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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AI 비서를 안드로이드 기본으로? EU가 연 틈, 스타트업에게 기회일까 리스크일까

스마트폰에서 “오케이 구글” 대신 내가 만든 AI를 바로 호출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 안드로이드 폰에서 앱을 직접 열지 않아도 AI를 호출하고, 다른 앱에서 작업을 수행하도록 요청하는 명령어는 ‘오케이 구글’이죠. 이런 운영체제 수준의 기능은 그동안 사실상 구글의 AI 서비스인 제미나이(Gemini)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 그런데 최근 EU가 구글에게 이 진입점을 개방하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AI 관련 핵심 기능을 제미나이뿐 아니라 일정 요건을 갖춘 제3자 AI 서비스에도 제공하도록 요구한 것입니다.
  • 같은 규제를 배경으로 애플은 EU에서 아이폰·아이패드용 새 Siri AI의 출시를 연기했습니다. 한쪽에서는 플랫폼 기능이 경쟁 서비스에 열리고, 다른 쪽에서는 새로운 기능의 지역별 출시가 늦어진 셈입니다.

 

AI 제품을 만들거나 EU 진출을 고민하는 창업자라면 이 변화는 단순한 규제 뉴스가 아닙니다. 새로운 유통·연동 경로가 될 수도 있고, 플랫폼 의존 리스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기회인지, 새로운 마찰인지 판단하려면 먼저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내 AI 비서를 안드로이드 기본으로? EU가 연 틈, 스타트업에게 기회일까 리스크일까

 

EU가 정확히 무엇을 결정했나요?

EU 집행위원회는 2026년 7월 16일,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에 따른 구글의 기존 상호운용성 의무를 구체화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사양 결정(specification decision)을 내렸습니다.

  • 새로운 의무를 갑자기 만든 것이라기보다, DMA상 이미 존재하던 의무를 구글이 어떻게 이행해야 하는지 정한 결정입니다.
    • DMA는 구글·애플처럼 소비자와 다른 서비스 사이의 관문 역할을 하는 대형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gatekeeper)로 규율하고, 일정한 경우 경쟁 서비스가 플랫폼 기능과 공정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요구합니다.
  • 핵심은 제3자 AI 서비스도 구글의 자체 AI 서비스와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이번 결정의 대상은 “오케이 구글”과 같은 음성 호출 기능 하나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 AI 서비스의 호출, 앱·기기의 맥락 정보 접근, 다른 앱과 운영체제에서의 작업 수행, 온디바이스 모델 활용, 백그라운드 실행 등 안드로이드의 AI 관련 핵심 기능 11개가 포함됩니다.
  • 같은 날 내려진 검색 데이터 공유 결정은 별도의 조치입니다. 구글은 일정 요건을 갖춘 검색엔진 제공자에게 검색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며,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AI 챗봇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 보도자료)

 

 

그럼, 모든 AI 서비스가 자동으로 안드로이드에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건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결정은 구글이 제3자 AI 서비스에 효과적인 상호운용성을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게 됐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 실제 이용 과정에서는 이용자의 동의가 필요하고, 앱 개발자가 자신의 앱 기능을 AI 서비스에 제공할지도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개인정보 보호, 보안, 기기 무결성 요건도 계속 적용됩니다.
  • 특히 스크린 자동화, 시스템 통합, 기기 내 앱 데이터에 대한 중앙 접근, 맥락 인식과 같은 민감한 기능에는 객관적이고 비차별적인 인증 요건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업적 제휴나 별도의 거래를 추가 조건으로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구글은 2027년 2월 1일까지 인증 프로그램 초안을, 2027년 5월 1일까지 최종 요건을 공개하고, 같은 날부터 인증 신청을 받을 예정입니다.

다만 폐쇄적인 플랫폼 제휴에만 의존하던 영역이 공개된 기준과 인증 절차에 따라 경쟁 서비스에도 열리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스타트업에게 이게 왜 큰 소식일까요?

'앱을 다운받을 수 있다'와 '운영체제의 핵심 기능에 접근할 수 있다'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음성으로 호출되지 않고, 화면과 앱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며, 다른 앱에서 작업할 수 없다면 사용자는 해당 AI를 스마트폰의 기본적인 보조자로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 이번 결정은 제3자 AI 서비스가 앱스토어에 등록되는 데 그치지 않고, 운영체제 수준에서 사용자를 만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 ChatGPT, Claude와 같은 기존 대형 AI 서비스뿐 아니라 일정 요건을 갖춘 AI 스타트업도 새로운 진입 경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수혜자는 AI 비서 사업자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 AI 비서가 사용하는 앱을 개발하는 회사는 새로운 사용자 유입과 발견 가능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메일, 메시지, 일정, 쇼핑, 모빌리티 앱의 AI 서비스와 연동되면 사용자가 앱을 직접 찾지 않아도 AI의 요청을 통해 해당 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은 다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1. 우리 제품은 AI 비서 자체인가, AI 비서가 사용하는 앱인가
  2. 운영체제 수준의 AI 연동이 제품 경쟁력에 얼마나 중요한가
  3. 플랫폼 기능을 확보하지 못해도 독자적인 사용자 유입 경로를 만들 수 있는가

 

 

애플은 정반대로 움직였다고요?

구글에 대한 7월 결정에 앞서, 애플은 2026년 6월 EU에서 새 Siri AI 기능의 출시를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 iOS 27과 iPadOS 27이 출시되더라도 EU 이용자는 새로운 Siri AI 기능을 사용할 수 없고, 현재 출시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 애플은 DMA에 따라 제3자 가상 비서가 사용자의 개인정보와 다른 앱에 폭넓게 접근하게 되면 보안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개인정보·보안 요건을 충족하는 상호운용성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고 포괄적인 면제를 요청했기 때문에 출시가 지연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 따라서 이를 “EU가 애플의 Siri AI 출시를 막았다”고 단순화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사업자 입장에서 결과는 분명합니다. 같은 DMA를 배경으로 안드로이드에서는 경쟁 서비스에 대한 플랫폼 기능 개방이 진행되고, iOS에서는 새로운 AI 기능의 EU 출시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규제는 플랫폼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도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가 특정 기능의 출시 시점과 제공 지역을 다시 설계하게 만드는 변수가 되기도 합니다.

 

 

한국 스타트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현재 공식 자료는 개발자의 국적이나 본사 소재지를 EU로 제한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국 스타트업이 원칙적으로 배제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한국 기업의 접근권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 접근 가능성은 향후 공개될 인증 요건, 제품의 기능 구조, 이용자 동의 체계, 개인정보와 보안 관리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다음 내용을 미리 정리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1. 우리 제품이 AI 비서 자체인지, AI 비서가 사용하는 앱인지
  2. AI가 우리 제품에서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은 무엇인지
  3. 음성 호출·맥락 정보·앱 제어가 제품에 어떤 가치를 더하는지
  4. 이용자 동의와 권한 관리를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
  5. 개인정보·보안·기기 무결성 요건을 어떻게 충족할 수 있는지

결국 필요한 것은 막연한 EU 진출 준비가 아닙니다. 우리 제품이 플랫폼의 어떤 기능에 의존하는지, 그 기능이 지역별로 달라져도 서비스가 작동하는지, AI 서비스와 연결될 때 새로운 유통 경로를 만들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일입니다.

 

 

기회일까요, 리스크일까요?

둘 다입니다. 그래서 우리 팀의 상황에 맞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 이번 EU 결정으로 구글의 자체 AI 서비스가 우위를 누리던 안드로이드의 운영체제 수준 기능에, 제3자 AI 서비스도 접근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습니다. AI 비서 자체를 만들거나 AI 비서가 호출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는 팀에는 새로운 유통·연동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 반대로 iOS의 Siri AI나 Apple Intelligence처럼 특정 플랫폼 기능을 제품의 전제로 삼고 있다면, EU에서의 출시 지연과 지역별 기능 차이가 새로운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 따라서 판단해야 할 것은 “규제가 좋은가, 나쁜가”가 아닙니다. 이러한 변화가 우리 팀의 프로덕트 구조와 시장 진출 계획에 어떻게 맞물리는가입니다.

 

최종 결정문과 주요 적용 대상은 이미 공개됐습니다.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구글의 실제 구현, 향후 공개될 인증 요건, 이용자와 앱 개발자의 동의 방식, 그리고 우리 제품이 해당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입니다.

규제의 변화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제품이 플랫폼에 기대고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아는 것입니다.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팀이라면 이번 변화를 단순한 규제 뉴스가 아니라, 제품 구조와 시장 진입 경로를 다시 점검하라는 신호로 읽어야 합니다.

 


 

📍 참고한 글

1차 자료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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