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우버 아시아 지역의 인사 총괄을 맡았던, Fynd의 창업자 Andrew 대표의 인터뷰를 정리했습니다.
Andrew 대표는 우버의 조직 규모가 55배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조직에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는 데 집중했는데요. 그러면서 실리콘밸리가 ‘최고’를 뽑아 인재 밀도를 높이는 프레임워크를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다른 스타트업에 나누며 Andrew 대표는 스타트업도 바로 적용해볼 수 있는 인재 채용 전략, 커리어를 고민하는 구직자를 위한 조언을 아낌없이 공유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파인드(Fynd) 대표 앤드류입니다. 저는 우버가 400명에서 22,000명까지 성장하는 전 과정을 우버 아시아 지역 채용을 총괄했습니다.
인맥 없는 나를 키운 긍정의 힘
제가 미국에서 졸업하고 한국에 왔을 때 새롭게 시작해야 했어요. 인맥도 없었고, 커리어를 어떻게 준비할지 되게 고민이 많았어요.
도움이 됐던 것은, 제가 적극적으로 임했던 부분들이 좋은 기회로 연결이 됐던 것들이 많았어요.
예를 들어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제가 제일 먼저 간 곳이 새벽 6시 월곡동 목욕탕이었요. 욕탕 한 2개쯤 있는 조그마한 목욕탕이었는데, 갑자기 미국인이 딱 들어오시는 거예요,
‘어, 이렇게 조금만 동네에 목욕을 한다니?’
그 자체가 너무 신기해서 얘기를 하게 됐죠. (이야기를 나누던 와중에) 졸업하고 왔는데 앞으로 이제 뭘 할지 솔직히 답답하다, 영어도 하고 한국어도 할 줄 아는데 능력을 써먹을 수 있는 자리를 찾고 싶어도 잘 모르겠다고 털어놓았어요.
그랬더니 그 분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가서 얘기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딱 던져주셨어요. 그래서 바로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무역센터 45층에 있다는 것만 알고, 무작정 그냥 올라갔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 전경(전투경찰)이라고 불리는 분들께 한 20명이 쫙 서서 철문을 지키고 있던 곳이었어요. 제가 벨을 띵동 눌렀어요. 그러고선 “제가 목욕탕에서 어떤 미국 분을 만났는데 여기에 오면 (한국에 있는) 미국 회사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다고 조언을 해주셔서 왔다”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연히 벨 너머에서 “저희 그런 거 안 해요”, 그러고 딱 끊으시더라고요. 되게 뻘쭘했죠. 전경들이 쫙 쳐다보고 있고.
근데 제가 거기서 머뭇머뭇 거리고 있으니까 문을 열어주셨어요. 그러면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의 회원사를 다 정리해 놓은 ‘멤버십 디렉토리’라는 책자에 대해 알려주셨어요. 그걸 사서 정보를 찾아보라고 조언해줬습니다.
책자를 살펴본 후에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에 대해 알았어요. 한국에서 비즈니스 하고 있는 미국 회사가 비즈니스를 잘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여러 역할을 하는 단체였어요. 그 자리에서 책자 속 사람 얼굴, 회사 이름을 쭉 보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리셉션 데스크에 앉아 계시던 여자 분이 묻더군요.
“혹시 인턴십에 관심 있어요?
제가 되게 열정적인 사람인 줄 알았대요😂 그 덕에 정보를 알게 돼 회사에 직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커리어가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보다 적극적으로 제가 다가갔을 때 그런 기회들이 조금씩, 조금씩 연결됐던 것 같아요. 사실 그 미국 분이 목욕탕에 들어왔다고 해서 굳이 얘기를 나눌 필요는 없잖아요. 구태여 제 커리어 이야기, 고민거리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또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도, 그 험악한 분위기에서 용기를 내서 벨을 누르고 적극적으로 뭐라도 찾고자 했던 부분들이 도움이 충분히 됐다고 생각이 듭니다.
연봉까지 깎고서 우버에 들어간 이유
우버에 합류하기 전에 채용 업계를 한 3년쯤 경험했어요. 그러고 나서 우버에 비교적 초기에 합류를 했습니다.
그때 받았던 제안은 제가 그 당시 받고 있던 연봉에 비하면 너무나 형편이 없는 수준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버에 갔던 이유는 ‘사람들’ 때문이었던 거 같아요.
제가 (우버에 합류하기 전에) 총 일곱 명의 사람들을 만났는데요. 한 명, 한 명 만날 때마다 머리가 띵했어요. 어떻게 사람들이 이렇게 똑똑하고, 열정이 넘치지? 약간 종교 같았어요.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사람들하고 같이 일하면 안 되는 것도 되게 할 수 있겠다’
‘나도 한 번 이런 사람들하고 일해보고 싶다’
그래서 우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던 거죠. 우버가 지금은 많은 분들이 아시는, 또 비슷한 서비스도 많이 생긴 서비스지만 그 당시만 해도 처음 나온 비즈니스 모델이었어요. 사람들이 다들 밖에 나가서 손을 흔들고 택시를 부를 때 앱을 눌러서 호출하면 차가 온다는 컨셉을 이해하기 어려워 했습니다. 우버냐, 유버냐 하면서 발음도 잘 못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일을 해야 됐어요. 이때 나의 아이디어를 알리는 적극성, 내가 도움이 필요한 부분들을 사람들한테 공유하는 적극성은 공통적으로 중요했다고 봐요.
처음에 우버 모델은 3명을 각 나라에 파견합니다. 마케팅 매니저, 오퍼레이션 매니저, 그리고 총괄 매니저. 이 세 명이 각 나라에 들어가서 전략부터 파트너십, 사업의 그로스를 담당하는 형태였어요.
그러다 보니까 한 명이 갖고 있는 책임감이 엄청 났어요. 한 명이 회사에 ⅓을 담당하는 거잖아요. 그만큼 열정적이고, 서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게 명확했기 때문에 너무나 재밌게 일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사람들은 그냥 들어오는 게 아니라 채용을 잘해야 들어오는 거잖아요. 그래서 채용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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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사람을 뽑는 방법
잘못된 채용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어떤 사람을 채용해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냥 ‘크리에이티브 하고, 허슬(근성) 있고, 이러저러한 곳에서 일해보신 분들이 오시면 좋을 것 같다’ ‘대충 어떤 분이면 좋겠어요’라고 채용 기준을 막연하게 잡아 놓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잘못된 채용으로 이어질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이죠.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일종의 프레임워크가 필요해요. 거창한 프레임워크(시스템)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
- 우리에게 이 사람이 왜 필요하지
- 어떤 역할을 할 사람이지
- 어떤 환경에서 일할지
- 어떤 분들이랑 일하게 될지
이러한 내용을 모든 직원들과 대표가 같이 볼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요.
우버의 예를 든다면, 저희는 4가지를 되게 중점적으로 봤어요. 이 네 가지를 <P.U.R.E.>라고 축약할 수 있어요.
- Problem solving (문제해결능력)
- Uberness (우버다움)
- Role Fit (직무능력)
- Entrepreneurship (창업가 정신)
이걸 채용 프로세스로 만들 때는 수치화를 해야 합니다. P, U, R, E, 이 네 가지 기준을 두고 과연 채용 대상자의 점수가 4점 만점에 3.1인지 3.3인지, 3.7인지, 그리고 3.1이라면 그게 무슨 뜻인지 여부까지 정리해놨어요.
- 3.1점 : 모든 사람들이 괜찮다고 생각은 하는데 아직까지 잘 모르겠어.
- 3.3점 : 우리가 원하는 걸 다 갖고 있어. 그렇다고 슈퍼스타는 아니야.
- 3.5점 : 무조건 이 사람은 우리 회사에 들어와야 해!
그러면 채용 인터뷰를 딱 들어갈 때 각 인터뷰어마다 P를 테스트할지, U를 테스트할지, E를 테스트할지 등등을 정합니다. 이걸 명확하게 알고 들어가야 인터뷰를 끝냈을 때 “이 사람은 창업가 정신이 있는 것 같아요”라는 대답이 아니라 “이 사람은 3.7, 저 사람은 3.1”이라는 수치를 내놓을 수 있어요. 그 숫자를 보면서 채용에 관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스타트업 초기 단계에 컬처(조직문화) 핏이 70%, 직무능력 비중이 30%라고 한다면 계속 회사가 성장할 때마다 그 단계에 맞게 비율이 바뀔 수 있어요. 이러한 프레임워크가 있는 상태에서 인터뷰 프로세스를 조금씩 다시 디자인할 수 있고, 질문도 조금씩 다시 변경할 수 있어야 훨씬 더 효율적인 채용이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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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채용으로 바뀐 것, 바뀌지 않는 것
제가 여러 글로벌 인재들을 채용하고, 그 분들과 일을 해보면서 공통적으로 봤던 게 무엇이었냐면, 그들은 항상 자기 주변에 좋은 인맥을 형성한다는 점이에요.
그 네트워크를 통해서 남들이 접하기 어려운 정보를 많이 듣는 것이죠. ‘저 회사에 A라는 포지션이 생긴다”는 걸 채용 사이트에 알려지기 전부터 이미 알고 계시더라고요.그 회사에 있는 분들과도 벌써 연결이 돼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채용 사이트를 통해서 구직을 해보지 않은 분들이 꽤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네트워킹을 하면서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다른 서비스가 궁금해졌는데 잘 못 찾겠더라고요. 그래서 차라리 그 서비스화를 제가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파인드(Fynd)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Fynd는 검증된 인재들과 회사의 리더들이 네트워킹을 하면서 인맥을 만들고, 그 인맥을 통해 기회를 찾는 플랫폼입니다.
보통 리크루팅은 과학과 예술의 만남이라고 합니다. 인공지능은 과학의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예전에는 사람을 찾는 게 힘들었잖아요. 어떻게 하면 사람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을까,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을까 고민했죠. 링크드인 통해서, 리멤버를 통해서 원티드를 통해서 계속 찾기만 해요.
그런데 이제 이런 서칭의 영역이 AI 자동화가 많이 됐어요. 예를 들어, 제가 이제 AI에 명령어를 입력합니다.
- 핀테크 회사
- 창업한 지 2년차
- 매출
- 첫 번째 프로덕트 매니저 채용
이렇게 입력하면 가장 알맞는 50명의 프로필이 쫙 결과값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AI가 이메일을 보내주는 것까지 해줘요.
그런데 재밌는 점은, 저희가 아는 글로벌한 테크 회사들의 경우 (리쿠르팅을 하는 데) 테크의 비중을 많이 줄이고 아트에 가까운 접근법에 포커스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요. 아무리 AI 통해서 사람을 찾는 시간을 줄여도 결국 가장 중요한 질문으로 돌아오거든요.
“그래서 만나게 해줬어요. 어떻게 할 건데?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후보자를) 관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부재하다고 봐요. 이후 과정을 핸들링 할 수 없다면 그 앞에 있는 모든 작업이 별 소용이 없어지겠죠.
그러니 AI 중요합니다. 잘 써야 됩니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가 아트의 영역이라는 걸 기억해야 해요. 기술적으로 만나게 해 줬는데 그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부분도 (기술적인 채용 프로세스와 함께) 병행해서 준비해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꿈의 직장에 들어가는 가장 간단한 방법
좋은 회사에 취직하신 분들의 공통점. 첫 번째는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었고요. 두 번째는 그 네트워크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업데이트를 계속 해준다는 점입니다.
채용은 보통 특정 기간에 일어나는 게 아니에요. (공채에서 상시 채용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나 자신을 회사들에 노출할 필요가 있어요. 알려줘야 압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링크드인. 나에 관한 소식 업데이트를 매일 이메일로 써서 보내기는 너무 힘들잖아요. 반면 링크드인에는 내가 관심 있는 분야, 수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간단한 리뷰를 2달에 한 번씩, 3달에 하나씩 근황으로 업데이트를 하기 쉽습니다.
리크루터 입장에서 그런 분들이 가장 먼저 생각날 수밖에 없어요. 왜냐면 채용담당자 또한 시간이 없으니까요. 너무나 다양한, 많은 업무를 해요. 이력서 하나하나 보는 시간도 짧아요. 임팩트 있는 링크드인, 임팩트에 있는 이력서를 딱 보고 거기에 집중하고 싶어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당장은 (채용하려고 할 때) 평소 링크드인에 근황을 알리는 분이 딱 지금 그 포지션에 안 맞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계속 연결돼 있는, 업데이트가 되는 사람들이 정말로 기억에 남아있어요. 그러니 구직도, 구인도 단기적으로 보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보시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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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편집 : 김지윤 에디터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