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무기레터 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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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이미지를 만들고, 영상을 만들고, 카피를 쓰고, 심지어 제품 기획까지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딸깍 한 번에 '그럴듯한' 문장도 나오고, 이미지도 나오고, 콘텐츠도 만들어집니다. 이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제품은 더 많아지고, 비슷한 콘텐츠도 더 많아지는데, 정작 오래 기억나는 브랜드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저는 CMTS 2026 세션에서 이 질문을 꺼냈습니다.
AI 시대에도 결국 선택되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클릭이 줄어들고, AI가 먼저 찾고, 정리하고, 추천하는 시대.
그 시대에 브랜드는 어떻게 살아남을까요?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브랜드의 ‘캐릭터’에서 찾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캐릭터는 꼭 '만화' 캐릭터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비주얼 캐릭터일 수도 있고,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일 수도 있고, 브랜드가 가진 말투와 태도일 수도 있습니다. 더 넓게 말하면 여기서의 브랜드 캐릭터란, 브랜드를 사람처럼 느끼게 만드는 고유한 존재감입니다.
AI가 많은 것을 만들 수 있는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더 사람처럼 느껴지는 브랜드를 더 잘 기억하고, 찾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다움을 만드는 가장 강력한 장치가 저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무기레터에서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브랜드가 되어 살아남는 법에 대해 꺼내봅니다.
1. 디즈니, 캐릭터로 비즈니스를 만들다
제가 디즈니에서 6년 동안 일하며 가까이에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캐릭터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는 것. 캐릭터는 브랜드를 비즈니스로 바꾸는 힘이라는 것이죠.
세계적으로 모두가 보고 즐기는 디즈니도 처음부터 지금 같은 거대한 브랜드는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작은 스튜디오였습니다. 애니메이션이 흥행하면 티켓 매출이 생기고, 그 돈으로 다시 다음 작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성공해도 계속 새로 만들어야 하는 구조, 콘텐츠 비즈니스가 가진 숙명이었죠.
그런데 이 판을 바꾼 사람이 있었습니다. 창업자 월트 디즈니는 알아도 이 사람은 모르실 텐데요, 지금의 디즈니 비즈니스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 바로 케이 카멘입니다.
그는 1932년 디즈니에 캐릭터 사업을 제안합니다. 당시에는 만화를 ‘보는 것’은 익숙했지만, 그 캐릭터를 실물 상품으로 산다는 개념은 낯설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IP 라이선싱 비즈니스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꺼낸 제품은 바로 미키마우스 시계였습니다. 1933년, 실업률이 30%가 넘어가며 대공황으로 미국 경제가 어려웠던 시기였죠. 인거솔-워터베리와 함께 미키마우스 시계를 출시했고, 업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습니다. 불황에,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 시계가 팔리겠냐는 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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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출시 첫날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1만 1천개가 팔렸고, 2년 안에 약 250만 개가 판매됩니다. 단순히 시계가 많이 팔린 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캐릭터가 화면 밖으로 나와 제품이 되고, 고객의 일상으로 들어가고, 다음 콘텐츠를 만들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덕분에 시계를 제작한 잉거솔이라는 파산 직전의 회사에서 수십배로 성장할 수 있었죠)
영화와 만화 콘텐츠가 결국 캐릭터로 남습니다. 캐릭터가 제품으로, 제품은 다시 고객의 일상으로 들어가고, 그 경험은 브랜드를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듭니다. 저는 이 부분이 오늘날 IP 비즈니스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즈니가 100년 넘게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콘텐츠를 만들고, 캐릭터를 키우고, 상품과 공간과 경험으로 확장하고, 다시 다음 콘텐츠를 만드는 구조. 캐릭터는 디즈니에게 장식이 아니라 100년의 지속가능한 모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디즈니만의 이야기일까요? 아닙니다.
제가 지금 시대의 사례들을 몇 가지 소개해드릴게요.
2. 캐릭터는 제품의 선택 이유가 됩니다
첫 번째 현재형 사례는 뽀로로 음료입니다.
뽀로로 음료는 2007년 출시 이후 20년 가까이 꾸준히 팔리며 해외 30개가 넘는 나라에 수출됐고, 누적 해외 판매량 7억 개를 넘긴 글로벌 효자 상품이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제품을 만든 곳이 캐릭터 회사가 아니라 팔도라는 점입니다.
만약 이 제품이 그냥 어린이 음료였다면 이 정도의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팔도 블루베리맛 음료’ ‘어린이를 위한 과일 음료’ 이런 이름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아이 입장에서는 다릅니다. 그냥 음료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뽀로로를 마시는 경험이 됩니다.
엄마 입장에서도 다릅니다. 아이가 먼저 집는 제품.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붙어 있어 선택하는 제품이 됩니다. 캐릭터는 제품의 기능 이전에 고객의 마음속 선택 이유가 됩니다. 이것이 캐릭터가 가진 힘입니다.
잘 만든 캐릭터 상품은 일회성 굿즈가 아니라 오랫동안 브랜드의 주력 비즈니스가 될 수 있습니다.
3. 캐릭터는 콘텐츠가 됩니다
두 번째 사례는 듀오링고입니다.
듀오링고에는 초록색 새 캐릭터, 듀오가 있습니다. 처음 보면 귀여운 마스코트처럼 보이지만, 듀오는 단순한 마스코트가 아닙니다.
듀오는 유저에게 계속 말을 겁니다. 공부하라고 푸시를 보냅니다. 학습을 하지 않으면 앱에 등장하는 표정이 바뀌며 섭섭해하고, 때로는 화난 듯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밈이 되고, 콘텐츠가 되고, 사람들의 대화 속으로 들어갑니다.
듀오는 이렇게 계속 살아 움직이며 브랜드의 목소리를 꺼냅니다. 브랜드가 고객에게 말을 거는 매개체가 되고, 콘텐츠를 만드는 소재가 되고, 팬들이 다시 이야기하게 만드는 소재가 됩니다.
2025년에는 ‘Death of Duo’ 같은 캠페인으로 엄청난 화제성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듀오링고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합쳐 2천2백만이 넘는 규모의 팔로워를 만들며 학습 앱을 하나의 팬덤 있는 브랜드처럼 키워가고 있습니다.
캐릭터는 광고에 한 번 등장하고 끝나는 장치가 아닙니다. 캐릭터는 브랜드를 계속 떠올리게 만드는 아이콘이자, 반복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엔진이 될 수 있습니다. 캐릭터가 있다면 브랜드는 그 캐릭터의 말투, 반응, 상황, 관계만으로 계속 이야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 야나두가 그걸 잘하고 있죠)
캐릭터는 콘텐츠가 계속 만들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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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람도 브랜드의 캐릭터가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사례는 민음사입니다.
민음사는 ‘책보다 재미있는 책 이야기’라는 메시지로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대단한 화제를 만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출판사 직원들이 직접 나와 책 이야기를 하고, 가방 언박싱을 하고, 올해의 책을 뽑고, 출판사 안팎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냈습니다.
그러다 하나둘 직원들의 매력이 발견됩니다. 말투, 취향, 리액션, 책을 대하는 태도, 서로 주고받는 대화. 그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되었고, 어느 순간 직원들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캐릭터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100만, 200만 조회수가 나오는 콘텐츠가 생기고, 팬이 생깁니다. 어느새 민음사 직원들이 방송과 다른 유튜브에도 출연하며 브랜드의 얼굴이 되었습니다. (출판사 파주아이돌로 유퀴즈에도 나오셨죠)
예전 같으면 생각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출판사의 직원이 브랜드를 대표하고, 브랜드를 말하고, 브랜드의 매력을 전달하는 캐릭터가 된 겁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 브랜드가 꼭 새로운 캐릭터를 꺼낼 필요는 없습니다. 대표도, 직원도, 창업자도, 막내도, 브랜드 안의 누군가가 캐릭터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이 브랜드의 태도와 세계를 얼마나 '매력적으로' 잘 보여주는가입니다. (구구절절하게 가르치는 것 말고요)
가장 놀라운 것은 그런 민음사의 팬덤이 고스란히 비즈니스 성과로도 이어졌다는 것이죠. 이렇게 직원이라는 캐릭터는 브랜드를 사람처럼 느끼게 만드는 고유한 존재감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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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왜 지금 캐릭터인가
예전에는 이런 조합이 중요했습니다.
기능, 가격, 광고, 할인. 이것들이 구매가치를 만들었습니다. 기능이 좋고, 가격이 좋고, 광고가 많이 보이고, 할인이 크면 고객이 움직였습니다.
지금도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 오래가기는 어렵습니다. 기능은 따라 잡히고, 가격은 더 싼 누군가가 나오고, 광고는 더 많이 쓰는 누군가가 나오고, 할인은 결국 더 큰 할인으로 대체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AI 시대가 오면서 제품과 콘텐츠의 평준화는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좋은 카피를 쓰는 일, 그럴듯한 이미지를 만드는 일, 브랜드 메시지를 정리하는 일. 이 모든 것이 예전보다 쉬워졌습니다.
그렇다면 오래가는 브랜드는 무엇으로 차이를 만들까요?
저는 구매가치를 넘어 '매력가치'가 중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매력가치란 기능 때문에만 사는 것이 아니라 좋아서 가까이 두고 싶고, 함께하고 싶고, 다시 떠올리고 싶게 만드는 가치입니다. 메시지, 가치, 콘텐츠, 말투, 태도, 세계관이 모여 만들어지는 힘이죠.
이 매력가치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치가 바로 브랜드의 '캐릭터'입니다.
사람은 결국 사람처럼 느껴지는 존재를 좋아합니다. 사람처럼 말하는 브랜드, 사람처럼 반응하는 브랜드, 사람처럼 기억되는 브랜드. AI가 비슷한 것들을 무한히 만들어내는 시대일수록 이런 사람다움은 더 강력한 차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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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우리 브랜드는 어떤 사람인가
그렇다면 브랜드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첫째, 브랜드의 캐릭터를 정의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우리 브랜드는 어떤 사람처럼 느껴져야 하는가? 귀여운가. 다정한가. 집요한가. 엉뚱한가. 유쾌한가. 전문적인가. 브랜드에게 캐릭터는 하나의 성격과 태도입니다. 비주얼 캐릭터를 만들든, 직원을 전면에 세우든, 대표가 직접 나서든, 먼저 이 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는 어떤 사람인가요?
둘째, 그 캐릭터를 반복해서 보여줄 콘텐츠를 설계해야 합니다.
캐릭터는 설정하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계속 꺼내져 살아 움직여야 합니다. 비주얼 캐릭터라면 숏폼, SNS, 이벤트, 굿즈, 콜라보에서 계속 등장해야 합니다. 사람 캐릭터라면 유튜브, 스레드, 뉴스레터, 인터뷰, 라이브 같은 접점에서 일관되게 보여야 합니다.
캐릭터는 브랜드의 반복되는 말투와 행동입니다.
셋째, 캐릭터를 비즈니스와 연결해야 합니다.
캐릭터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캐릭터가 고객의 기억을 만들고, 콘텐츠를 만들고, 팬을 만들고, 구매와 재방문과 확산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디즈니가 그랬고, 뽀로로 음료가 그랬고, 듀오링고와 민음사도 각자의 방식으로 그 길을 보여줬습니다. 캐릭터는 브랜드를 위한 장식품이 아닙니다.
잘 설계된 캐릭터는 선택되고 매출로 이어집니다.
초인의 생각
AI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카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영상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딸깍 한 번으로 만들기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그 브랜드만의 캐릭터가 담긴 존재감. 오랫동안 쌓인 태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투와 행동.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연결되어 만들어지는 팬의 마음. 그것은 한 번에 만들어지는 것 아니라 반복해서 보여주고, 고객과 만나고, 비즈니스로 연결하며 쌓아가는 과정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AI가 이것만은 만들 수 없습니다. 그것은 사람처럼 느껴지는 브랜드의 캐릭터입니다.
지금 우리 브랜드는 어떤 사람처럼 느껴지고 있나요? 그 답이 없다면 지금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를 콘텐츠로 키우고, 그걸 비즈니스와 연결해 보세요. AI 시대에도 선택되는 브랜드의 비밀은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무기, 캐릭터에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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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랩 X CMTS2026 컨퍼런스의 이야기를 꺼내옵니다.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브랜드의 캐릭터를 꺼내 생존해 가시길 바랄게요.
일과 브랜드의 성장 무기를 만드는 초인 마케팅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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