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셋 #기타
하나밖에 모르는 바보의 삶

평생 이어질 기분을 위해 삶을 바치는 사람들


 

단 하나밖에 모르는 바보

세상에 단 하나의 목표만 갖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아니, 이 사람이 한 명이 아니라 무려 20명이나 되고, 평균 연봉은 100억 원에 달한다면요?

이 사람들은 바로 ”포뮬러 원 드라이버“입니다. 평생의 소원이 그저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인 사람들이죠. 레이스마다 승리를 의미하는 체커 플래그를 받은 드라이버는 그야말로 ‘포효’합니다. 그 에너지가 스크린 너머에서도 느껴질 정도인데, 본인은 얼마나 큰 감동을 느낄지 상상도 안 가네요.(얼마나 대단하면 ‘포효’라고 하는지 궁금하시다면 2분 짜리 영상을 보시고 오세요.)

4975.webp▲단 20명의 포물러 원 드라이버

포뮬러 원은 F1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의 모터스포츠입니다. 매년 페라리, 맥라렌, 애스턴 마틴 등 슈퍼카 제조사뿐만 메르세데스 벤츠, 알파 로메오, 알핀 같은 양산 차 제조사 그리고 다양한 구성의 10개 팀이 각각 2명의 드라이버와 함께 우승을 위해 경쟁합니다. 드라이버 챔피언은 모든 F1 드라이버의 꿈이자, 지구에서 운전을 가장 잘하는 이 20명만이 도전할 수 있는 특별한 목표입니다.

꿈, 실력, 돈 그리고 기량 유지까지

꿈이 있다고 모두가 F1 드라이버가 되어 목표를 이루는 건 아닙니다. 카트부터 F4, F3 등 상위 리그 승격을 위한 실력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으로 F1 선수가 되는데 약 100억 원이 소요되기에 스폰서를 구하거나 쥬니어 레이서 프로그램에 선발돼야 하거든요. F1 선수가 된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기량을 유지하지 못하면 시즌 중에도 바로 퇴출당하는 냉정한 스포츠이기 때문이죠.

FUQYh4UX0AA0xNk.jpg▲F1 전설인 마이클 슈마허 아들로, 데뷔부터 주목 받던 신인 믹 슈마허. 결국 차만 뿌셔 먹다 두 시즌만에 퇴출

최고 속도 350km로 달리는 F1 경주차의 콕핏[1]엔 항상 열기가 가득합니다. 그래서 레이스 이후 드라이버의 몸무게는 3kg씩 빠지고, 코너를 돌 때마다 체중의 3~4배에 이르는 중력가속도를 온몸으로 버텨야 하기에 F1 선수에게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됩니다. 기량관리가 안 되면 평생을 바쳐 일궈온 꿈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리기에 철저한 자기관리와 금욕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1]전투기처럼 운전석에 ‘콕핏’이라는 단어를 쓰고, 드라이버를 ‘파일럿’이라고도 부릅니다.

평생 이어질 기분

무라카미 류의 수필집 “남자는 쇼핑을 좋아해”를 보면 그가 ”평생 이어질 기분“을 주제로 F1 드라이버를 인터뷰한 내용이 있습니다. 드라이버 챔피언만 추구하는 삶이 지루하거나 고통스럽지 않냐는 물음에 F1 선수가 이렇게 답합니다.

“저도 이성 놀고 싶고, 그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압니다. 좋아하는 여자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건 정 말 신나는 일입니다. 다만 그 좋은 기분이 얼마나 길게 이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잠시 계속되겠지만 며칠, 몇 개월, 몇 년이나 이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5299083_HiRes.jpg▲첫 우승의 감격. 평생 이어질 기분 그 자체.

"레이스에서 멋진 기록을 내면 정말 하늘을 날 것 같습니다. 그럴 때면, 만약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면 어떤 기분일까.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상상해봅니다. 데이트를 하고 인생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그런 일보다는 달성하기만 하면 기쁨과 좋은 기분이 평생 이어질 것 같은 뭔가를 해내고 싶습니다. 저는 그걸 F1으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자와 놀고 데이트할 시간이 없는 것을 전혀 고통으로 여기지 않아요."

달성하기만 하면 기쁨과 좋은 기분이 평생 이어질 것 같은 무언가가 내게 있었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입니다. 평생 이어질 기분을 경험한 순간, 있으신가요? 저는 학부 시절 내내 축구부 활동을 했는데, 체육대회에서 골을 넣은 순간 느껴지던 카타르시스가 저 기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고 짐작해봅니다. 혹은 스카이다이빙 자격증을 따기로 결심하고 처음으로 혼자 10,000 피트 상공의 비행기에서 뛰어내렸을 때의 기분(당혹감 40% + 스릴감 60%)과도 비슷한 것 같네요.

img_20211201110049_5ci51kqz.webp▲평생 이어질 기분은 뭐 마약의 2배 정도 되려나요?

업무적 성과를 내서 인정받을 때나, 공동창업한 회사가 투자를 유치했을 때도 저렇게 기쁘진 않았던 거 같아요(오히려 힘들었지..). 하지만 지금처럼 생각을 정리해 쓴 글이 꽤 맘에 들고, 읽어주시는 분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을 때는 “평생 이어질 기분”이라고 할 만큼의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평생 이어질 기분“을 위해 열심히 읽고, 생각을 정리한 글을 쓰고, 다양한 환경에서 스스로를 탐구해나가야겠습니다. 이 긁을 읽으신 분들 모두가, 자신만의 "평생 이어질 기분"을 찾길 바라며,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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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평생 이어질 기분'이라는 표현이 와닿네요. 영화 <러시>를 봤던 기억도 떠오르고요. 불가능해 보이는 무언가 해내는 자체는 앞으로도 강력한 서사로 대우받을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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