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랑받는 IT 프로덕트의 첫 스텝, 똑똑한개발자입니다 :)
올해 초, 저희는 기존 직무 구분을 전부 없앴습니다. 디자이너, 프런트엔드, 백엔드 포지션을 하나로 합쳐 'AI 네이티브 프로덕트 빌더'라는 이름으로 채용 공고를 올렸죠. 정말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셨고 면접도 수십 건 진행했지만, 정작 합류로 이어진 분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평가 기준이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개발자·디자이너 채용에 프로덕트 빌더 기준을 도입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지금 저희가 정착시킨 채용 방식을 공유합니다.

프로덕트 빌더, PO와 무엇이 다를까요?
프로덕트 오너(PO)는 IT 프로덕트의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마케팅 예산을 어디에 쓸지, 어떤 기능을 먼저 만들지, 프로덕트 고도화 우선순위를 어떻게 잡을지 판단하는 역할이 PO에 해당합니다.
프로덕트 빌더는 기존 PO의 역할에 구현 능력이 더해집니다. 디자인, 프런트엔드, 백엔드를 직접 작업하면서 프로덕트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저희가 정의한 프로덕트 빌더였습니다.

똑개에서 등장한 프로덕트 빌더 사례
저희 pluuug팀 PO 다희 님이 좋은 예시가 될 것 같습니다. 다희 님은 마케팅, 전략, 인사까지 관여하면서 COO와 CEO 역할을 동시에 소화하고 계신 분인데, 권한 범위가 넓어지니 볼 수 있는 데이터가 많아졌고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이런 사람이 개발까지 직접 한다면?" 그 질문이 빌더 채용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제 지인 중 한 분은 영상 프로덕션 PD로 바이브 코딩으로 전사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개발 경험이 깊지 않은데도 꽤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내고 있습니다.

프로덕트 빌더 채용의 두 가지 기준
1️⃣ 바이브 코딩은 이미 개발 방법론이다
저희 개발팀은 작년 12월부터 코드를 직접 보지 않습니다. 바이브 코딩이 기본이 된 거죠. 면접에서 멀티 모델 비교라든가 클로드 플러그인 활용법 같은 질문을 하기도 했는데, AI를 구조 설계에 활용해 본 지원자는 많지 않았습니다.

2️⃣ 깊이 있는 도메인 경험
어떤 분야든 상관 없이 하나의 도메인을 깊이 파본 적이 있느냐가 핵심이었습니다. 최근 합류한 AX 직무 담당자 창언 님이 이 기준에 딱 맞는 분이었는데, 법인 영업 현장에서 사내 ERP와 자동화를 직접 구축한 경험을 갖고 계셨습니다. 이런 인재는 시장에 잘 나오지 않습니다. 이미 인하우스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죠.

‘프로덕트 빌더’ 채용을 보류한 이유
가장 큰 문제는 '프로덕트 빌더'라는 단어의 해석 차이였습니다. 저희가 정의한 빌더와 시장에서 떠올리는 빌더의 기준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면접을 진행하면서 느낀 건, 이 사람이 적합한지를 판단할 기준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술 이해도를 봐야 하는지, 도메인 지식을 봐야 하는지. 도메인 지식이라 해도, 면접관인 제가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 상황에서 깊이를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기준이 정리되지 않은 채 면접을 이어가는 건 서로 시간 낭비라는 판단이 들었고, 채용을 멈췄습니다.

디자이너? 개발자? 강점 기반 채용이 필요하다
프로덕트 빌더라는 포지션 자체를 없앤 것은 아닙니다. 저희 내부에는 이미 디자인하면서 프런트·백엔드를 함께 다루는 개발자분들이 계시고, 이런 분들을 빌더 형태로 계속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달라진 건 채용 접근법입니다. '백엔드에 강한 빌더', '디자인에 강한 빌더'처럼 본인의 강점이 하나는 확실한 상태에서 범위를 넓혀가는 형태로 전환했습니다.
최근 디자이너 채용도 "프로덕트 빌더에 관심 있는 디자이너"로 공고를 올렸고, 입사 후 프런트·백엔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채용 방식뿐 아니라 온보딩 과정도 새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아쉬워하는 건 다름아닌 커뮤니케이션
빌더가 투입된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피드백의 대부분은 디자인 퀄리티가 아니라 도메인에 대한 이해 부족, 그러니까 고객 니즈를 놓치는 커뮤니케이션 쪽입니다. 실제로 쓰이지 않을 디자인을 반복해서 가져오다 보면 "소통이 안 된다"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
저희가 빌더를 채용하려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개발 자체는 AI로 진입 장벽이 낮아졌으니, 도메인 이해도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더 비중 있게 보겠다는 것입니다.

AI 시대, 직무별로 필요한 역량은?
처음 AI 네이티브를 내걸었을 때는 모두가 동일한 직무로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로젝트를 거듭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각자의 강점을 파악하고, AI를 그 강점을 부각하는 도구로 사용해야 합니다.
프런트엔드 개발자라면 SEO, UX처럼 사용자와 직접 만나는 영역을 깊이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백엔드 개발자는 인프라와 DB 설계 외에 API 명세서, 아키텍처 문서 작성 역량까지 확장하면 경쟁력이 달라집니다. 디자이너가 목업 사이트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시장에서 확실히 유니크한 포지션을 취할 수 있죠.

저희 채용에서도 코딩 테스트는 유지하되, 프로덕트를 얼마나 고민하는 사람인지,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를 바라보는 능력이 있는지를 더 깊이 볼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