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봇 #사업전략 #마인드셋
FBI 최고의 협상 기술. '경청'이 이끌어낸 투자 성공기

경청,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기술

 

어쩌면 "그게 뭐 어려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투자자가 갖춰야 할 가장 강력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대화기술 중 하나 ‘경청’.

 

3년 전 그에게 투자하기로 결정으로 이끈, 

바로 그 ‘경청’의 힘 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일반적인 견해와 달리 듣기는 수동적인 행동이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행동이다.' - 크리스 보스

FBI의 전설적인 협상전문가 크리스 보스(Chris Voss)의 책,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Never Split The Difference)]에 알 수 있듯이, 가장 긴박하고 생사가 오가는 인질극의 상황에서도 가장 강력한 협상의 기술로써 '경청'의 위대함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인질범도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에게만 집중해 주는 누군가에게는 솔직한 마음을 열게 만드는 힘이 '경청'에 있음을 크리스 보스의 성공적인 인질협상경험이 증명해주고 있다.

 

 '기가 빨렸다'

 

스타트업 멘토링을 할 때도 비슷했다. 이 일을 하기 초기에는 나는 멘토링 세선을 마치고 나면 종종 '기가 빨렸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그런 날은 상대방과의 교감이 없이 단절됨이 그렇게 힘들게 만들었다. 

 

결국 기가 빨렸던, 가장 큰 이유는 

‘말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하는 수 많은 이야기를 경청해서’였던 셈이다. 

 

'경청'은 더욱 적극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그 때 소모되는 정신적 신체적인 에너지의 양은 '말하기'의 수십 배에 달한다. 대화의 기술적 측면에서도 상대방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귀를 기울일 때, '듣기'는 ‘말하기’에 비해 훨씬 에너지가 드는 기능임에 틀림 없다고 느꼈다. FBI가 인질범의 이야기를 경청해 원하는 바를 이끌어내는 것처럼.

 



하나의 질문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순간 - 긴 경청의 시간

지금으로 부터 3년 전, IR피칭 코칭으로 한 젊은 창업자와 인연이 생겼다. 훗날 그를 다시 만났을 때, 그는 그날 내 질문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해 나를 놀래켰다. 

당시 그는 나의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에 살짝 당황한 듯했다. 잠시 숨을 고르더니 내가 그의 말에 경청할 준비가 됐음을 확인하고는 거의 한 시간을 쉬지 않고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 창업자는 이제 막 창업 2년차로, 창업 초기에는 국내 대기업의 사내벤처로 최고의 기술과 인프라를 제공받는 인큐베이팅과 모기업으로부터의 투자도 받아 왔다.

하지만, 실제 창업 현장에 내놓인 이 후부터는 급격한 자금 위기가 찾아 왔다. 무언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개발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다른 사업모델로의 피봇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었다.

 

그날 나는 이런 질문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끝까지 붙잡고 놓고 싶지 않은 단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인지 이야기 해주실래요?'

 

당시 그의 마음 상태는 '미련', '망설임', '잘 될 거야, 문제없어', '믿을 사람은 오직 나뿐이지'라는 자기 체면이 뒤엉켜 닫힌 상태였던 것 같다. 그대로는 어떤 대화를 나눠서 협상이 이뤄지긴 어렵다고 봤다.

나는 내가 ‘경청 모드’에 있다는 걸 그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누가 내 맘을 알겠어', '얘기한들 알지 못할 거야'와 같은 닫힌 생각을 깨버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위 질문도 그런 맥락이었다. 

즉, 당시 나는 호기심을 가득 담아, ‘난 당신을 정말로 많이 알고 싶습니다'는 뉘앙스로 한두 개의 질문을 건넸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붙잡고 놓고 싶지 않은

단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 이 상황이 더 악화되고 큰 변화를 겪게 될 때, 무엇인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 '그래도 끝까지 붙잡고 놓고 싶지 않은 단 한 가지'에 대해 그는 수많은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그리고 그 창업자가 이야기하는 동안 그에 대한 나의 집중력도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모두 경청을 위한 질문, 질문에서 시작된 경청 덕분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 준다는 느낌이 들 때, 보다 안정적이고 솔직해지면서 아주 쉽게 마음을 열게 된다. 되돌아 보면 “잘 준비되고 맥락이 잘 잡힌 개방형 질문 한 두개”는 적극적인 경청의 시작이었다. 

 

수많은 코칭 중에 고객을 충분하게 만족했던 대부분의 경우는 '말하기'보다는 '듣기' 덕분이었다.

 


초기 창업자에게 경청이 만들어낸 놀라운 변화

결국 3년전, 그가 찾은 답(어쩌면 스스로 이미 알고 있는)은, 

바로 '고객'이었다.

 

"창업 후 가장 짜릿했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나의 질문에 그는, 창업 이후 가장 보람된 경험이 스스로 고객을 만들어낸 희열이었다고 고백했다. 자신과 팀이 밤잠을 설치면 만들어낸 서비스를 사용해주는 고객이 하나 둘 늘어 날 때마다 아드레날린이 폭발했다고. 


 

그 날의 경청 덕분에 나는 그 젊은 창업자의 고백을 듣게 되었고, 때문에 답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걸 서로 실감할 수 있었다. 코칭 내내 그의 눈을 마주하면서 듣기에 최대한 집중한 끝에 우리가 원했던 답, ‘대화의 목적’에 도달할 수 있었다.

 

물론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힘껏 귀 기울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상대방의 말이 멈추는 순간순간 끼어 들고 싶은 나의 본능적인 반응을 억제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경청'은 가장 힘든 대화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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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격려하라. - 데일 카네기


 

그날 이야기가 마무리가 될 즘에 그는 나와 약속을 하게 된다. 고객을 만나는 일이었다. 거기에 더해 강력한 조언을 해주었다.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그리고 그 방법은 다름 아닌 '경청'이었다.

 

그리고, 나의 마무리 조언도 아주 단순했다. 

"고객의 이야기를 경청하세요."

 

 


그날의 '경청'은
나를 이 회사의 투자자로 이끌었다.

 

경청은 좋은 투자처를 찾게 해준 '선물'과도 같았다. '경청'은 나에게, 오롯이 이 창업자의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그 창업자와의 대화를 통해 이 창업자의 진정성과 가능성을 확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멘토링이자 고객으로 만난 이 창업자와의 대화로 나는 이 창업자의 조력자로 서로 의미있는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걸 강하게 기대했다. 

현재 그의 창업 아이템은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론칭 이후, 생성형 AI기술을 인정반고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경청은 분명 어려운 기술이지만, 

마스터한다면 누구나 더 좋은 투자 기회를 발견하고

창업자들과 더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 동안 살아오면서 오롯이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던 당신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그 때 당신은 어떤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해 보자.

 

상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임과 동시에,  

나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는

‘경청’이다.


 



-스타트업에게 멘토란? https://eopla.net/magazines/30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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