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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시대에 뮤직비디오를 굳이 제작해야 할까요?

“숏폼 시대에 뮤직비디오를 굳이 제작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까요?”

 

독자분들께 여러 질문을 받아 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중소 레이블의 임원이라고 밝힌 분의 질문을 공유합니다. 현업 종사자 입장에서 뮤직비디오는 매우 고민되는 영역일 텐데요, 제 나름의 문제 해결 프로세스로 이 질문을 함께 고민해봤습니다.

 

⏮️리서치: 뮤직비디오의 역할은 '원래' 무엇일까?

뮤직비디오가 본격화된 건 1980년대지만, 그 개념은 19세기 말에 등장했고 시작은 1950년대 TV 보급과 함께 했습니다. 특히 프랑스 TV에서 세르쥬 갱스부르, 프랑수아즈 아르디 등의 음악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짧은 비디오가 현대적인 뮤직비디오의 시초였어요.

1964년 영국 BBC의 [탑 오브 더 팝스]는 최고의 음악 프로그램으로 라이브 연주를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영미권의 유명한 아티스트들은 스튜디오에 출연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밴드가 출연하는 '홍보 영상'을 만들었고 그게 현재 뮤직비디오의 포맷으로 발전했어요.

참고로 1970년대까지 [탑 오브 더 팝스]의 주간 평균 시청자 수는 1,250만명으로, 당시 새 음반을 발매하는 아티스트들에게는 최고의 홍보 플랫폼이었습니다.

20세기 글로벌 음악 산업의 사업 모델은 기승전-음반 판매였습니다. 콘서트도, 뮤직비디오도, 매거진 인터뷰도 모두 음반 판매를 위해 설계되었다고 할 수 있죠.

현재는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가 가장 중요한 음악 플랫폼입니다. 이들은 마케팅 뿐 아니라 아티스트 브랜딩과 수익화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요, 이들이 '대세'가 되면서 그 정체성은 '뉴미디어'가 아니라 '매스미디어'가 되고 있습니다. 1960년대의 TV와 같죠.

 

🔂문제 정의: 뮤직비디오의 문제

숏폼은 '형식'이고, 미디어는 '플랫폼'입니다. 이 둘은 매우 달라요. 애초에 뮤직비디오를 기획할 때 형식에 집중할지, 유통 플랫폼에 집중할지 결정해야 예산과 기대 효과, 활용 방안 등이 정해질 수 있을 겁니다.

뮤직비디오의 목적이 분명해야 합니다. 홍보용이라면 무엇의 홍보인가요? 아티스트? 음원? 음반? 혹, 홍보가 아니라면 어떤 용도인가요? 팬을 모으는 용도(=구독자 수 증가)일까요? 아니면 콘텐츠 조회수 상승을 위한 것일까요?  

그 어떤 것이든 반드시 '수익'과 이어져야 합니다. 현재의 콘텐츠 기획은 품질이 아니라 수익화에 방점이 찍혀야 합니다. 좋은 기획은 수익화를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의 문제고, 좋은 기획자란 수익모델을 잘 만드는 사람입니다. 현재 음악가의 수익은 1)음반 판매 2)행사 출연 3)유료 공연 4)광고 협찬이 일반적인데요. 뮤직비디오는 기획 단계에서 어떤 것에 기여해야 하고, 기여할 수 있을지 정의되어야 합니다.

뮤직비디오의 제작비는 천차만별이지만 보편적으로 인디펜던트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 제작비는 500만원, 중소 기획사들은 1억 원, 케이팝 엔터사들은 3억 원 정도의 예산을 기준으로 제작됩니다. 이 비용을 무엇으로 회수할 수 있을지 따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뮤직비디오의 PPL, 음반 판매, 음원 수익, 행사 섭외 등을 기준으로 뮤직비디오의 톤앤매너와 마케팅 방식을 포괄적으로 고민할 수 있겠죠.  

 

⏭️문제 재정의: 뮤직비디오가 아니라 유튜브가 문제다

그런데, 뮤직비디오 자체가 바이럴되는 건 제작비와 거의 무관합니다. 다시 말해 뮤직비디오를 띄우기 위해선 별도의 마케팅 예산이 필요하고, 운도 필요하고, 팬덤의 규모/밀도가 필요합니다. 그게 가능한지 따져봅시다.  

그래서, 저는 유튜브 채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유튜브는 동영상 플랫폼이지만 동시에 음악 플랫폼입니다. 프리미엄(유튜브 뮤직)을 통해 음원도 유통됩니다. 단, 무료 사용자는 프리미엄으로 유통되는 음원을 들을 순 없어요. 그렇다면 이들은 무엇으로 음악을 듣나요? 바로 뮤직비디오입니다. 다시 말해,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는 '음원'입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전곡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게 유리하다고 봅니다. (최근에는 뉴진스와 나훈아가 '전곡 뮤비 발매'라는 전략을 동일하게 쓰고 있죠) 비용을 고려해 대표 곡은 스토리형 비디오로 제작하고, 나머지는 가사 비디오로 제작할 수도 있을 겁니다. 혹은 2~30분짜리 단편영화 한 편을 제작해 곡마다 쪼개서 시리즈로 공개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무엇이든, 핵심은 유튜브의 무료 사용자가 모든 곡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목적은, 사용자가 뮤직비디오에 좋아요를 누르는 게 아니라 채널의 구독 버튼을 누르게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유튜브 구독자는 잠재적으로 코어 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코어 팬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 규모에 따라 스트리밍, 음반, 콘서트로도 확장됩니다. 행사, 광고와는 다르죠. 전자는 시장의 의존성이 낮고, 후자는 의존성이 높다. 전자는 기획사나 아티스트가 직접 관리할 수 있고, 후자는 직접 관리하기가 어렵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전자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컨대, 뮤직비디오는 콘텐츠의 수익화가 아니라 채널 성장을 위한 투자로서 가치를 가집니다.

 

⏯️결론: 불리한 경쟁에서 벗어나 주도권을 잡기

과거엔 뮤직비디오가 홍보 수단이었다면, 지금의 뮤직비디오는 '음원'이라는 관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따라서 뮤직비디오는 정확한 목적과 목표에 따라 기획되어야 합니다. 시청(조회), 댓글, 공유, 구독 등의 항목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우선 순위를 나눌 수 있으면 그에 따라 뮤직비디오의 목적과 목표를 정확히 정의할 수 있을 겁니다.

음악가에게도 채널/플랫폼 전략이 필요합니다. 오히려 개별 콘텐츠의 조회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여러 콘텐츠들이 연결될 때 어떤 가치를 만드는지가 중요합니다. 이게 바로 채널/플랫폼 전략입니다. 플랫폼의 관점으로 음악가와 뮤직비디오, 부가 콘텐츠를 이해해야 합니다. 아티스트 채널에 업로드되는 뮤직비디오, VLOG, 메이킹과 비하인드는 카테고리로 구별되어야 하고, 서로가 어떤 맥락과 구조로 연결할 수 있을지 구상해야 합니다.

우리는 비용이나 규모 등 자신에게 불리한 경쟁에서 벗어나 게임의 룰을 유리하게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이 글은 [차우진의 TMI.FM]에 실렸습니다.
https://maily.so/draft.briefing/posts/3640e38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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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 TMI.FM · CEO

음악 산업과 아티스트에게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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