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을 통해서 설명한 SDV를 다시 한마디로 요약하면 소프트웨어로 모든 걸 조절하는 자동차를 뜻하는 말입니다. 마치 스마트폰을 업데이트하듯, 자동차도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서 기능을 추가(add-on)하거나 결함을 고칠 수(fix) 있는 거죠. 자, 그럼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변하면 렌터카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SDV가 렌터카 산업에 가져올 주요 변화
운영하던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직접 공업사에 차량을 입고 시키고 부품재고가 없다면 교체될 때까지 차를 영업에 투입하지 못하게 되서 재무적인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또 렌터카를 타고 항구에 있는 배에 몰래 실어서 해외에 팔아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사고가 나서 폐차가 되면 앞이 깜깜해 집니다. 그런데 이런 SDV가 이런 문제들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원격 모니터링 및 차량관제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분실했는데 다음 날 내 스마트폰이 다른 나라에서 위치 잡히는 경험하신 적이 있나요? 렌터카 차량도 마찬가지죠. 내 소중한 영업차량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배에 실려서 다른나라로 팔려간다면 핸드폰 분실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분통터지는 상황일 것입니다. 그런데 SDV라면 이런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바로 끊임없이 생성되는 차량 데이터를 이용해서 말입니다.
사진: 외제차를 불법으로 해외에 판매하려다 적발된 조직원 (출처: 영화 베테랑1)
지금 차량들도 데이터가 생성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핸드폰으로 따지면 피처폰 수준입니다. 피처폰 수준에서는 게임은 물론 SNS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너무 느리기도 하고 헉소리 날만큼 데이터 요금도 만만치 않았구요. 그런데 아이폰이 세상에 나오고 나서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부연설명 안해도 스마트폰이 우리 삶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더 잘아시리라 믿습니다. SDV는 기존 차량에 비해 생성되는 데이터의 질과 전송속도에서 차원이 다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렌터카 사장님은 컴퓨터로 혹은 핸드폰으로 고객이 렌트한 SDV차량이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고, 혹시 항만으로 근접해서 불법수출을 시도하는 정황이 포착되면 원격으로 시동을 꺼 버릴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하려면 별도의 기기설치가 필요한데 (사실 차량 훔쳐가는 사람들은 별도로 설치한 기기도 귀신같이 찾아서 떼어버립니다). SDV가 출시되면 별도 단말기가 하던 기능이 차량 안 컴퓨터에 내재화 된 상태이기 때문에 기기구매 및 번거로운 설치가 불필요해 집니다. 도둑들이 컴퓨터를 가져가려면 차량 자체를 완전히 뜯어서 떼어내야 하는데 불가능하죠. 스마트폰을 산산히 분해해서 프로세서를 떼어내는 느낌?
안전운전 유도를 통한 사고발생률 감소
여러분 T맵 쓰시나요? T맵은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전습관 점수를 생성해서 제공합니다. 운전습관 점수는 사용자의 운전 데이터를 분석해 과속이나 급가속, 급감속 이력을 확인한 후 도로 유형, 주행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00점 만점 기준으로 환산된다. 요즘 보험사들은 이 운전습관 점수를 기반으로 안전하게 운전하는 사람들을 위한 할인을 제공합니다.
사진: 안전운전하는 사용자에게 할인 혜택 제공하는 보험사 (출처: 캐롯손해보험)
보험사들이 자선사업가들이 아닌데 아마 이 점수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통계적으로 사고율이 줄어드니깐 할인을 제공하는 것이겠지요? 운전자들은 보험할인을 받기 위해 T맵에서 모니터링하는 급가속, 급감속 횟수에 최대한 신경쓰겠지요. 그런데 보험할인 받기 위해 T맵을 키고 대중교통을 타는 등 일명 '꼼수'를 쓰는 사람들도 생겨 났습니다. T맵의 본질적인 한계, 차량에서 나오는 데이터가 아닌 핸드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활용한 것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내가 차량을 운전하지 않고 핸드폰 들고 다른 차량 탑승하면 알 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SDV에서는 급가속, 급감속 외에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급회전, 급유턴, 급격한 차선변경 등 스마트폰 내 설치된 센서보다 훨씬 고도화된 센서 및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안전운전점수를 도출해 내기 유리합니다. 렌터카 사장님들은 고객별로 안전운전점수를 보고 다른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됩니다. 위험운전하는 고객에게는 리스크를 고려한 높은 가격을 측정하여 다른 렌터카 회사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사고나서 폐차하면 사업이 흔들릴 수 있는데, SDV는 이러한 사업의 리스크를 크게 줄여줄 수 있게 됩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이슈 해결
SDV가 도입이 되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하거나, 성능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12년 전인 2012년 모델S가 출시 1년도 안 지난 시점에서 잇다른 화재사고로 인해 위기를 맞았고 원인 분석결과 모델S의 차체가 낮은 데다 베터리 팩이 바닥에 깔려 있어 도로 위 파편이 튀면서 배터리팩에 구멍이 났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테슬라 엔지니어들은 차체를 2cm가량 들어 올리도록 서스펜션 제어SW코드를 수정했고, 이를 실시간으로 무선통신으로 배포하였습니다. 기존 차량이었다면 정비소에 차량을 입고시켜 수작업을 통해 서스펜션을 교체할 수 밖에 없었을텐데 말입니다.
사진: 테슬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OTA) 가이드 (출처: 테슬라 홈페이지)
렌터카 사업자에게 이는 엄청난 이점입니다. 차량을 일일이 정비소에 보낼 필요 없이 소프트웨어로 웬만한 이슈는 해결하고, 차량의 이상상태에 대한 데이터가 계속 쌓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서 필요한 부품을 미리 준비할 수 있어서 차량 가동률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내 차량을 영업에 투입할 수 일수가 늘어나면 이게 다 매출이고 이익입니다. 차량 100대를 운영하는데 가동률이 90%면 10대가 놀고 있다는 소리인데 차량 10대 구매하려면 비용이 도데체 얼마입니까?
SDV로의 전환은 렌터카 사업자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입니다. 변하는 기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빠르게 사업현장에 적용시킬 수 있다면 경쟁 렌터카 회사보다 앞서나갈 수 있습니다. SDV가 가져올 변화를 미리 준비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