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마인드셋
디자이너는 왜 일보다 정리에 더 많은 시간을 쓸까?

디자이너로 일하다 보면 이상한 순간이 있습니다.

분명 하루 종일 디자인을 했는데, 막상 돌아보면 화면을 만든 시간보다
그 과정을 설명하고 정리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쓴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시안을 왜 이렇게 구성했는지 설명해야 하고,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다시 문서로 옮겨야 하며,
지금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팀에 공유해야 합니다.

 

디자인을 했는데,
하루의 끝에는 디자인 파일보다 정리해야 할 말들이 더 많이 남습니다.

 

디자인은 결과보다 과정이 복잡합니다

디자인 결과물은 겉으로 보기엔 단순해 보일 때가 많습니다.

 

버튼의 위치를 바꾸거나 문구를 조금 다듬는 등 화면의 순서를 조정하는 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 작은 선택 하나에도 여러 조건이 함께 얽혀 있습니다. 사용자가 어떤 흐름으로 움직이고 비즈니스 목표와 맞는지, 개발 일정 안에서 구현 가능한지 팀이 지금 어떤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는지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디자인은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일”이라기보다, 수많은 조건 사이에서 더 나은 선택을 찾아가는 일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그 판단의 맥락이 쉽게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디자인 과정에서 생기는 판단들은 여러 곳에 흩어집니다. 일부는 피그마 코멘트에 남고 슬랙 대화 안에 지나가거나 회의 중 말로만 정리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꽤 많은 내용은 결국 디자이너의 머릿속에만 남습니다. 당장은 괜찮습니다. 방금 결정한 내용은 모두가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며칠만 지나도 상황은 달라집니다.

 

“이 방향을 왜 선택했지?”
“지난 회의에서 뭐라고 정리됐더라?”
“이 작업은 지금 어디까지 진행된 거지?”
“공유하려면 어떤 내용부터 다시 써야 하지?”

 

이 질문들이 다시 나타나는 순간, 디자인은 잠시 멈추고 정리가 시작됩니다.

 

좋은 도구는 많지만, 맥락은 여전히 사람이 다시 정리합니다

노션, 지라, 슬랙, 피그마는 모두 훌륭한 도구입니다. 저도 이런 도구들이 없었다면 협업 자체가 훨씬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도구들은 대부분 이미 정리된 내용을 담거나, 각각의 대화와 작업을 저장하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디자이너가 오늘 어떤 흐름으로 일했고 어떤 판단이 있었고 무엇이 막혔는지, 내일 다시 확인해야 할 내용은 무엇인지까지 자연스럽게 구조화해주지는 않습니다.

 

결국 하루의 끝에는 사람이 다시 모아야 합니다.

흩어진 대화, 피드백, 작업 상태, 결정 내용을 꺼내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다시 정리해야 합니다. 저는 이 지점이 디자이너에게 꽤 큰 피로로 쌓인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작은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AI Agent를 만들기보다, 디자이너가 매일 반복하는 가장 작은 행동에서 출발해보고 싶었습니다. 할 일을 적고 진행 상태를 바꾼 뒤 하루가 끝났을 때 오늘의 흐름을 다시 확인하는 일. 이 단순한 기록만으로도 디자이너의 업무 맥락을 조금 더 잘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D:bo(디보)라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D:bo의 첫 버전은 투두와 리포트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할 일을 입력하고 진행 상태를 바꾸면, AI가 그 흐름을 바탕으로 일일·주간 리포트를 만들어줍니다. 아직은 작은 기능이지만, 이 작은 기록이 쌓이면 디자인 과정에서 발생한 판단과 맥락도 다음 작업에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디자인의 과정도 남을 수 있다면

디자인은 결과물로 평가되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좋은 결과물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고민과 판단 위에서 만들어집니다.

 

어떤 선택을 했고 왜 그 방향을 택했고 무엇을 보류했으며 무엇을 다음으로 넘겼는지. 이런 과정이 매번 사라지지 않고 남는다면, 디자이너의 협업 방식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오플래닛에는 디자이너의 일하는 방식, AI를 활용한 업무 구조화, 그리고 D:bo를 만들며 배우는 것들을 기록해보려 합니다. 아직 부족한 첫 버전이지만 실제로 써보고 의견을 주신다면 가장 필요한 방향으로 빠르게 개선해보겠습니다.

 

D:bo는 여기서 사용해보실 수 있습니다.

[D:bo 디보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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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 D:bo takeanap · CCO

디자인 의사결정을 구조화하는 AI Agent D: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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