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자퇴하고 창업했어요.
전시에 IT기술을 얹어서 만든 솔루션을 파는 벤처 회사였죠. 스타트업이라는 용어가 들어오기전 대한민국은 새파랗게 어린 대표에게 냉담했습니다. 갖은 굴욕과 무시를 당했지만 전국 팔도, 뉴욕, 로마, 이스탄불의 뮤지엄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전에도 없고 지금도 없지 않을까 싶은데, 대학 중퇴자가 한예종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별안간 “볕이 든 인생”을 만끽했습니다.
돈 버는 법은 모른 채.
서너번 더 창업했으니 그 사이에 또 뭐가 많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라 스킵하고, 몇년 뒤 제주에서 호스텔 개발 사업을 시작합니다. 뭐 이렇게까지 잘되나 싶었던 찰나, 코로나를 만나 매출 90%가 하루 아침에 증발하죠. 돈 버는 법은 여전히 모른 채 12년 창업 생활을 빚으로 일단락 했습니다.
서른 후반이 되어서야 첫 직장 생활 시작.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 덕분에 카드 빚과 빚진 마음(사업하면 주변인에게 마음의 빚이 말도 못하게 쌓입니다.)을 청산하고 미련없이 퇴사합니다.
1년 정도 쉬다가 돈을 좀 벌어보자 싶어서 일단 12년 간의 일을 글로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뭘 잘하는 지 낱낱이 알아야 했어요. 가진 게 그게 전부니까 그걸 알아내서 써먹으려고요. 글로 써서 묵히면 뭐하나 싶어서 뉴스레터로 발행합니다. 10편 보냈는데 구독자 2명. 구독자 1000명 만들어보자 하고 SNS를 앞에 붙이고 퍼널을 만듭니다. 본의 아니게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업이 전개됩니다. “돈 버는 법”의 한가운데 들어온 줄 꿈에도 모른 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