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좋아하세요?
2023년 1월 개봉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큰 인기를 끈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영화판이다. 이 영화는 역대 일 애니 흥행 1위(약 488만 명)를 달리며 대한민국 박스오피스 최장 연속 상영 작품에 랭크 되어있다. 2023년 개봉한 영화가 1년 넘게 상영 중이라는 점은 매우 놀랍다.
[출처: 슬램덩크 만화 ]
완결된 지 30년이 넘은 만화가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슬램덩크의 오랜 팬들은 농구에 인생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작중 등장인물들의 서사가 어떻길래 독자들로부터 이런 공감을 끌어내는 것일까?
우리는 언더독을 응원한다.
언더독 효과: 경쟁에서 불리한 약자를 더 응원하고 지지하는 심리현상
슬램덩크는 북산고교라는 언더독팀의 전국대회 도전기를 그리고 있다. 북산고교는 전국대회 지역 예선만 나갔다 하면 예선 탈락하는 약체팀이다. 그 구성원들은 매력적이나 각자의 결핍이 존재한다. 주장인 채치수는 좋은 피지컬과 잠재력이 있었으나 주변의 좋은 동료가 없없다. 정대만은 중학교 MVP 출신이었으나 탈선으로 인해 오랜 시간 방황했다. 서태웅은 청소년 국가대표에 뽑힐 만큼 뛰어나지만, 자기중심적인 플레이를 한다. 강백호는 타고난 운동 신경과 신체 조건을 보유했지만, 농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초짜이다. 송태섭은 북산의 돌격대장이라고 불릴 만큼 빠르지만 형의 죽음으로 인한 감정적 결핍, 어머니와의 갈등이 있다(더 퍼스트 슬램덩크). 이 다섯 명의 주인공은 서로 의지하고 부족한 점을 메워가며 전국대회 우승팀이자 고교 최강팀인 산왕공고에 도전한다.
관객은 자연스럽게 약체인 북산고가 산왕공고를 꺾길 바란다. 우리가 약자를 응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결핍이 있는 자들의 힘겨운 승리에 더 감동하기 때문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을 응원했던 것처럼 말이다. 비단 슬램덩크뿐만이 아니다. 4강 신화를 이룬 우리나라 축구대표팀도 2002년 월드컵 당시엔 언더독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언더독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감독 에르베 르나르의 라커 룸 연설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된다.
[ 사진 출처 : 유튜브 크랩 KLAB ]
모두 기억하는 것처럼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반까지 아르헨티나에 지다가 후반전에 역전하며 승리를 쟁취했다.
스타트업도 언더독이다.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위치는 언더독이다. 앞선 아티클(스탠퍼드에서 배우는 PMF 찾는법)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는 시장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제품인지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뿐인가? 빵빵한 지원과 자본으로 무장한 대기업과도 경쟁해야 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다.
하지만 그런 대기업도 초기엔 스타트업이었다.
2009년, 일론 머스크가 찰리로즈와 가졌던 대담에서, 찰리로즈는 기존 성공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많은데 왜 그들이 아니라 테슬라 같은 스타트업이 그 역할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 출처 : 유튜브 Remembrance of Things Past ]
이에 일론 머스크는 이렇게 대답한다.
“It's disruptive technology, like where you really have a big technology discontinuity, it tends to come from new companies.”
“파괴적인 기술은, 큰 변화가 있을 때 주로 새로운 회사들이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아요”
기술적인 혁신은 새로운 회사들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인다. 왜 구글이 탄생했느냐고.
당신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인가요?
산왕공고와의 경기는 쉽지 않다. 산왕공고에는 초고교 레벨의 플레이어, 에이스 정우성, 주장 이명헌, 최강센터 신현철을 필두로 북산고교를 압박한다. 경기 초반 정대만의 활약이 있었으나 산왕은 순식간에 따라붙었고 강백호의 활약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신현철과 정우성의 활약으로 경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 과정에서 강백호는 온몸을 바쳐 경기하다 등 부상을 당하고 선수 교체된다.
선수 생명을 걱정한 안 감독이 강백호의 투입을 미루자, 강백호는 안 감독에게 이렇게 말한다.
슬램덩크의 팬이라면 모두가 기억하는 명대사,
[출처: 슬램덩크 만화 ]
강백호는 어떤 심정으로 그런 말을 했을까? 본인이 시합을 강행하면 선수 생명이 끝날 것이란 걱정은 안 들었을까?
작가는 강백호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문제아였고 농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풋내기 강백호가 농구를 사랑하게 된 순간, 부상이라는 두려움을 딛고 현재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용기를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스타트업 씬에서 우리는 여러 변수와 어려움에 직면한다.
투자 유치에 실패하기도 하고 경쟁사가 치고 올라오기도 하며 때론 조직 내 갈등을 겪기도 한다. 그 모든 것들이 스타트업에게는 마치 강백호의 등 부상처럼 치명적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합에 나서야 한다.
최근 우리 디비디랩이 운영하는 서비스 중 하나인 우쥬 회원에게 한 피드백을 받았다.
*디비디랩은 UX리서치 서비스 유저스푼과 서베이 플랫폼 우쥬를 운영한다.
...(중략)...
"우쥬 테스트의 설문이 정말 흥미롭고 유익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냥 생각을 이야기하는게 아니고 실제로 겪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니까..아! 나의 경험이 이렇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만약 내가 경험하고 생각했던 것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마치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발전이 없을텐데 말입니다. 이렇게 나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세상은 또 발전할 수 있는거구나. 하는 것이 너무 보람됩니다. "
...(중략)…
유명 기업들이 제공하는 UX 리서치 서비스나 서베이 플랫폼에 비하면, 유저스푼과 우쥬는 아직은 작은 언더독일 지 모른다. 그러나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통해 얻는 만족감과 그 경험을 공유해 주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우리에겐 영광의 시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