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마인드셋
게으른 파운더가 A급 실무자보다 사업을 더 잘한다.

게으른 파운더가 A급 실무자보다 사업을 더 잘한다.

 

· 기술자 모드에 갇히는 파운더.

 

24년 500의 팔로알토 Founder Retreat을 맡던 중이었다. 파운더, 정부 및 재단 담당자들, 500 US와 코리아 팀까지 수십여명, 그동안 내가 진행해온 Retreat 중엔 큰 규모에 속한 배치였다. 일당백하는 리더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기획하고 리드해야 했는데, 시작되면 변수가 쏟아지는 Retreat은 업무상 J성향이 되는 나에게 무지 힘이 들었다. 한번 내려놓기 시작하니 다음 날 내려놓아야 할게 더 많아졌다. 그럴때 마다 매우 아팠지만(?), 내려놓는게 더 쉬워지더라. 그렇게 2주 뒤 한국으로 돌아와 매일 가던 카페로 출근하다가, 빨간 신호등 앞에서 조급함을 버리기로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그 해 여름 우리 프로그램 팀은 단 3명이었고, Seed X4에 지원한 약 200여개 기업을 2주 동안 리뷰하고 인터뷰해야 했다.

 

게으른 파운더가 잘 한다는 표현은 특히 내가 보는 초기 팀들 기준으로는 맞는 경우가 많다. 똑똑한 창업자는 연 10억 언저리 까지는 마케팅 카피도 웬만한 외주보다 잘 쓰고, 엑셀도 더 실무적으로 다루고, 투자자와 고객 대응도 더 논리적으로 해내는데, 벤처화가 시작되는 구간부터 (팀원 수로는 20명쯤이 넘어가고, 연매출 20-30억을 넘는 구간) 이 슈퍼맨이 당황하기 시작하는거다. 하루는 24시간인데 투자라운드도, 전략도, 팀관리도 해야 한다.

 

이럴때 실무는? 그는 그럼에도 혼자 다 하길 원한다. 다른 팀원이 퀄리티를 타협하는 꼴을 견디기 힘드니까. 머릿속에서 “이 일을 이렇게 멀리 돌아가며 맡길바에 지금 내가 20분 투자해서 더 정확하게 깔끔하게 하자”가 매번 반복된다.

 

1️⃣ 기술자 모드에 갇히는 이유.

Gerber는 The E-Myth Revisited란 책에서 창업자가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하는데, 동의하는 바이다.

A. 시장을 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Entrepreneur

B.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Manager

C. 일을 직접 해내는 Technician

 

첫 고객 몇 곳까지는 C를 직접 해야만 한다. 근데 C에만 취중하면 안되는 상황은, 부지런하게 일한 당신이 벤처화해야 할때 반드시 찾아온다. 메이저 투자 라운드는 당신이 사이드로 병행해서 되지 않고, 5 figure에서 6 figure 어카운트를 클로징하는것은 당신이 개발을 병행하면서 될수 없다. 우리 사업의 넥스트를 그리는 일도, 때로는 수개월간 파운더 당신의 온전한 집중을 받아야 정착된다.

 

고로 C에 갇혀 있는 경우가 훨씬 더 큰 문제다. 직접 코드 짜고, 직접 영업하고, 직접 고객 대응하는등, 겉보기엔 열정적인 매일의 일상이, 자기 자신에게, 나아가 우리 사업에게 가장 큰 병목이 된다.

한 SaaS 창업자는 초기 고객 5곳을 모두 직접 홀로 잡았다. 첫 계약은 밤새 만든 PPT로, 두 번째는 지인 소개로, 세 번째는 콜드메일 300통으로. 세일즈 팀원은 이 과정에 개입된적이 없으니, 그 과정을 재현할수 없었고, N+1번째 고객부터 성장이 멈췄다.

 

내가 다시 안 해도 되게 만들어라.

 

2️⃣ 게으르면 위임을 배운다.

위임의 핵심은 ‘그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업무들’을 어떻게 빨리 돌아가게 하는지 터득하는건데, 그래야 파운더 본인이 잘할수 있는 업무에 집중할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스타트업에 들어온 야심 많은 팀원 그 누구도, 대표가 골조를 다 만들어낸 IR Deck의 그래픽 작업을 하길 원하지 않는다.

 

위임은 자세라기 보다는 연습이고 훈련이다. 파운더 재능의 에센스를 짜내서 팀원이 그대로 복붙 실행할수 있을 정도로 쉽게 만들려면 문서화, 이슈대응 프로토콜, 자동화가 필요한데, 이는 많고 꾸준한 시간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 팔로알토에서 매번 아팠지만 내려놓는게 더 쉬워졌던 것도 같은 이치였던거 같다.

 

하나씩 내려놔라.

 

3️⃣ 게으른 것과 현장에서 빠지는 건 다르다.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는 2005년, 이미 연매출 수조원대 회사를 만들고도 CEO 자리에 복귀해, 런던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 관리, 현장 M&A까지 직접 다 뛰어다녔다. 이는 위임하라는 얘기와 정반대처럼 들리는데, 게으른 파운더가 손을 떼는 건 반복 업무지 현장이 아니다. 내가 보는 Founder Mode는 자동화된 상태에서 대표가 언제든 실무로 투입되어 QA를 스스로 납득되는 수준으로 올려내는 사이클이며 시스템이지, 추상적인 마인드셋 같은게 아닌거다. 반복을 내려놓은 파운더가 붙어야 할 곳은

 

· 신규 고객 발굴, 기존 고객의 업셀링과 크로스셀링

· 투자자 핸들링

· 큰 고객사의 컴플레인, 핵심 팀원의 퇴사, 경쟁사 신규 기능 대응 같은 예외적인 일

이다.

스케일 단계부터는 이 중 예외 구간이 창업가 업무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게 정상이다. 반복도 쌓여야 넘길수 있는데, 나도 500에서 같은 형태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만 수십번 돌리며 지금의 Outsome이 나왔다.

 

반복은 넘기고, 예외에 붙어라.

 

창업자는 기본적으로 욕심이 많고 자아가 커서 감당하는게 버거운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보는데, 내려놓는다는건 결국 그 자아와 매일 싸우는 일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창업자는 그 누구보다, 매일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다.

 

아프더라도, 오늘 하나씩 내려놓자.

 

매출 연 10억 언저리, 혼자 다 해내던 방식이 막히기 시작하는 구간이 Technician 모드에 머무는 비용이 가장 커지는 때다. Founder Sprint에선 이 시기에 가설과 ICP, 미국 진출 방향을 4주 안에 다시 검증한다.

 

📢 [Outsome Founder Sprint 8기 모집]

8기 모집 중 (11/9-12/4, 마감 10/30)

지원: https://outsome.co/ap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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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Coulterville, Yosemite.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 대부분 스타트업은 성장 때문에 망하지 않는다. - https://lnkd.in/p/gzsjzE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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