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마인드셋 #커리어
영업직원서 CEO로 성공한 20년차 투자자의 관점


공헌이익 엔진전략, 베이스캠프 경영전략, 의사결정론까지! 
업계 리더들이 추천하는 고위드 김항기 대표의 강연이 있다?
👉 [이오스쿨 파이낸셜비즈니스 스탠다드] 확인하기 


 

이번 글은 고위드 창업자 김항기 대표의 인터뷰를 정리했습니다. 김항기 대표는 금융 업계에서 20년간 일하며 스타트업 전문 대출 서비스까지 만든 장본인인데요. 처음에는 동네 지점에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말단직원에서 시작해 이후 국내 1등 애널리스트, 1조 규모의 알펜루트자산운용을 설립한 입지전적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인생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달라는 질문에 김 대표는 “‘좋은 기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했던 시간”이라는 대답을 건넸습니다. 그 끝에서 기업금융 시장을 혁신하고자,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돕는 금융 사업을 해보자려 고위드를 운영하고 있다고요. 그의 굴곡진 인생사에는 바닥부터 쌓아가는 축적의 힘이 왜 중요한지, 그 이유가 담겨있었습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인용 및 일부 편집을 거쳤습니다.

 

 

Q.20년이나 금융업에 종사하셨어요. 특별한 이유나 배경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아버님은 자수성가를 하셨어요. 그렇게 일으키신 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던 것 같아요. 주택에 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근데 절약을 넘어서 내핍하는 집 안에서 살았던 것 같아요.

아버지의 아침 첫 시작은 옥상에서 떨어진 물을 받아서 양변기에 붓는 것이었어요. 그 물까지 아끼려고 하시는 슬하에서 당연히 용돈을 받은 적이 없었고, ‘새벽 3시 반에 일어나서 아르바이트를 해라’라고 말씀하시는 가르침 속에서 (당시에는) 집안으로부터의 독립이 제 에너지의 99%였던 것 같아요. 이유즉슨는, 이 집안에서 살다가 능력이 없으면 거의 종처럼(!) 살겠다는 부담감이 엄습했었거든요.

더군다나 고3 때 아버님이 대부분 재산을 사회에 헌납하셨어요. (그러면서) 저한테 하셨던 말씀이 이랬어요.

“네가 번 돈이 아닌 돈은 너한테 독이다. 아들한테 독을 먹일 수는 없지 않냐.

그때는 이해 못했지만, 지금은 그 말이 너무나 이해 가는 가르침이 됐죠. 덕분에 돈에 대한 건강한 가치관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쉽지 않은 결정이셨을 것 같네요. 성인이 되신 후에는 어떻게 금융업에 입문하셨나요?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 생성된 계기는 군대였어요. 그때 군대 선배님한테 가서 ‘제가 여지껏 너무 막 살았는데’ 하며 제 얘기를 한참 드렸더니 ‘부동산 관련된 고시를 한번 따봐라’ 조언을 해주셨어요. 

하다가 알게 된 것 같아요. 내가 이렇게 공부를 싫어하는구나. 너무 공부하기 싫어서 죽겠더라고요. 근데 막상 거기서 좋은 결과를 맺게 된 것이 저에게는 인생에 큰 변곡점을 얻었습니다. 그때 마음가짐이 어떻게 변했냐면, 제가 좋아하는 걸로 성공했을 때보다 그 강도가 한 5배, 10배 차이 나는 듯했어요. 진짜 제일 싫어하는 공부에서 이걸 성공하다 보니 그 다음부터는 ‘내가 못할 게 없다’는, 정말 강력한 자신감이 생겼던 변화의 트리거가 그 시험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Q.맨처음에는 지점영업직으로 커리어를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금융회사에 들어갔을 때는 대우증권 잠실지점에서 리테일 영업을 시작했던 시점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객장이라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시세 보고 계시면 제가 옆에 앉아서 시중도 들고 왜 이 주식을 사야 하는지 계속 떠들면서 단골 고객을 모으는 일을 했어요. 그렇게 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고요. 

하지만 아무래도 이러다간 계속 이렇게 살다가 끝날 것 같다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에는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하는 법인 영업을 시작했는데요. 그런 이미지 있잖아요. 막 모니터 6~7대 쫙 놔두고 이것저것 막 두드리는 사람들. 그 사람이 바로 법인 브로커입니다. (그게 제가 하는 일이었습니다.)

 

Q.법인 영업은 무엇이 달랐나요?

법인 브로커는 세 가지 일을 잘해야 해요. 1)주문 들어왔을 때 주문 처리를 굉장히 잘해야 되고 2) 펀드 매니저들이 탐방 간다고 할 때 기사 역할도 해드려야 되고 3)매니저님들의 애환도 많이 들어드려야 되고. 영업을 술로 하면서 재미있게 해드릴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술도 못 먹고, 사회성도 그렇게 높지는 않고, 그래서 나름의 전략을 세운 것은, 펀드 매니저들 탐방 다닐 때 따라갈 때 그 분들도 숙제를 막 적어서 상사들한테 보고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고, 그 서식을 많이 받아뒀어요. 그러면서 회사별로 어려워하는 부분, 자료 정리, 그걸 제가 대신 잘해주는 걸로 유명한 브로커가 됐어요.

그 다음에는, 거기다 제 의견을 적기 시작했어요. 어느 순간에는 제 의견에 귀를 기울여 주시는 고객님들이 많아지셔서 그걸 계기로 여러 기관에서 ‘애널리스트를 한번 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근본적인 동력이 무엇이었다고 보시나요?

(직업인으로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22살 때부터 읽었던 책의 영향이 있었어요. 당시에 철강왕 카네기의 자서전을 읽었는데요. 그 분이 처음에 배관공을 들어간 이유는 글을 모르는 사람이 갈 수 있는 최고의 직장이었지, 하고 싶어서 간 게 아니었다고 해요. 하지만 상위 1%든 5%든 거기에 들어가서 일정 시간을 보내면 당신한테 다음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어요. 

22살에 그 책을 읽으면서 저는 그 말을 진짜로 믿었던 듯해요. 이후 마인드셋이 바뀌었어요. 주어진 일에 대해서 좋아하네, 싫어하네, 고민 별로 안 했던 것 같아요. 우선은 1등 하고 보자!

 

Q.애널리스트이자 투자자로 일하시면서 배우신 점을 한 가지 말씀해주신다면?

투자에서 배운 점 중에서는, 남들이 전혀 모를 때 먼저 찾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은 있어요. 남들이 아는 건 안 된다. 예컨대 저는 기업에 대한 투자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구글링을 했었거든요. 제 생각이 그래프로 나와 있다? 그러면 주가로 반영돼 있겠네, 그럼 저는 바로 접었어요. 

애널리스트가 자기 아이디어를 딱 검색했을 때 그래프가 딱 나오면, 특히 영어로 나오면 ‘나는 천재 아니야?’ 생각하면서 답습해서 싹 자료 정리를 해서 쓰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앞뒤가 안 맞아요. 애널리스트는 미래에 그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는 걸 맞추거나 기업의 변화상을 맞추는 직업이지, 현재 이 기업 가치가 왜 굉장히 들어맞는지 얘기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걸 신문 기자들이 해야 할 몫이거든요. 아무도 모를 때 혼자 알아봐야 돈을 벌 거 아닙니까

결국 위대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그런 변화에서 나오고, (남들이 그래프를 그려내기 전이기 때문에) 못 알아보는 게 당연하죠. 그래서 위대한 아이디어인데, 다 알고 있다는 척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척 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면 이미 숨겨져 있는 사업 기회는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Q.더 나은 성과를 만들기 위해 거침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가장 강한 근육은, 난 언제든지 바닥으로 떨어져도 다시 올라올 수 있다는 자신감. 저 스스로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어요. 그래서 ‘시도’에 자유로운 것 같아요.

제가 만약 공부를 너무 잘하고 애널리스트로 출발했었다면 의사결정을 함부로 못하죠. 왜냐하면 떨어질 자신이 없으니까. 저는 그래도 개인투자자 영업부터 해봤기 때문에 그런 마음가짐이 있는 거예요.

나 떨어지면 거기 가서 또 해내서 또 올라오면 되지.’ 
‘나 원래 아무것도 아니었잖아. 하지만 해냈잖아.’

 

 

Q.자신감만으로 꾸준히 시행착오를 반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 그래프 하나를 봤습니다. 주식투자 인구에서 100명이 투자하면 90명 째, 상위 10등부터 본전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90%에서 95%, 10등부터 5등까지는 수익 곡선이 꽤 가파르고, 한 5등에서 3등까지는 좀 더 가파르고, 1등에서는 그래프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수직으로 서있는 거예요. 

저는 제가 ‘보통사람’이라는 사실을 그 그래프에 똑같이 대입해 생각해왔던 것 같아요. 고시 공부할 때부터 제가 막 머리가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이런 마인드셋이 있었어요.) 

‘너 10시간 할 때 난 15시간 할 거야.’
‘너 3일 사는 거, 나는 이틀 사는 거니까 내가 결국 이길 거야.’ 

누적의 힘, 장기적인 관점의 힘, 복리의 힘이라고 봐요. (그래서 매일 장이 끝나고) 오후 5시부터 내일 투자 시장을 위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저녁을 일찍 먹고 한 10시쯤 되면 힘들어요. 그때 딱 생각해요. 

‘90% 지점에 있구나, 1시간만 더 하자.’ 

그 1시간이 그전의 5시간만큼 힘든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지금의 1시간은 시간당 수익률 곡선이 수직으로 서 있겠지 생각하고 해요. 그러다가 1시간 더 해서 11시가 되면? 30분만 더…! 왜냐하면 이때의 30분은 상승곡선이 끝을 모르고 올라서 있을 테니까.

 

Q.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해서 끝을 보고야 마는 것이네요.

좀 더 나이가 들고 돌이켜 보니까 (축적의 힘을 보여주는 수익곡선은) 다방면에서 워킹하는 걸 알게 됐어요. 우리가 그걸 디테일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마지막 한 땀 더 따는 거. 

자동차도 최고속도 280㎞까지 가는 차들은 기본적으로 가격 차이가 한 2배 밖에 안 나요. 1억 언저리에서 살 수 있는 범위죠. 근데 최고속도가 한 330㎞ 넘어가는 차들은 갑자기 가격 곡선이 수직 상승해서 막 10억씩 차이 나요. 그 전까지는 1~2억 차이 밖에 안 나는데.

결론은, 힘든 과정에서 끝까지 디테일을 찾아내는 것. 그건 꼭 투자 시장뿐만 아니라 모든 수익 곡선에 워킹한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던 것 같습니다. 

 

 

Q.전통적인 금융업에 종사하시다가 스타트업계에 입문하신 계기도 궁금합니다.

어떤 일의 변화를 예상할 때는 한 3년쯤 굉장히 깊게 보고 결정을 하는 듯해요. 특히 역사와 패턴들을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고요. 지금 굉장히 생소한 사건인 것 같지만 과거에는 생소하지 않은 일들이 대부분이라는 걸 어느 순간에 알게 됐어요. 

2014년쯤 스타트업 시장에 진입하기로 결정했는데요. 95년이랑 느낌이 너무 비슷했어요. 그래서 매크로 환경을 보기 시작했죠. 

첫 번째는 2008년도에 유가가 150불 찍고 2015년도에 유가가 30불까지 빠졌던 현황. 1981년도에 오일 쇼크가 나서 유가가 50불 갖다가 1995~6년에는 3~4불까지 빠지면서 (두 시기 모두)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굉장히 많아지는 현상들을 (동일하게) 갖고 있었고요. 기억하시겠지만 2011~13년도에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100배까지 상승을 하면서 소비재들도 공급 과잉으로 들어가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스타트업의 본질은 결국 이러한 공급 과잉된 시설들에 대해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버는 결국 어떤 사업인가요? 많아진 자동차에 대한 유동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죠. 에어비앤비는 많아진 집들에 대한 유통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고요. 즉 자산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는 시장에서 돈이 더 이상 갈 데 없을 때, 유동성이 몰릴 때 벤처 열풍이 불어난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래서 ‘아, 여기구나!’ 생각하고서 1조 이상의 자금을 가지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시장으로 진입을 할 수 있었어요. 마켓컬리 초기에 최대주주 지분에 준하게 투자를 했었죠.

 

 

Q.신기하네요. 벤처 투자를 하시면서 느끼신 점을 하나만 꼽자면 무엇이었나요?

금융의 정의가 그래요. 돈이 필요한 곳, 성장하는 쪽에 이자를 붙여 돈을 융통하는 행위. 금융의 90% 이상은 대출이에요. (그에 비하면 투자에 주력하는 ) 벤처캐피탈이 이 시장에서 1%밖에 차지하지 못해요.

벤처 투자를 하다 보니 분명히 (벤처 쪽으로) 현금 흐름이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돈만 더 부어주면 기업이 너무 잘 될 것 같은데 아무도 대출을 안 해주는 거예요. 왜 안 해줄까 은행에 가서 물어봤더니 알게 된 거죠. 현재의 기업금융은 산업혁명 기업에 최적화돼 있는 금융이에요. 조선소 정비소, 화학공장, 차 만드는 곳 등등에 돈을 가장 잘 빌려줄 수 있는 질문을 건네고 있어요. 

보통 은행에 가면 이렇게 물어보죠. 1) 선생님 돈 버십니까? 2) 혹시 오프라인에 담보물권 있으신가요? 현재는 이 질문 두 가지를 벗어나면 기업금융이 일어나지 않아요. (이 이유도 있을 뿐더러) 기업이라는 게 2020년도 3월에 금융생활을 하려면, 2019년 재무제표가 4월에 나오니까 18년 걸 갖고 가야 해요. 정말 후진적인 시장이라더라고요. 

생각했죠. 이거 잘못됐다. 최소한 B2B 금융은 성장하는 쪽에 돈이 가야 되는 게 아닐까. 근데 이거 뭔가 잘못됐구나 인식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혁신 기업한테 금융을 공급하겠다, 대출이라는 큰 시장을 공급하겠다는 큰 뜻으로 고위드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Q.그렇게 2015년에 고위드를 창업하셨네요.

세상에 저보다 훌륭하신 투자자분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 경영인분들도 너무 많고요. 다만 저만 할 수 있는 포지션은 있다고 생각해요. 무엇인가 하니, 고위드의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해내려면 경제도 알아야 해요. 기업 재무 흐름도 알아야 하고, 대출이라는 영역도 알아야 되고, 기타 등등 너무 많은 영역을 다 아는 사람만이 제조할 수 있는 영역이더라고요.

결과적으로 혁신기업이나 진짜로 성장하는 쪽에 돈이 많이 갈 수 있다면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요. 한국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영역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으며 고위드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Q.20년차 투자자로써 2015년 이후 벤처 투자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스타트업들이 2015년 이후로 장장 6~7년동안 굉장히 고평가를 받았던 배경은 기본적으로는 금리 이슈였던 것 같아요. 기업의 가치는 금리의 함수예요. 금리가 떨어지면 모든 자산 가격은 그냥 올라가요. 거기에 2020년서부터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컨셉이 붙어서 (기업의 가치를) 더 정당화하기 시작했고요. 지금은 그 버블이 건강하게 해소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의 뇌리에는 10년밖에 안 남아 있습니다. 그러면 2010~13년에 창업했던 분들은 2007~2008년이 어려웠기 때문에 되게 탄탄하게 경영을 해요. 왜냐하면 리만 브라더스 사태를 목도하면서 혁신 기업을 설립했으니까요. 

그런데 2015년도 이후에 설립했던 분들은 돈이 너무 넘쳐흐르는 시장에서 모든 경험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앞으로도 계속 이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사업을 하다가 작년부터 엄청 어려워진 게 아닌가 짐작합니다. 일례로, 20인 이상 스타트업 기준으로 평균 구조조정률이 40%라고 합니다. 그러면 어떤 기업은 (구조조정을) 안 했으면 어떤 기업은 90% 했다는 이야기거든요. 

제가 평소에 대표님들 만나면 가장 아쉬운 한 가지는, 회사의 손익구조와 재무구조를 물어보면 대부분 잘 모르신다는 점이에요. 돈 안 되는 트래픽만 파악하고 있어요. 광고 끄면 트래픽은 꺼지는데도. 말이 안 되잖아요. 광고로 지표 사놓고 돈이 어떻게 생기는지 매출 나오는지 모른다는 게. 그동안은 투자 자금으로 계속 줬으니까.

 

Q.스타트업 대표님들께 조언을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까요?

최근 스타트업 경영에 대해서 고위드가 ‘타이트 파이낸스’라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타이트 파이낸스가 어떤 컨셉이냐 하면, 쓸데없는 돈은 원래부터 10원도 안 쓰는 거예요. 돈 많으신 자산가분들 특징이 잔돈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걸 (스타트업에 대입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직원들이 퇴사했는데 SaaS 구독료 계속 나가고 있다? 더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찾고, 더 싼 걸 찾아야 한다고 봐요. 그냥 아끼라는 게 아니라 그런 비용들을 하나하나 모아서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자금에 베팅할 재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에요. 그렇게 모아서 결과적으로 베팅을 적절히 잘해야 위대한 기업, 훌륭한 기업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도요타나 삼성전자 같은 경우는 맨날 수익 최대로 벌어놓고 최대 위기라고 외치면서 ‘타이트’하게 가잖아요. 원래 좋은 기업은 항상 타이트해야 하는 게 맞긴 맞습니다. 제가 말하는 이 컨셉은, 오퍼레이션으로 모으는 것보다는 깨진 항아리부터 메꾸는 게 먼저라는 거예요. 벌면 뭐 합니까? 밑으로 물 다 새는데. (영향력 있는 기업이 되려면 결국 손익 및 재무 구조를 알고 타이트하게 경영할 줄 알아야 합니다.)

 

 

Q.창업자들을 상대하는 동시에 스스로 스타트업 창업자이기도 하세요. 그간 창업자로서 가장 크게 배운 점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창업한지) 이제 만으로는 3년 반 됐고, 햇수로는 4년차 대표가 됐어요. 그러다 보니 수많은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겪는 병을 저도 똑같이 겪었어요. 그 어려움은, ‘내가 만들고 싶은 건 이거야’라는 얘기를 되게 많이 했던 제 자신이에요. 

‘고객이 원하는 게 A더라도 내가 고객보다 금융을 더 많이 아니까 난 B를 만들어 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 

그래서 제품을 한 6개씩 만들다가 어려움을 자초했어요. 그러면서 지금은 달라졌어요. 이제는 고객을 일주일에 다섯 분 이상 만나요. 가서 1시간씩 그냥 얘기 들어요. 금융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으신지 물어보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런 건 대부분 내려놓게 됐어요

 

Q.평소 스타트업 대표님들과도 자주 만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실지 궁금해지네요.

아무래도 제가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 보니 어려움을 겪는 대표님들에게 공감을 잘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페이스북 메신저 등으로 만나자고 연락이 굉장히 많이 와요. 그런데 저는 역으로 질문을 드려요. 

“저를 만나야 되는 이유가 뭐고, 무슨 문제를 해결하고 싶나요? 그걸 알려주시면 만나겠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질문이 모호해요. 질문이 모호하다는 건 문제가 뭔지 모른다는 뜻이고, 불안해서 그 불안함을 해결하려고 주위를 찾아다닌다는 뜻이에요. 그런 패턴을 갖고서는 문제 해결이 안 돼요. 그런 케이스에는 제가 예의 무릅쓰고 그렇게 답변드려요. 

“근본적으로 질문이 날카로워지고 구체적일 때 다시 한 번 제게 말 걸어주세요. 그때 꼭 만날게요.”

 

 

Q.20년간 꾸준히 정진하고 성공하실 수 있었던 이유를 들은 것 같네요. 

(이 방법은) 선배님이 저한테 알려주신 거예요. 제가 어느 날 가서 무슨 질문을 했더니 선배 님이 제게 그러시더라고요.

“니 불안에 내 시간 쓸 생각 없어. 끝까지 실행해 봐. 그러면 질문이 구체적으로 변할 거야. 그래도 해결 안 되면 그때 찾아와.”

 

Q.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네요. 앞으로도 도움이 되는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안할 때일수록 더 실행해보고 더 실행해보고 더 실행해보는 패턴을 통해서 저도 굉장히 많이 배웠어요. 그래서 제 인생의 슬로건 중에 그런 문구가 있어요. ‘아리까리하면 제일 어려운 길로’. 최소한 그렇게 살면 죽어 스러지진 않거든요. 

그러니까 헷갈리면 아 몰라, 제일 어려운 길로 가, 그럼 진짜 죽지는 않아요. 반대로 헷갈릴 때 쉬운 길 택하는 버릇이 들면 반드시 죽고. 정말 힘드시더라도 장기적으로 옳은 길을 택하시는 게 가장 빠른 길이에요. 여러 선배 경영인들과 훌륭한 경영자들의 책을 보고 느꼈던 바에요.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로 가고 있는지지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이야기 드리고 싶어요.

 

 


공헌이익 엔진전략, 베이스캠프 경영전략, 의사결정론까지! 
업계 리더들이 추천하는 고위드 김항기 대표의 강연이 있다?
👉 [이오스쿨 파이낸셜비즈니스 스탠다드] 확인하기 



*위 글은 2023년 9월 14일에 공개된 영상 <영업사원에서 대표가 되기까지, 20년 차 투자자의 인생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 지점영업직으로 시작해 1조 규모 자산운용사까지 설립했던 창업자이자 20년 차 투자자 김항기 대표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 김지윤 에디터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링크 복사

댓글 1
EO팀 님의 글이 EO 뉴스레터에 실렸습니다. 이번 주 이오레터를 확인해보세요!

https://stib.ee/N0C9
추천 아티클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