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를 모아 한번에 터트린 후, 빈틈없이 꼼꼼하게 채웠습니다
아래 글은 2025년 03월 2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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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다고 다 하는 건 아닙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이 출시 8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습니다. 특히 애플 앱스토어 출시가 늦어진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앱 하나로 대부분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데요. 실제로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검색해 보면 ‘100만+ 다운로드’가 찍혀 있고, 현재 구글플레이는 물론, 앱스토어까지 모두 인기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네이버니까 당연한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스템 앱을 제외하면, MAU 기준 국내 모바일 앱 4위이자, 이커머스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자랑하는 쿠팡의 사례를 보면 이게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쿠팡이 새롭게 출시한 쇼핑 앱 ‘알럭스’는 아직까지 구글플레이 기준 ‘500+ 다운로드’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을까요?
기를 모아서 단번에 터뜨립니다
요즘 네이버 마케팅에서 눈에 띄는 포인트는 ‘대세감’을 만들어 내는 전략입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이전에 흥행했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넷플릭스’ 제휴 홍보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네넷(네이버+넷플릭스)’ 캠페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초반에 강하게 밀어붙이며 이슈를 선점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휴 소식은 출시 두 달 전인 9월 30일부터 보도자료로 공개되어, 수많은 기사로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고요. 이처럼 티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초반부터 빠르게 회자되며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었습니다.
이번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미 작년 실적 발표 단계에서부터 출시 예정이 언급되며 보도자료가 쏟아졌고,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사전예약 이벤트까지 더해졌죠. ‘앱 출시 알림 신청자 중 100명을 뽑아 100만 원 지급’이라는 이벤트였는데, 공유할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구조로 설계되어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유도했습니다.

이렇게 네이버는 단계별로 이슈를 만들어 냈습니다. 사전 알림 이벤트로 기사를 내고, 신청자 수가 40만 명을 넘으면 다시 이를 알립니다. 그리고 출시 후 100만 다운로드를 빠르게 달성하자, 또다시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죠. 이 모든 흐름이 맞물리며, 결국 ‘지금 이 앱이 대세’라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겁니다.
꼼꼼히 빈틈없이 채웁니다
초기 설치자 확보에 성공한 네이버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설치 이후에도 꾸준한 유입을 만들기 위해 가용한 모든 광고 매체를 총동원했죠. 실제로 확인된 것만 해도 카카오톡, 배달의민족, 블라인드, 네이트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주요 플랫폼들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광고로 도배되다시피 했고요.
당연히 네이버가 보유한 내부 광고 구좌도 적극 활용됐습니다. 지난 3월에는 아예 4월 광고 집행 입찰을 중단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출시에 맞춘 마케팅 일정 조율 등 내부 요인이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곳곳에서 이와 관련된 광고가 노출된 것이 확인되었고요.
또한 광고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설치 유도와 재방문을 위한 유인책도 꼼꼼히 마련했습니다. 최대 5,000원까지 할인되는 앱 전용 10% 쿠폰을 제공했고, 3월 17일부터는 ‘오픈 위크’ 기획전을 열어 설치 후 바로 이탈하지 않도록 설계했죠.

그 결과, 본격적인 마케팅이 시작된 3월 17일 이후 일간 활성 사용자 수(DAU)는 약 50만 명, 일일 신규 설치 수는 약 18만 건 수준을 꾸준히 유지 중입니다. 단기간의 흥행을 넘어서, 지속적인 유입과 체류까지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셈이죠.
모은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물론 이렇게 빠르게 모은 사용자들이 계속 머물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아무리 잘 짜인 마케팅이라도, 장기적인 리텐션을 보장할 수는 없으니까요. 지난 아티클에서도 언급했듯, 진짜 매력적인 앱은 ‘특정 상황에서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앱’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서비스 자체의 차별화가 뒷받침되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겠죠.
이제부터 가장 주목해야 할 건 방문 빈도와 평균 사용 시간입니다. 네이버가 지향하는 ‘발견형 커머스’라면, 자주 들르고 오래 머무는 경험이 핵심이니까요. 비슷한 모델을 먼저 시도한 올웨이즈는 사용자가 하루 평균 40분 이상 앱에 머물고 있습니다. 반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은 출시 후 열흘 기준 평균 사용 시간이 8분 내외로, 쿠팡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더 오래 머무르고 자주 찾게 만들 유인책이 필요합니다. 이번 앱에서 새로 등장한 ‘발견’ 탭 같은 기능들이 그 역할을 해줘야 하고요. 과연 빠른 안착에 성공한 이 앱이, 진짜 차별화된 쇼핑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며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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