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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관리회사와의 라이선스, 계열 법인까지 정의해야 한다 - SK하이닉스와 롱혼 두 번째 IP 분쟁

 

2026년 10월 8일 SK하이닉스와 미국법인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특허 8건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확인과 그중 7건이 무효라는 확인을 구하는 소(확인소송)를 냈다(사건번호 3:26-cv-11609). 상대는 텍사스의 특허관리회사 롱혼 IP(Longhorn IP)와 그 계열 법인 마고 바르카 IP(Mago Barca IP)다. 같은 날 마고 바르카 IP는 8건 가운데 5건으로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침해소송을 냈다(2:26-cv-00916). 두 사건 모두 소장이 접수된 단계이고 법원의 판단은 나오지 않았다. 아래에서 소장을 근거로 적은 내용은 SK하이닉스의 주장이다.

SK하이닉스와 롱혼 IP 계열 법인의 분쟁은 이번이 두 번째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롱혼 IP에게서 계열 법인 트렌천트 블레이드(Trenchant Blade Technologies)의 특허에 관한 서신을 받았다. 2022년 7월에는 롱혼 IP, 트렌천트 블레이드, 하밀카르 바르카(Hamilcar Barca IP)를 상대로 확인소송(5:22-cv-03915)을 냈고, 그해 10월 트렌천트 블레이드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소장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하밀카르 바르카와도 라이선스를 맺었다. 이번에 권리를 주장한 마고 바르카 IP는 롱혼 IP가 라이선스 협상을 맡는 새 법인이고, 특허도 다르다. 특허관리회사와 라이선스를 맺은 기업이 다시 분쟁을 겪은 이 사건은 라이선스가 누구에게까지 미치는지를 묻는다.

 

 

특허관리회사는 특허 묶음마다 법인을 따로 둔다

롱혼 IP는 특허 묶음을 계열 법인 이름으로 보유하고, 그 라이선스 협상을 맡는 구조로 운영된다. 롱혼 IP는 트렌천트 블레이드와 마고 바르카 IP에 관해 서비스 계약 관계라고 밝혔다. 홈페이지에 올린 포트폴리오 법인은 20곳이 넘는다.

이번 8건도 이런 경로로 들어왔다. 8건은 모두 대만의 파운드리 TSMC가 출원한 특허다. 대부분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TSV(실리콘 관통 전극), 칩 적층, 패키지 공정에 관한 것이고, 1건은 트랜지스터 접점 공정에 관한 것이다. TSMC는 2019년 롱혼 IP의 계열 법인 카타나(Katana Silicon Technologies)에게서 침해소송을 당한 뒤 2020년 롱혼 IP와 협력 계약을 맺었고, 그 직후 특허 5건을 트렌천트 블레이드에 넘겼다. 2025년 3월에는 다른 특허들이 마고 바르카 IP로 넘어갔고, 이번 8건은 그 일부다. TSMC는 이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이 두 번째 양도에서 법인이 바뀐 점을 문제 삼는다. 소장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추정에 근거한 주장(on information and belief)으로 다음과 같이 적는다. 2025년 양도는 2024년 11월 갱신된 협력 계약에 따른 것이다. 롱혼 IP 쪽은 메모리와 반도체 제조 관련 TSMC 특허를 이미 보유한 트렌천트 블레이드에 특허를 넘기지 않고, 2025년 1월 마고 바르카 IP를 새로 세웠다. 그 목적은 2022년 라이선스를 피해 SK하이닉스에 특허를 주장하는 데 있었다.

 

 

같은 다툼을 삼성전자와 TSMC도 겪었다

삼성전자도 2020년 비슷한 구조를 다퉜다. 삼성전자는 트렌천트 블레이드와 롱혼 IP를 상대로 확인소송(3:20-cv-08205)을 냈다. 소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9년 7월 카타나와 합의하면서, 롱혼 IP가 장래 취득하는 일정 범위의 지식재산에 관한 부제소 약정(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런데 롱혼 IP 쪽은 트렌천트 블레이드가 롱혼 IP의 자회사가 아니라 서비스 계약을 맺은 회사라며, 약정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특허를 새 법인에 넘긴 목적이 약정을 피하는 데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비침해 확인과 함께, 약정이 피고들과 사실상 같은 주체들을 구속하므로 특허를 삼성전자에 행사할 수 없다는 확인을 구했다. 이 쟁점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확인되지 않는다.

TSMC도 롱혼 IP와 다퉜다. 2020년 협력 계약에는 소송 유예 조항이 있었다. 유예 기간 동안 양측과 그 계열사가 롱혼 IP 쪽 특허 및 TSMC의 기술, 서비스와 관련해 소송 등 절차(proceedings)나 권리 주장(assertions)을 개시하지 않기로 한 조항이다. 유예 기간은 2023년 3월 13일까지였고, 조건이 충족되면 2025년 3월 13일까지 늘어난다.

법원 결정문이 정리한 TSMC의 주장에 따르면, 롱혼 IP는 계열 법인 하밀카르 바르카를 통해 미디어텍의 특허를 사들였다. 2023년 4월에는 롱혼 IP 대표가 롱혼 IP와 하밀카르 바르카를 대리해 TSMC에 서신을 보냈다. 그 특허 3건의 침해 가능성을 알리고, 비밀유지계약을 조건으로 클레임 차트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었다. TSMC는 분담금에 합의해 라이선스를 받을 권리가 생겼는데도 받지 못했고, 이 서신이 유예 조항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TSMC v. Longhorn IP, 5:23-cv-04265). 롱혼 IP 쪽은 분담금 합의가 성립하지 않았고, 서신은 금지된 권리 주장이 아니라 비공개 통지라고 맞섰다. 법원은 2024년 6월 기각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ssertions'의 의미가 모호해 기각 단계에서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였고, 위반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양측은 그해 11월 계약을 갱신했다. 계열사를 묶는 조항이 있어도, 무엇이 금지되는 행위인지가 다시 다툼이 된 것이다.

세 사건의 배경에는 같은 문제가 있다. 라이선스나 부제소 약정을 맺은 법인과 특허를 들고 온 법인이 다를 때, 앞선 약속이 새 법인과 새 특허에도 미치는가 하는 점이다. 다만 이번 SK하이닉스의 소장에는 2022년 라이선스가 8건에 미친다는 청구가 없다. 롱혼 IP와 마고 바르카 IP가 사실상 하나의 주체(alter ego)라는 주장은 캘리포니아 법원의 재판권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쓰였다. 청구는 특허별 비침해와 무효의 확인이다. 앞선 계약이 새 법인을 묶지 못할 경우, 라이선스를 맺은 기업도 특허 하나하나를 다시 다퉈야 한다.

 

 

상대방과 대상 특허를 관리 구조 단위로 정해야 한다

특허관리회사와 라이선스나 합의를 맺는 기업이 계약서에서 볼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상대방의 범위다. 서명한 법인만 당사자로 적으면 같은 관리회사가 맡는 다른 법인과 계약 뒤에 세워지는 법인은 빠질 수 있다. 계열사의 정의에는 지분 관계로 묶인 법인만이 아니라 다음 법인도 넣는다. 관리 계약이나 서비스 계약으로 묶인 법인, 관리회사가 라이선스나 권리행사를 대행하는 법인, 계약 뒤에 세워지는 법인이다. 관리회사 자신을 당사자로 세워 계열 법인의 약정 준수를 보증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둘째, 대상 특허의 범위다. 계약 시점의 특허 목록만 대상으로 삼으면, 관리회사가 그 뒤 새 법인에 담아 들여오는 특허는 계약 밖에 남는다. 상대방과 그 계열사가 보유하거나 라이선스, 권리행사를 관리할 수 있는 특허를 대상으로 정한다. 계약 뒤 일정 기간 안에 새로 취득하는 특허까지 부제소 약정에 넣을지, 그 기간을 몇 년으로 둘지가 협상 사항이다.

셋째, 금지되는 행위와 특허가 넘어갈 때의 효력이다. 부제소 약정이 소송만 막는지, 경고장이나 라이선스 제안 서신 같은 권리 주장까지 막는지를 문언으로 정한다. 대상 특허를 넘길 때는 라이선스와 부제소 약정이 양수인에게 승계되도록 하는 조항을 둔다. 계약 뒤에는 관리회사 계열 법인의 특허 양도 기록을 지켜본다. 이번 특허들이 마고 바르카 IP로 넘어간 날부터 SK하이닉스가 첫 서신을 받기까지는 석 달이 걸리지 않았다.

라이선스는 법인과 맺지만, 특허는 법인을 바꿔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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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정태균 파트너변리사는 BLT 전략본부장으로 스타트업들의 IP전략, BM전략, 시장진출(GTM)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011년 48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현재 여러 분야의 스타트업의 IP(특허, 상표, 디자인)업무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 참여하여 성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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