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실리콘밸리 PM의 PM”이자 구글, 메타 등 굴지의 기업에서 프로덕트 매니저(PM)로 일해온 믹 존슨과 EO 글로벌팀의 인터뷰를 정리했습니다.
믹 존슨은 앱스토어가 처음 출시됐을 당시 주유소 앱을 만들어 창업가로 첫 발을 내딛었는데요. 이후 실리콘밸리서 16년간 PM으로 일하며 PM들의 멘토로도 기여했습니다. 인터뷰에서는 그의 프로덕트, 조직운영, 커리어와 삶에 대한 마인드셋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믹 존슨(Mick Johnson)입니다. 저는 지난 16년간 빅테크 기업과 스타트업을 오가며 일해온 프로덕트 매니저(PM)입니다. 페이스북(Facebook, 현 메타) 초창기에 첫 모바일 제품 관리자로 입사했던 PM 중 한 명이었어요. 구글에서는 자동차용 지도 작업에 시간을 보냈고, 그 후 다시 메타로 돌아왔습니다.
스타트업 커리어는 나 자신에 대한 투자
실리콘밸리에 오게 된 계기는
호주인들으로써 항상 경이로운 풍경을 보는 것, 탐험을 좋아했습니다. 세상을 보며 여행하는 것,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것을 즐겼죠.
마침 Bay Area(실리콘밸리 인근)로 이사한 친구들이 몇몇 있었어요. 저도 “인생에 변화를 줄 타이밍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실리콘밸리에 방문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몇 년 머무르다 말 줄 알았어요. (이렇게 오래 있을 줄 몰랐죠.) 하지만 미국에서 개인적으로 성장하면서 그 순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습니다.
당시 아이폰 앱스토어가 처음 출시했을 때 유저 주변에서 값싼 주유소를 찾을 수 있는 ‘Gas Bag’라는 앱을 만드는 작은 스타트업을 시작했습니다. 공동 창업자나 저나 첫 스타트업이었고, 실리콘밸리 입문자였어요.
그 작은 스타트업으로 와이콤비네이터(YC) 배치에 통과해서 창업자당 6,000 달러(한화 750만원)쯤 받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래서 각자 한 달에 1,500달러씩 월급을 받기로 정했죠. 어떻게든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일이 잘 되게 하려 애쓰던 시절이었습니다. 돈을 모으는 방법을 잘 몰랐어요. 지도 앱 없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었습니다.
창업가로써 첫 PMF를 찾았던 순간
서버가 다운됐을 때 처음으로 제품-마켓핏(PMF)를 찾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서버가 다운되서 유저들이 우리한테 불나게(?!) 전화를 했을 때 말이죠. 유저들이 먼저 나서서 서버를 살리라고 연락을 하는 그런 단계에 드디어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전까지의 단계는) 마치 길을 모르는 정글을 헤매는 것과 같았습니다. 일종의 서칭(탐색)이죠. 시장에 적합하도록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해서 A를 구축했는데 별 반응이 없고, B를 만들었는데 아무도 실제로 반응하지 않고. 그러다가 X까지 만든 끝에 성공하면 ‘마침내!’ 알게 됩니다. PMF를 찾았을 때의 그 기분은 직접 겪어보지 않고선 결코 알 수 없을 겁니다.
대기업 직장인에서 스타트업 창업가가 됐을 때
현재 저는 종종 빅테크 기업에서 일하다가 창업자가 된 사람들을 코칭합니다. (이들의 경우)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기능이나 아이디어가 있을 때 수십억 명의 유저들에게 어렵지 않게 선보일 수 있었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주 ‘적합한 시장’의 중요성을 잊어버리거나 우선순위를 낮추곤 합니다. 단적으로, 많은 초기 창업자들은 이렇게 생각해요.
‘우리가 이걸 만들기로 했고, 추천(레퍼럴)을 받으면 사람들이 좋아할 거야. 그러면 제품이 성장할 거야.’
물론 초기 단계의 창업가 탁월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그게 적합한 시장을 만났을 때야 말로 진짜 탁월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그널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든, 검색 광고를 돌리든, 콘텐츠 마케팅을 하고 추천을 부탁하든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게 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합을 시도하는 게 (초기 창업자의)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모든 게 세일즈와 마케팅에서 시작되는 셈입니다.
요약하자면, 초기 단계의 창업자라면 10배 더 나은 것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제품을 조금 더 낫게, 몇 가지 새로운 기능을 더해가며 좀 더 사용하기 쉽게 만드는 식으로 발전시킨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특정 행동을 하는 방식을, 그러하는 마음을 바꿔놓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고 싶다면, 특히 소비자제품이라면 더더욱.
물론 10배 더 나아질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내는 건 굉장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게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걸 외면해선 안 됩니다.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라는 최고의 커리어
(저의 초기 스타트업도) 꽤나 흥미로운 제품을 구축했지만 결국 확장하지 못했어요. 성공적이지 못 했죠. 그 이후에 저는 초기 페이스북 팀에 합류했습니다. 그때가 2011년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페이스북에서 최초의 모바일 PM 중 한 명으로 4년간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말 재밌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이후에는 구글에서 자동차 지도 서비스를 만드는 작업을 했고, 다시 메타로 돌아와 PM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제가 두 스타트업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도 짐작하시겠지만) 스타트업에 다니는 건 재정적으로는 나쁜 투자(?!)일 수 있지만, 내 개인에 대해서만큼은 훌륭한 투자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경험을 하는 것보다 스타트업을 창업했을 때 당신의 진정한 능력이 무엇인지 더 많이 알게 될 겁니다. 왜냐하면 (창업을 하면) 당신은 빈 손으로 세상에 나아가 꿈과 오로지 나 자신만을 의지하며 나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기계발이나 학습, 또는 어떤 형태든 배워서 내재화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만큼 좋은 투자도 없을 겁니다.
실리콘밸리서 100명 이상의 PM을 가르친 노하우
저는 페이스북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에 처음으로 ‘PM 관리자’ 중 한 명이 됐습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 하나를 운영했는데, 2년 미만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는 1년짜리 프로그램이었어요. 대략 4개월씩 3번 교대로 배치하면서 (의도대로) 참가자들이 회사의 각기 다른 부서에서 소비자 대상 직무와 비소비자 대상 직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대략 100명 이상의 PM을 멘토링하거나 관리했습니다. 이런 제가 PM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해주는 조언이 있습니다.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제품 관리)는 배워서 얻는 스킬이지, 공부해서 알게 되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최고의 기술 PM은 데이터와 직관, 인간의 반응과 시각적 호소력 등 모든 요소를 결합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1.제품의 퀄리티와 론칭 속도 사이의 관계
주니어 PM에게 가장 처음 가르쳐주는 것은 제품의 퀄리티와 속도감 사이의 역학관계에 대한 겁니다.
얼마나 빨리 제품을 출시하는지 여부와 그게 얼마나 좋은 제품인지 사이에는 텐션이 존재합니다. 제품을 내놓기 전까지는 다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정작 제품을 출시하고 나서는 그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에 집중합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첫 제품 론칭을 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 하죠. “얼마나 좋은가”만 중요하고요.
2.PM은 제품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당신 팀이 구축한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에 관심을 갖고 책임을 지는 게 바로 PM이 해야 할 역할입니다. 허나 초기 PM은 제품에 대해서 너무 많이 생각하는 나머지 제품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곤 합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자주 물어봅니다.
“엔지니어링 리드는 뭐라고 생각하나?”
“제품 디자이너의 의견은 무엇이었나?”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PM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해하는지 보는 것뿐만 아니라 이 리더들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묻는 것입니다. 이 사람이 다른 팀원의 의견을 어떻게 내재화하는지 보는 것이죠.
PM에 대해 흔히 이런 통념이 있습니다. PM이 마치 자기만의 탑에서 완벽한 제품을 꿈꾸면서 그걸 종이에 적고서는 끝난다고요. 하지만 대부분의 훌륭한 프로덕트 매니저는 일련의 타협과 토론으로 탄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뾰족한 의견을 가질 수 있으면서도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자기 의견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역량이 매우 중요합니다.
3.사람을 믿지 않으면 자꾸 프로세스를 만든다
반대로 경력의 중간 단계에 있는 PM들은 정반대의 문제를 안고 있을 수 있습니다. 효과적으로 협업하는 방법을 배웠고, 합의를 구축하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사람들을 단합시키는 방법을 깨달았지만 이들은 언제 자신이 축적한 신뢰자산을 활용해서 팀원들이 함께 산을 오르도록 하는지, 그 결단의 타이밍을 잡는 걸 어려워 합니다.
이건 컴퍼니빌더인 몰리 그레이엄(Molly Graham)이라는 똑똑한 멘토로부터 배운 교훈입니다. 당신이 사람을 믿지 않으면 프로세스를 자꾸 만들게 됩니다. 제품에 관한 두 가지 텐션이 교차하는 걸 파악하고 해결하는 건 어차피 당신이 PM이 아니라도 누군가 반드시 도맡아야 합니다. 따라서 (당신이 PM이라면) 명시적으로 역할을 기재하고 분담하며 조율하는 과정에 기꺼이 뛰어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당신의 일입니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다르게 해보시죠.
당신이 알고 있는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해주세요.
PM은 이 팀의 결과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 테이블 건너편에 앉아있는 게 아니라 테이블 주위에 둘러앉은 팀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할지’ 머리를 맞대는 팀을 만들어야 하죠.
4.후배가 실수할 기회를 주는 PM이 돼야 한다
시니어 PM이 된다면 대체로 다른 사람을 돕는 데 많은 시간을 쓰게 됩니다. 이때 ‘도움’이라 함은 연차가 더 적은 주니어 PM들이 소소한 실수를 저지르도록 돕는 것입니다.
당신이 이 포지션에 능숙할 때 본능적으로 그들 대신 일을 맡아 고쳐주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저보다 연차가 높은 시니어 PM과 대화를 나눌 때는 ‘당신이 맡은 후배 PM이 어떻게 일하는지’ 물어보곤 합니다. 그들이 어떤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지, 그들이 실수를 경험하도록 허용하고 있는지. 실제로 실수하고 겪으며 배우는 것이 (PM으로 성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애초에 PM이 팀의 결과에 대한 책임이 있는 역할이라면 그 PM을 맡은 PM은 PM의 성장을 책임져야 합니다. 각 PM의 프로젝트가 얼마나 잘 진행되는지 판단해선 안 됩니다. 흥미롭게도 커리어 초기 단계에서 내 역량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데 진심으로 도움을 주는 PM을 사수나 매니저로 만나게 되면 실제로 비즈니스 성과도 증가합니다. 이걸 기억해야 합니다.
탁월한 PM은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압니다
또한 제가 항상 PM에 대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들은 경력 초기에 일반적으로 의욕이 넘치고 지적으로도 정점에 있습니다. 요청받은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요. 이메일을 읽고, 모든 채팅에 응답하고, 모든 과업을 수행하고 모든 문서를 읽으면서 다음 작업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일을 맡게 됩니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그 모든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회사에 더 늦게 남게 됩니다. 모든 이메일을 읽고, 모든 채팅에 응답하고, 모든 작업을 마칩니다. 모든 문서를 작성하고. 그러면서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일을 떠맡습니다.
그러다 보면 할일이 마치 밀물처럼 그들의 목까지 차오릅니다. 턱 끝까지 올라옵니다. 초기 PM들은 애쓰고 싸우며 최선을 다해 머리를 물 위로 유지하려고 노력하죠. 특히나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말 그대로 수십, 수만가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과, 결과는 능력치가 아니라 선택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래서 (PM들에게) ‘물 속에서 호흡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하곤 합니다. 물은 그들이 다 마치지 못할 일을 뜻합니다. 그들이 항상 모든 일을 다 해내지는 못 할 겁니다. 왜냐하면 PM이 해내야 할 더 중요한 업무가 있을 테니까요.
이러한 세계관의 전환은 PM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스스로 평가하던 관점에서 ‘내가 무엇을 하기로 선택하는가’로 자신을 평가하는 관점으로 옮겨왔음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세계관이 변하면 의사결정과 행동부터 달라집니다. 불안이 눈에 띄게 사라지는 것을 태도에서 볼 수 있어요.
'그래. 이 일도 있지만 저는 다른 일을 하기로 선택했어. 여기에 대한 확신이 있어.’
PM이 ‘하기 싫은 일’을 해내는 방법은
일을 하다 보면 ‘꼭 해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동료에게 말문을 열거나 세금을 신고하거나 직원을 해고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게 너무나 하고 싶지 않아서 다른 일을 처리하면서 미루고 싶을 때가 많고요.
해결책은 다른 게 없습니다. 철이라도 씹어먹겠다(!)는 마음으로 가장 어려운, 하기 싫은 그 과업에 직진해야 합니다.
내 커리어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친한 동료 중 한 명과 함께 일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함께 협력하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이유를 어떻게든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나는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을 정해서 하고, 그들은 자신들이 담당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내면 된다고 여겼죠. 허나 당시 매니저로부터 아주 명시적인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대인 관계의 역동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당신이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팀원 두 사람이 협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을까요?”
물론 둘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때마다 그걸 스스로 해결하기가 감정적으로 꽤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기로 했어요. 이 팀워크의 문제가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파트라고요. 그냥 ‘죽었다’ 생각하고 이 문제의 고리를 풀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한 달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온전히 바쳤습니다. 그렇게 철이라고 씹어먹겠다는 각오로 임하니 확실히 팀워크 문제가 좀 더 수월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직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배움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크게 성장하는 순간은 항상 감정적으로, 내 안에서 부끄러워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그 지점에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스스로 어려워하고 꺼리는 거기에 성장의 계단이 있습니다. 저 자신에게 유난히 어려우면서도 종국에는 유익했던 경험들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스스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직만이 답이다?’ 그 전에 생각해볼 한 가지
저의 멘토링 세션의 절반가량은 전문적인 측면보다는 업무의 개인적인 측면에 관한 것입니다. 번아웃에 어떻게 대처할지, 어떻게 호기심과 활력을 유지할지, 내부적으로 특히 어려움을 느끼는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등등에 대해 조언하게 됩니다.
여기서 일종의 패턴이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종종 번아웃이나 사기 저하, 업무에 대한 권태로움으로 난관을 겪을 때 ‘큰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직업을 바꾸고, 교류하는 그룹을 바꾸고, 커리어를 바꾸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충분히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이 하나 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바로 자신의 삶을 큐레이션(관리)하는 겁니다. 예상 외로 다양한 “작은 변화”가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이렇게 해볼 수 있습니다. 퇴근하고 자리에 앉아서 오늘 있었던 10개의 회의를 떠올려 보세요.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회의와 가장 지친 회의를 생각해 보세요. 당신을 지치게 하는 회의는 빈도를 절반으로 줄여보고, 활력을 주는 미팅은 2배로 늘려보세요. 이처럼 당신을 힘빠지게 하는 것들을 조절하면서 인생의 작은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속해서 나 자신을 큐레이션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 또한 항상 나 자신을 세상에 빨리 증명해야 한다는 조바심을 느꼈어요.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내가 무언가 해낼 수 있다고 보여줘야 한다고 봤습니다.
특히 실리콘밸리, 빅테크 회사에서 일하거나 학문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사람이라면 실패에 별로 익숙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잘하는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는 데 익숙하고, 그렇게 해야 좋은 성적이나 성과를 낸다고, 그게 합리적이라고 느낄 겁니다.
(정반대의 예시로) 창업가는 40여개 벤처캐피탈(VC) 앞에서 발표했을 때 모두로부터 예의바른 ‘글쎄요’(maybe)를 받습니다. 모든 문을 두드린 후 한 달이 지나서 ‘내가 선택한 이 일이 잘 되지 않을 것’을 깨닫는 과정입니다. 그러면서 망설이겠죠. 그래도 한 번 더 전화를 걸지, 이메일을 보낼지.
즉, 스타트업 창업가는 ‘거절’에 직면하는 직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로부터든, 시장에 맞는 제품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든, 팀에 합류할 사람을 고용하려 했는데 충분히 신뢰를 얻지 못 했든. 저 또한 일련의 거절을 마주하면서도 제게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난 내 자신을 충분히 믿고, 이 일을 해낼 거야!’라는 믿음을 발견하는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스타트업에 도전하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길을 택하는, 성공하기 훨씬 어려운 선택에 제 발로 뛰어드는 원동력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도전하는) 여정의 여러 단계에서 진정으로 타인을 위해 책임을 지는 용기를 배울 수 있었어요. 더는 다른 사람에게 제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나 자신을 한 방에, 빨리 증명해 인정받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나 자신을 믿고 팀을 위해 책임을 다하면서 꾸준히 제 삶을 큐레이션 하면 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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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편집 : 김지윤 에디터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