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D:bo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고민한 건 투두였습니다.
디자이너가 오늘 해야 할 일을 적고, 진행 상태를 바꿔 하루가 끝나면 무엇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구조. 겉으로 보면 익숙한 기능입니다. 이미 세상에는 좋은 투두앱도 많고, 프로젝트 관리 도구도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한 가지 질문이 생겼습니다.
“디자이너에게 또 하나의 투두앱이 필요할까?”
투두를 더 잘 관리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일반적인 투두앱은 할 일을 빠짐없이 적고, 완료 여부를 체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 방식은 명확한 작업에는 잘 맞습니다. 예를 들어 이미지 리사이징하기, 회의 자료 업로드하기, 문구 수정 반영하기처럼 시작과 끝이 비교적 분명한 일에는 충분히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디자인 업무에는 이런 일만 있지 않습니다.
방향을 잡아야 하는 일
피드백을 해석해야 하는 일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판단해야 하는 일
팀에 맥락을 설명해야 하는 일이 함께 섞여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단순히 체크박스로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완료했다고 해서 정말 끝난 것도 아니고, 진행 중이라고 해서 무엇이 막혔는지 바로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디자이너의 일은 상태보다 맥락이 중요했습니다
디자인 업무에서 중요한 건 “했는가, 안 했는가”만이 아니었습니다.
왜 이 작업을 시작했는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멈춰 있는지,
다음에 어떤 판단이 필요한지가 함께 남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할 일 관리는 이 맥락을 잘 담지 못합니다. 체크박스는 완료 여부를 보여주지만, 그 일을 하는 동안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상태값 또한 진행 상황은 보여주지만 왜 그 상태에 머물러 있는지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디자이너가 하루 동안 어떤 흐름으로 일했는지는 결국 다시 사람이 정리해야 하는 이 지점에서 “투두를 더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버린 생각
디보를 만들면서 가장 먼저 버린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더 편한 투두앱을 만들자.” 대신 이렇게 바꿔 생각했습니다.
“디자이너가 오늘 한 일을 나중에 다시 이해할 수 있게 만들자.”
이 차이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할 일을 빠르게 입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입력된 일이 하루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완료 버튼을 누르는 것도 보다 그 결과가 나중에 공유하거나 회고할 수 있는 형태로 남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즉, 투두는 목적이 아니라 시작점에 가까웠습니다.
기록이 리포트가 되면 달라지는 것
디보의 첫 버전은 투두와 리포트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할 일을 입력한 뒤 진행 상태를 바꾸고 하루가 끝나면 AI가 그 흐름을 바탕으로 일일 리포트를 정리합니다.
주간 단위로 보면 어떤 일이 반복됐고, 무엇이 계속 미뤄졌는지 어떤 흐름으로 작업이 진행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아주 작은 기록을 바탕으로 업무 흐름을 정리하는 초기 단계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디자이너가 따로 보고서를 쓰지 않아도 일의 흐름이 조금씩 남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작업을 위한 기록이 공유와 회고를 위한 재료가 되는 것입니다.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체크박스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디자이너는 이미 많은 도구를 사용합니다.
피그마에서 작업하고, 슬랙에서 이야기하고,
노션에 정리하고, 회의에서 다시 설명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도구가 하나 더 생긴다는 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D:bo가 고민하는 방향은 디자이너에게 기록할 일을 더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하고 있는 작은 행동을 바탕으로 나중에 다시 쓸 수 있는 맥락을 남기는 것입니다.
투두를 적는 순간부터 그 일이 어떤 흐름 안에 있는지 정리되고, 하루가 끝났을 때 공유할 수 있는 문장으로. 나중에는 더 나은 판단을 위한 데이터가 되는 구조. 저는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업무 도구가 결국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작은 실험이지만
D:bo는 아직 첫 버전입니다. 지금은 할 일을 적고, 상태를 바꾸고, 리포트를 확인하는 기능이 중심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구조를 통해 확인하고 싶은 질문은 분명합니다.
디자이너가 매일 남기는 기록만으로 업무의 맥락을 더 잘 정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맥락이 쌓이면 디자인 과정의 판단과 회고도 더 잘 이어질 수 있을까?
앞으로도 이 질문을 바탕으로 D:bo를 조금씩 개선해보려 합니다. 직접 사용해보고 의견을 남겨주시면 디자이너에게 정말 필요한 방향으로 더 빠르게 다듬어가겠습니다.
D:bo는 여기서 사용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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