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필수특허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특허라고 하더라도 한두 개의 특허만으로는 기업이 원하는 시장에서의 독점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현대 산업은 여러 분야의 기술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엘리베이터 분야만 보더라도 IoT 기반의 예측 유지보수, 에너지 효율 극대화, 사용자 경험(UX) 고도화, 배송 로봇이나 스마트 빌딩 연동 등 단순한 수직 이동 수단에서 스마트 모빌리티의 한 축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술이 다면화, 고도화된 상황에서 한정된 개수의 특허로 제품 전체를 방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특허가 가진 본질적인 취약성에 있습니다. 특허는 ‘안전한’ 권리가 아닙니다. 심사를 거쳐 적법하게 등록되었더라도 무효심판등의 절차를 통해 무효로 되거나, 무효가 되지 않더라도 경쟁사의 회피설계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지식재산처 통계에 따르면 무효심판에서 특허가 무효될 확률은 대략 50% 내외이고, 특허침해금지 소송에서 특허권자의 승소율 또한 2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리스크 때문에 기업들은 침해가 의심되어도 선뜻 분쟁을 제기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일특허의 한계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통해 극복 가능
앞서 말씀드린 단일 특허의 한계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통해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습니다. 특허 포트폴리오는 특정 기술적 과제를 구현하기 위한 특허들의 집합을 의미합니다.
특허 포트폴리오의 효과는 경쟁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제품을 보호하기 위한 특허가 하나뿐이라고 생각해봅시다. 경쟁사는 특허 하나만 무효로 만들거나 회피할 수 있다면 안심하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가 아닌 10건의 특허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면 어떨까요? 경쟁사는 10개의 특허 전체를 무효로 만들거나 회피해야 합니다. 단 하나라도 침해가 인정되면 제품 생산 중단이나 막대한 손해배상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폴라로이드와 코닥이 벌인 즉석 카메라 특허소송에서 코닥은 폴라로이드가 침해를 주장한 11건의 특허 중 3건의 특허를 무효화하고 1건은 비침해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7건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침해가 인정되어 수십억 달러의 배상액을 지불하여야 했습니다.
특허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특허가 가진 힘을 극대화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개별 특허의 '점'이 아닌, 포트폴리오라는 '면'으로 대응할 때 비로소 특허가 가진 강력한 독점력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