼 어드바이저 자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서비스 모델의 확산이다. ②통합 자산관리 플랫폼에 로보 기능 탑재로, 다양한 금융 기능을 제공하는 ‘기존 플랫폼 + RA 기능을 추가’하여 통합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강화하고 있다. ③RA의 보수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젊은 고객을 Lock-in 하기 위해 구독 방식의 수수료 모델을 도입하는 금융회사도 등장하고 있다. ④ RA 투자 대상에 ESG에 대한 관심 유도와 투자를 포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9년 비대면 투자일임계약 체결 허용 및 MZ 세대의 비대면 투자 문화 확산 등과 맞물려 국내 RA 시장도 2019년 이후 성장하고 있다. 특히 ‘에임’, ‘파운트’, ‘두물머리’ 등 투자자문사와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쿼터백’ 등 자산운용사가 자사 자산관리 플랫폼을 통해 로보 기반 투자자문 및 일임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그간 국내 RA 업체들은 국내 규제 완화와 정책 변화, 2021년 국내 주가 상승 및 시중 유동성 증가, 기술 발전 등으로 낮아진 진입장벽 덕분에 MZ 세대의 주식 투자 열풍으로 빠르게 성장하였다. 코스콤에 따르면 2021년말 기준 국내 RA 가입자 수는 42만 명, 운용자산 규모는 1.9조 원으로, 각각 최근 3개년 연평균 증가율 94.0%, 41.6%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금융투자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식활동거래계좌’의 수는 2019년 12월 2,936만개 → 2020년 12월 3,549만개(전년 대비 +21%) → 2021년 12월 5,551만개(전년대비 +56%) → 2022년 9월 6,346만개(전년 12월 대비 +14%)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자산관리 주 고객층으로서의 MZ 세대 부상, 자본시장 사이클 변화에 따른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의 중요성 증가, 마이데이터 시행 등에 힘입어 국내 RA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2년부터 마이데이터 전면 시행과 함께 보다 정교하고 개인화된 RA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금융회사의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위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투자자문·일임업을 겸업하려면 RA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한편, 은행 자문업 겸영 허용 등과 맞물려 무료 RA 서비스를 제공해 오던 국내 은행들도 글로벌 사례처럼 하이브리드(로보 기반 자문 서비스 + 휴먼 어드바이스 기능을 결합) 접근 방식을 통한 수익모델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위해 통합 자산관리 플랫폼 운영의 필수 기능으로 자사(은행) 플랫폼에 RA 서비스를 탑재하는 금융회사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RA 업체와의 업무협약체결 또는 자체 개발 등을 통해 마이데이터에 RA 서비스를 접목하려는 금융회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 사이클 변화로 인해 미래 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AI 로보엔진 기반 연금 투자·관리 부문의 시장성과 기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직장인 중 68.4%가 처음 가입한 퇴직연금 상품을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⁸는 설문조사가 있다. 이는 오히려 RA 시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책·규제의 차이가 있으나, 미국의 경우 2011년 퇴직연금(미국 퇴직연금제도 401(k)) 수탁자 범위에 컴퓨터 모형을 이용한 투자 자문이 포함되면서 로부스트웰스(Robustwealth), 블룸(Bloom) 등을 중심으로 퇴직연금을 서비스에 포함시켜 제공 범위를 확대시켰다. (2016년 2월 말 기준, 고객 76% 이상 젊은 소액투자자, 계좌 별 평균 투자금 약 9만 달러(퇴직연금 포함)) 이에 미국의 RA 시장⁹은 크게 성장하였다.
아직 국내 정책·규제 개선에 대한 거시환경 영향이 있으나 약 300조 원에 달하는 국내 연금 시장의 공략 가능한 범위와 기회에 따라 웰스테크(wealth-tech) 분야 성장 잠재력은 높다고 할 수 있다. 퇴직연금의 경우 아직 국내에서 일임 서비스를 제도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관계로 제한적인 영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 가능하나 규제가 개선될 경우 미국의 RA 시장처럼 연금 시장 개척을 통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판단된다.
⁸ 2021년 7월 한국경제신문이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30~50대 직장인 1,000명 대상으로 ‘퇴직연금 인식 설문조사’
⁹ 스태티스타(Statista) 보고서, 2016년 1,261억 달러 → 2023년 2조 5,523억 달러로 성장 예상, 이용자 2016년 570만 명 → 2021년 9,540만 명
물론 은행·증권사가 더 유리하다고 보는 의견도 많다. 특히 은행들은 웰스테크 스타트업과 기존 빅테크(핀테크)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후발주자들이 쉽게 얻을 수 없는 브랜드 가치, 자본력, 대규모 고객군을 확보한 상태로 실질적으로는 유리한 조건을 가진 상황이다.
2021년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경우,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을 선보여 2달 만에 15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반면 당시 미국 내 3대 RA 업체인 ‘베터먼트(Betterment)’, ‘웰스프런트(Wealthfront)’, ‘퍼스널캐피털(Personal Capital)’의 당시 고객은 100만 명을 조금 넘어서는 것을 감안하면 은행이 가진 본연의 힘을 보여준 셈이다. ‘BoA’는 단순히 자동화된 투자가 아닌 디지털 금융 플랜 제공을 제대로 차별화한 결과라고 하지만, 업계 글로벌 전문가들은 ‘BoA'처럼 넓은 고객층과 금융 인프라, 자본력이 막강한 전통 은행들이 웰스테크 스타트업보다 유리한 조건을 지닌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설익은 국내 디지털 서비스를 접하면서 자산관리의 디지털화에 있어서 빅테크 및 월스테크 스타트업이 월등히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