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커리어 #기타
3년차 브랜드 마케터가 알아낸 내 포트폴리오의 단점

 

안녕하세요. 브랜드 마케터이자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는 현요아입니다. 직장에서 저는 마케터라는 짧은 이름으로 저를 표현하지만, 회사 밖에서는 더욱 다양하게 소개해요. 간결하고 창의적인 카피를 쓰는 카피라이터가 되기도 하고, 세 권의 수필집을 낸 에세이스트로, 동화와 소설로 등단한 작가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틈틈이 강의를 맡거나 기고를 하기도 해서 칼럼니스트나 강사로 불리기도 해요.

이렇게 다채로운 이름으로 저를 소개할 수 있다보니 저의 포트폴리오는 풍성하기보다는 그야말로 온갖 재료를 한데 섞은 어지러운 것이 되고 말았어요. 글쓰기도 잘하고, 콘텐츠도 잘 만들고, 말도 잘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그중 가장 큰 강점은 뭐예요?’라는 질문이나 ‘그래서 한 줄로 설명하면 뭐예요?’라는 질문을 들으면 막막했어요.

회사를 다니고 회사 밖에서 책을 내고 강의를 하면서 자연스레 포트폴리오는 두툼해졌고, 늘어나는 장표를 보며 저는 커리어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보는 다른 사람들은 포트폴리오만 봤을 때 그런 느낌을 찾을 수 없다고 했어요. 애초에 오십 장 넘는 포트폴리오를 샅샅이 뜯어보는 사람도 없었고요.

 

분량이 전부가 아니다

 

리뉴얼 전

리뉴얼 전 포트폴리오는 세세한 게 많았어요. 한 기업의 대표 마케터로서 대학생 그룹을 코칭하는 멘토 역할을 맡았다면, 어떻게 공지를 했고 행사를 했다면 코로나 시기에 어떻게 방역 지침을 준수하려 애썼는지 모두 적었어요. 자연스레 브랜드 마케터로 임했던 프로젝트는 후순위로 미뤄졌죠.

잡지사에 다니던 시절에는 기획 기사나 개인 코너를 운영하며 개인 기사를 썼는데, 어떤 기사를 어떻게 썼는지 과정을 공유하기 위해 기획안을 적었어요. 그러다보니 어떤 기획 능력을 가졌거나 자료 조사 능력을 지녔는지는 쉽게 유추할 수 있었지만, 리뉴얼을 하면서 대폭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떤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또는 ‘그 콘텐츠는 몇 명에게 알려졌는데?’를 중점으로 얘기하면 이제껏 만든 다양한 콘텐츠의 주요 요소를 일목요연하게 나타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리뉴얼 후

 

훨씬 깔끔하게 어떤 기사를 적었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했어요. 그리고 대표 콘텐츠의 제목을 적거나 클릭 시 콘텐츠로 이동하는 링크를 넣어 바로 완성된 콘텐츠를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브랜드 마케터의 자아

 

리뉴얼 전

 

이전 포트폴리오에는 스피치 대회를 출전하고 강의 자료를 만들어 발표하는 강사로서의 자아를 녹였어요. 공모전에 붙거나 공공기관에서 강의한 경력으로 의사소통을 잘 한다는 인식을 담으려 했어요. 강의를 여러 번 했으니 강사와 관련된 장표가 여럿이었어요. 언뜻 보면 출강을 위한 강사의 포트폴리오인지, 기업에서 일하는 브랜드 마케터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강사 자료를 확 줄이고, 그대신 어떤 강의를 했는지 포트폴리오 앞쪽에 강의를 했던 기관이나 스피치 상을 받았던 일을 적었죠.

 

리뉴얼 후

 

단순히 수상 이력이나 활동 내역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간을 오래 두고 임했거나 더욱 길게 공을 들인 대표적인 활동에는 밑줄을 그었어요. 청소년 소설과 동화로도 등단한 이력이 있지만 과감히 빼기도 했습니다. 이 포트폴리오는 브랜드 마케터의 자아를 지닌 저의 활동이지, 전업 작가가 되기 위한 과정이나 책을 내기 위해 저를 어필하는 포트폴리오가 아니니까요.

 

디자인도 무시할 수 없다

 

리뉴얼 전

 

이전 포트폴리오는 그린 컬러를 중점으로 제작했어요. 어두운 진녹색이 아닌 초록색 컬러이다보니 가독성이 높지 않았고, 한 프로젝트를 소개할 때마다 카드뉴스 제작기를 뜬금 없이 대표 이미지로 설정해두거나 제가 제작하지 않은 대표 홈페이지를 넣다보니 어떤 게 읽는 사람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제가 관여했는지 알기 어려웠죠.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그린을 짙은 블루 컬러로 바꿨어요. 또, 한 프로젝트의 대표 홈페이지보다 포스터 이미지나 제가 참여한 슬로건이 섞인 키비주얼 이미지를 배치했어요.

 

리뉴얼 후

 

더불어, 아래에 어떤 일을 했는지 목차를 추가했어요. 네이버 메인 아티클로 프로젝트를 홍보했고, 제주 주요 언론과 소통했고, 카드뉴스 제작 및 메타 광고를 집행했고, 기자 간담회를 총괄했다는 사실을 굳이 다음 장을 펼치지 않고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리스트로 적었어요.

디자인이라고 하면 표지도 빠질 수 없겠죠. 이전에는 이모지를 중점으로 텍스트를 꽉꽉 채웠다면, 리뉴얼을 하면서는 제가 지닌 브랜드 마케터로서의 가치관을 담았어요. 그리고 이전에는 ‘브랜딩 콘텐츠 마케터’와 ‘에디터’와 ‘카피라이터’를 모두 포기할 수 없었다면, 이번에는 다른 포트폴리오를 만들지언정 하나에만 주목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브랜딩 콘텐츠 마케터로만 집중했습니다.

 

리뉴얼 전

 

미모지 대신 더욱 높은 신뢰도를 위해 과감하게 프로필 사진을 크게 넣었고, 질감을 추가하며 디자인도 신경 썼어요. 그리고 다룰 수 있는 툴과 경력의 숫자와 제목의 크기를 다르게 해서 강조할 텍스트만 강조했죠.

 

리뉴얼 후
리뉴얼 후

 

소개팅 말고, 강연처럼

 

리뉴얼 전의 마지막 피피티는 뜬금 없지만 이제까지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고 영화를 봤는지였어요. 인풋이 많이 들어가야 아웃풋이 그만큼 나온다는 말을 어디서 들어서였는데요. 따라서 대학생 때 출판사에서 활동한 독서 모임도 포트폴리오에 넣었죠. 이제 와서 다시 보니 그것보다 제가 창작한 대표 콘텐츠 세 개를 넣는 게 저의 능력을 더 자세히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리뉴얼 전

 

그건 사람과 사람이 사적인 얘기를 나누는 소개팅이 아니라, 대중을 상대로 하는 연설이나 강연 느낌으로 바꾸는 것과 비슷했어요. 우선 서류 전형에서 판가름되는 건 제가 어떤 책을 인상 깊게 읽었는지보다 브랜딩 콘텐츠 마케터로서 어떤 콘텐츠를 제작했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을 거라고 예상했거든요.

 

리뉴얼 후

 

이렇게 3년차 브랜드 마케터가 올해 포트폴리오를 갱신하며 느낀 지점과 반성한 것, 수정한 것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존경하는 리더 분께서 했던 말이 인상 깊어요.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무언가 잘 되고 있는 것 같을 때, 인정 받고 있는 것 같을 때, 그럴 때 이직 준비를 하면 좋다.”라는 말을요. 포트폴리오라는 무기를 지니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마케터로서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해서 밤을 새우며 준비했습니다. 포트폴리오가 늘어도 저번처럼 오십 장은 넘기지 않으려 해요.

이상 저의 인사이트를 적어봤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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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요아 똑똑한개발자 · 콘텐츠 마케터

이상과 가까운 마케팅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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