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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창업가들은 어떻게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했을까요? 창업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Day 0로 돌아가, “처음”에 어떤 시행착오를 거쳐 고객에게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는지를 배웁니다.

강원도 산골, 양봉하는 40대와 50대 부부가 1천억 원 가치 이상의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었다면? 이 믿기 어려운 스토리는 우리가 H&B 스토어나 마트에 가면 꼭 만나게 브랜드, “버츠비”의 이야기입니다.

버츠비의 공동 창업자 록산 큄비는 30대 중반 미국 동북쪽 끝에 있는 메인 주에서 벌꿀을 팔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싱글맘으로서 아이 둘을 키우기위한 생계형 창업이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벌꿀 판매는 밀랍을 활용한 왁스, 양초 판매로 확장되었고, 립밤과 화장품 브랜드로 이어져 1조원이라는 큰 금액에 브랜드를 매각할 수 있었죠. 오늘은 우리가 매일 바르는 립밤의 가장 유명한 브랜드 버츠비(Burt’s Bee)의 창업자 록산 큄비(Roxanne Quimby)의 Day 0, 1984년으로 돌아갑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요약
1. 세상에 한 방은 없다. GTTT(Good Things Take Time).
2. 유행을 따르지 않는 것이 브랜드의 시작
3. 첫 시작이 반드시 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1. 세상에 한 방은 없다. GTTT(Good Things Take Time).

버츠비의 공동 창업자 록산 큄비(Roxanne Quimby)는 일반 사람의 시선에서 보기에는 매우 특이한 삶을 살았습니다. 20대의 큄비는 자유로운 삶을 위해 남자친구 조지와 3,000달러라는 적은 돈으로 미국의 메인주에 전기도 없이 오두막을 짓고 함께 살았습니다.

그리고 약 8년 간의 결혼 생활 후 헤어졌습니다. 버트 샤비츠(Burt Shavitz)와 만났을 당시 록산 큄비는 6살 아이 둘을 키우고 있던 싱글맘이었죠.

그녀는 버트와의 만남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 듭니다. 그 당시 버트는 양봉에서 얻은 꿀을 판매하는 것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큄비는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돈이 필요했고, 당시 일하던 웨이트리스보다 버트와 함께 꿀을 파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큄비는 꿀을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고, 그것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죠. 

아이디어는 단순했습니다. “꿀을 그냥 팔면 비싸게 받을 수 없으니, 선물용으로 만들어보자!” 꿀을 곰 모양의 통에 담아 선물처럼 만들면 그 전보다 적은 용량으로 더 비싸게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그렇게 처음에는 꿀을 팔았고, 그 다음으로는 '밀랍'을 이용한 양초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밀랍을 이용한 부츠용 왁스를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화장품 버츠비가 시작한 것은 1991년. 처음 꿀과 밀랍을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기 시작한 지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다음이었습니다.

“비타민 E와 페퍼민트 오일 같은 몇 가지 첨가물을 더 넣었을 뿐인데 사람들은 가구나 신발용 제품보다 피부와 입술, 얼굴용 제품을 사는 데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부츠용 왁스를 만드는 것과 립밤이나 로션을 만드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조금 더 확장성이 좋은 화장품으로의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첫 제품인 립밤을 출시하고 나서도 우리가 잘 아는 버츠비의 로션, 오일 등 다른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는 처음 창업을 할 때, “3년 안에 이런 성공을 만들고야 말거야”와 같은 목표를 세우기도 합니다.

물론 일부 특이한 성공 사례의 경우에는 2-3년 이내에 빠르게 성공을 거두기도 해서, 누구나 달성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현실은 다르죠.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만약 큄비가 처음부터 화장품을 하겠다고 했으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양초와 왁스 공장을 운영했기 때문에, 밀랍을 더 잘 다룰 수 있게 되었고, 그 기술로 인해 화장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세울 수 있었죠.

좋은 것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Good Things Take Time). 우리는 그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계속 할 수 있어야 합니다.

📒memo: 우연히 이번 주에 스트롱 벤처스 배기홍 파트너의 글을 읽었습니다. 한 방은 없고, 뭔가를 만드는 것에는 필연적으로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대기업과의 협업, 한 번 터지는 마케팅 캠페인, 기능 1개 개선으로 엄청나게 개선되는 유저 리텐션. 우리는 그런 것을 찾고 있지만 그런 한 방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2. 유행을 따르지 않는 것이 브랜드의 시작

록산 큄비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었고, 모든 제품은 당시의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신 만의 독창성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양초 제품입니다. 그녀는 당시 양초들이 너무 천편일률적이었다고 말합니다. 그저 그런 양초를 만드는 대신 새로운 모양의 귀여운 양초를 만들었습니다. 아래의 사진과 같이 곰모양의 양초, 과일과 채소 모양의 양초가 그것이죠.

1989년 출시한 이 제품으로 연 1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합니다. 당시 유명한 부티크 상점 중 하나였던 뉴욕의 조나(Zona)가 무역 박람회에서 양초 주문을 한 것이죠.

그 주문으로 인해 작은 테디베어 양초는 유명해졌고, 다른 부티크에도 이 제품을 팔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죠.

처음 립밤을 출시하는 당시에도 일반적인 립밤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당시 일반적인 화장품 브랜드와는 다르게, 벌 그림과 창업자 버트의 초상화를 쓰기로 결정합니다. 그녀는 당시 결정에 대해서 이렇게 회고합니다.

“한 편으로 다른 뷰티 제품들과 같은 브랜드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중략) 저는 주류 화장품과 뷰티 제품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이미지에 결코 부합할 수 없는 여성으로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러한 차별화된 행동은 향후 버츠비가 더 공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당시만 해도 친환경 화장품, 비건 화장품과 같은 자연 성분을 강조하는 브랜드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죠.

버츠비는 천연 성분, 친환경, 자연 주의와 같은, 현재 사람들이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요인들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랬기에 더 오랫동안 좋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memo: 얼핏 봤을 때, 남자들의 구두 왁스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디자인입니다. 역설적으로 이런 제품의 패키지와 브랜드 가치는 다른 화장품 브랜드와 완전히 차별화된 인지를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첫 출시한 지 30년이 넘은 브랜드임에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이죠.

3. 첫 시작이 반드시 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큄비는 자신의 성공을 “브랜드는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일을 하다 보니, 그냥 그렇게 되었다.”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버츠비의 립밤 제품을 처음 출시했을 때에도 지금과 같이 브랜드가 커질 수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이죠.

큄비는 2004년 투자회사 AEA인베스터즈사에 지분 80%를 1억7300만 달러(약 2100억원)에 넘겼습니다.

3년 뒤엔 미국 생활용품 제조업체 클로락스(Clorox)가 투자회사 지분과 큄비가 가진 20% 지분을 모두 사들였습니다. 당시 인수 금액은 1조원이 넘고요.

그녀의 첫 시작은 미약했을 지 모르지만, 중요한 비즈니스 의사결정의 기로에서 좋은 결정을 했고, 그 결정들이 쌓여 조 단위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성공에 운이 어느 정도 작용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물론 열심히 노력해야 하지만, 이 모험의 운명이었던 몇 가지 중요한 사건들을 돌이켜보면 운이나 신의 개입 없이는 절대 해낼 수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적시에 적절한 사람들이 저를 찾아왔어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memo: 그녀는 자신이 얻은 수익을 자신이 출발한 메인 주의 땅을 사 모으는데 사용합니다. 그리고, 수 천 에이커의 땅을 국가에 기부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자신의 자녀인 루카스, 한나와 함께 가족 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14살짜리 회계사와 함께 일했죠.” - 록산 큄비

뉴스레터에 소개되지 않은 더 많은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전문을 읽고 난 후, 아래 질문에 고민해보시면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거예요.

❓ 때로는 ‘처음 만들고자 했던 것’에 매몰되어, 빠르게 피봇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나는 매몰되지 않고 의사결정을 잘 할 수 있을까?

❓ 세상에 한 방은 없다. 열심히 쌓고 쌓아서 만든 결과물이다. 나는 지금 이 말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나?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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