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연초부터 이어진 빅테크 기업들의 화려한 개발자 콘퍼런스가 끝나고 많은 이들의 눈과 귀는 마지막 남은 애플의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 2024)로 쏠렸습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발표는 없었는데요. 행사가 열리기 전 많은 언론사들이 예상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기조연설이 사전 녹화된 영상으로 발표된 이후 언론의 평가를 살펴보면 혹평의 비율이 높은 상황입니다. 대표적인 헤드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애플 AI 전략 오픈AI에 떠넘겼다...혁신 없었던 애플 WWDC 2024
베일 벗은 '애플 AI'... 혁신 아이콘서 패스트 팔로워로 [WWDC 2024]
뉴욕증시 애플 돌연 급락...팀쿡 WWDC "AI 전략 실망"
분명 이번 발표에서 혁신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어려운 내용들이 이어졌고, 대부분의 기능들은 이미 경쟁 기업들에서 발표한 내용들이라고 여겨질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애플스러웠던 발표였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예상 가능했던 WWDC 2024
잠시 야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야구에서 투수는 모든 타자에게 전력을 다해 던지기보다는 힘을 조절하여 던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속해서 빠른 공만 던질 경우 투수의 체력이 빠르게 소진될 뿐만 아니라, 타자들이 강속구에 익숙해져 공략당하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느린 공(변화구)을 적절히 배합해야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고, 체력 안배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투수에게는 이른바 "완급조절(강약조절)" 능력이 필수로 요구됩니다. 이는 구속과 체력이 떨어지는 베테랑 투수들에게 특히 더욱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