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글루코핏, 그 전의 이야기들
안녕하세요, 저는 글루코핏 대표 양혁용입니다🙂 글루코핏이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떤 팀인지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그럼, 글루코핏의 이야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글루코핏은 어떤 서비스에요?
글루코핏은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한 AI 혈당관리 솔루션입니다.
💡 사람마다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혈당 반응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24시간 채혈없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팔 뒤에 부착하고, 나에게 맞는 음식과 생활습관을 찾을 수 있어요.
혈당관리는 살이 찌는 것, 당뇨를 비롯한 각종 대사질환 관리와 예방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똑똑한 다이어트를 희망하거나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나 콜레스테롤 등의 수치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분들에게 추천드려요.
음식이 내 몸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눈으로 확인해보세요!
웹사이트 : https://glucofit.co.kr
글루코핏 그 이전의 이야기
0. 사장된 ‘있으면 좋을’ 숱한 아이템들
저와 저희 팀은 2년 간 6-7개 정도의 프로덕트를 만들고 피봇 했습니다. 말이 좋아 피봇이고,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우리끼리 만들고 갈아치우기 일쑤였죠.
피봇을 계속하는 병 pivotitis
여러 유튜브 영상과 책에서 ‘린하게’ 검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어서 처음 한 두 번은 빠른 테스트와 검증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냉담한 소비자 반응을 보기가 싫어서 고객과의 대화 한 번 없이 몇 년동안 상상의 문제를 열심히 푸는 과정이 반복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지원사업이나 투자를 받아야 사업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겠다는 아주 잘못된 순서로 생각을 하면서 상상만으로 IR 자료를 만드는데만 몇 날 며칠을 소비하고 지원사업에 지원하고 투자자 분들을 만나는데 시간을 썼습니다.
[시도했던 아이템들]
구두수선배달서비스 슈즈코드
크레이어터와의 소통(버블의 크리에이터 버전)
Q&A 플랫폼 ‘파피루스’
크리에이터 수익화 플랫폼 ‘마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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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여러 아이템들을 디자인만 하거나, 개발만 하다가 끝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도 창업을 한다는 그 자체가 즐거웠는지 힘들다기 보다는 다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템들을 하면서 저는 몇 년이 지나도 배우는게 없었습니다. 수 개월의 시간, 수 천만원을 사용했지만 저는 전혀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1. 뭐라도 쓸만한 걸 찾자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실패는 계속되었습니다. 밤에는 병원에서 일하고, 낮에는 창업을 준비하는 나날들이 반복되었습니다.
6번째 아이템은 정부 규제로 인해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피봇을 결정하면서 머리 속에 끈이 하나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 아무도 안쓰는 서비스는 그만 개발하고 싶다.
상상 속에서만 있는 고객과 제품으로 IR 자료를 만들고 설명하는 과정을 그만 하고 싶다.
이제는 정말 아무리 구리더라도, 어떻게든 사람들이 쓰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개발은 그만하고 모든 걸 열어두고 아이디어를 새로 찾는 과정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 때 몇 몇 팀원들은 떠났습니다.
남은 현재 코파운더 세오칸, 피터와 함께 아이템을 각각 십 수개씩 리스트업 했고, 각자가 해당 아이템을 최대한 빨리 검증해서 가장 성과가 잘나는 아이템으로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2022년 초 저희는
저 : [다이어트 커뮤니티 챌린지 서비스]
피터 : [요양보호사 매칭 서비스/요양원 SaaS]
세오칸 : [해외 명품가구 온라인 편집샵]
세 아이템을 각자 잡았습니다.
저와 세오칸은 관심사 기반으로 아이템을 설정했고, 피터는 매크로 시장을 보면서 실버산업은 이미 크고, 앞으로도 더 클 것인데 현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덜 된 곳이니 여기에서 기회를 찾아야한다는 방식의 접근이었죠.
2. 합체, 랜선식단관리
각자가 매주 실험하고 다음 주에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피터) 요양보호사 매칭 서비스 “숨은 요보”
문제 : 나의 상황에 맞는 양질의 요양보호사를 찾는 것이 불편하다.
해결 : 정보를 입력하면 근처의 요양보호사를 리뷰와 함께 제공
(저) 다이어트 커뮤니티 챌린지 서비스 “랜선식단관리팟”
문제 : 다이어트는 힘들고, 의지부족으로 지속하기 어렵다.
해결 : 2주동안 7-10명씩 단톡방에 모여 인증하고, 팀간 경쟁을 한다.
(세오칸) 명품가구 편집샵 아이디에이션
지금 생각해보면 요양보호사 시장도 큰 기회가 있었는데, 이 당시 저는 풀타임이었고 다른 팀원들은 시간을 풀로 쓸 수는 없어서 랜선식단관리팟이 셋 중에서 가장 빠르게 반응을 얻어갔습니다.
랜선식단관리팟이 가장 반응이 좋다보니 저희 셋은 다시 랜식팟으로 합치기로 했습니다.
이 때 저희가 가장 집중했던 것은 단 한가지
“고객을 최대한 많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외의 모든 것은 노이즈 였고,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제공과, 고객과의 대화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죠.
2년 간 전혀 성장하지 못했던 것과 다르게 고객을 만나고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놀랍게 시장에 대한, 문제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며 저도 고속 성장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때부터 글루코핏 팀의 고객에 대한 집착 문화가 강하게 뿌리 잡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개발이 없어도 필요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유저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수기로 최대한 해주었습니다.
1) 매일 8시간 걸려서 유저가 카톡에 음식 사진만 올리면 칼로리/영양성분을 대신 계산해주었고
2) 스프레드 시트와 노션에 정리해서 리포트를 전달하고
3) 활동/인증 점수를 수기 집계하여 공지했습니다.
4) 매일 유저들과 아침/점심/저녁을 구글밋에서 만나서 먹었습니다.
서비스가 인증을 위해 구글밋으로 같이 모여서 밥을 먹는 시스템이 있었고, 같이 단톡방에 모여 있다 보니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다이어터들의 니즈와 저희가 해나가는 것에 대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일부러 등산 모임, 플로깅 컨텐츠를 만들어서 같이 고객 분들과 등산, 러닝을 하면서 친해졌습니다.
특히 등산은 2-3시간 동안 꼼짝없이 저랑 계속 이야기해야 되고 뒤풀이까지 하면 고객 분들과 4시간은 함께 있을 수 있어서 페르소나를 이해하고, 다이어터들의 니즈와 힘듦, 현재 해결하고 있는 방법 등을 전부 흡수할 수 있는 너무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동시에 운동도 하면서 건강도 챙기구요 :)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친분이 생기게 되니, 운동 후에 저를 앉혀 놓고 세 명이서 한 시간 동안 피드백을 해주시기도 했습니다. 한 분은 메모장에 빼곡히 피드백을 적어온 분도 계셨었습니다.
3. 시드 투자, 프라이머
이 당시에는 투자자 미팅 요청이 와도 거절을 하던 중 멘토인 챌린저스 대표님의 권유로 프라이머 배치 21기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하는 것도 좋지만 권도균 대표님 밑에서 좀 배우면 어때요?”
거창한 사업계획서도 필요 없이 간단한 질문에 답변을 적고, 영상을 찍어서 올리면 되어서 준비하는데 총 15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프라이머에 지원을 한다고 해서 고객의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최소한으로 시간을 썼고 지금 생각해도 참 기적적으로 운이 좋게 1차를 합격하게 되어 발표를 가게 되었습니다.
발표자료를 만드는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해서
투박한 디자인으로 1차 발표 혼내주고 오겠다고 하고..
이런 형편 없는 IR 발표 자료를 만들어서 갔죠.
권도균 대표님 파트너 면접미팅은 A4 용지 한 장 들고가서 설명했습니다.
“회차가 진행됨에 따라 고객에 대해 학습하며 리텐션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고, 유저 수도 매 회차마다 2배 이상씩 늘어나며 매출도 30만원 정도 발생했습니다. 유저들이 돈을 내고 쓰고 있고, 재구매를 하니 정말 반응이 좋습니다.”
그렇게 정말 감사하게도, 정말 운이 좋게도 프라이머의 시드 투자를 받게 되었죠.
감사합니다.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으면서 조금 자신감이 생겼고 팀이 조금 더 결속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저는 팀원들에게 또 이런 말을 했습니다.
“투자를 받았다고 해서 우리가 더 고객에 대해 알거나, 고객이 원하는 걸 만들게 된 것은 아닙니다.”
4. 하지만, 암울한 시장의 반응
카톡 MVP에서 주 단위로 2배씩 크고, 실제로 사람들이 3-5천원을 내면서 쓰고 있었습니다.
또한 하루 8시간 정도의 노가다 작업을 하다 보니 더 이상 수기로 진행하기 어려운 정도가 되어 앱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랜식 앱 - 세오칸이 단 4주 만에 음식검색/기록/채팅/랭킹 시스템 등의 복잡도가 있는 앱개발을 완료했습니다.
하루에 3시간 자고 개발하면서 무한고속 성장을 하는 것을 보면서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정말 러닝커브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개봉박두, 하지만 기대와는 다른 처참한 리텐션 그래프
카톡에서의 높은 리텐션과 다르게 앱을 출시한 이후에는 리텐션이 0에 수렴하는 주차도 많았습니다. 사용자 수 또한 주차별 100명 정도에서 정체가 되었죠.
정말 여러가지 실험을 진행했지만 지표들이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환급형, LITE, 동반신청, 리워드, 영양사 선생님 피드백 등등
3-4개월 정도 지속되니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짙어져 갔습니다. 동시에 저희 서비스를 하루에 두 세 시간씩 사용하는 분들이 있어서 이 정도로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다면 뭐라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있었습니다.
팀원들과 계속되는 토론, 무엇을 개발해야 유저들이 좋아할지,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이 프로덕트가 맞는지, 어디까지 클 수 있는건지에 대한 계속된 고민이 있었습니다
성장이 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잘못된 것 같고, 성장이 잘 되면 천재 같고 모든걸 잘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이 때는 모든 것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서비스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들의 체중기록을 뜯어보았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전부 체중이 다 “증가”했습니다. ㅎㅎ 다이어트 서비스를 열렬히 사용하면서 살이 찐거죠.
그들이 먹는 음식 기록을 일일이 다시 뜯어보니 식단을 전혀 관리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채팅 내용도 대부분 일상 이야기였습니다.
그들은 랜식 서비스를 3040 여성분들의 커뮤니티 서비스로 사용을 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고객의 문제를 푸는 것에 집요하게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는 문제를 전혀 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팀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 8개월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서 유저들이 사용하는 프로덕트도 있고
- 월매출도 100만원 가량 있었지만
- 런웨이는 얼마 남지 않았고
- 유저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 열렬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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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코핏에 대한 설명을 하려다보니 이전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져서 글루코핏은 다음 편에 이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3/16 추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https://eopla.net/magazines/13468
고객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고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한 명 한 명이 수 십 명의 임팩트를 내는,
인류의 질병의 해방이라는 미션에 가슴이 뛰는 분들은
james@lansik.us 로 언제든지 편하게 커피챗을 요청해주세요.
팀 페이지 : https://glucofit.oopy.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