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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의 빌보드 핫 100 1위가 왜 중요할까?

정국의 싱글 "세븐"의 빌보드 핫 샷 데뷔. 발매와 동시에 핫 100 1위를 기록했다. 빌보드 핫 100은 모든 장르의 미국 스트리밍(공식 오디오/비디오), 라디오 방송, 그리고 판매 데이터를 결합해 랭킹을 매긴다. 판매 데이터에는 피지컬 싱글과 디지털 트랙 판매량이 반영되는데, D2C(Direct to Consumer) 방식의 디지털 싱글 판매는 차트 집계에서 제외된다.

 

 1. 기록들

   • 스트리밍 & 다운로드 & CD (7월 14일~20일)
   • 핫 100 1위 곡을 가진 BTS 멤버 2명 중 하나
   • BTS: 멤버들이 솔로 핫 100 1위 기록을 가진 그룹

 2. 크레딧

• 작곡가, 프로듀서: Circkut과 Andrew Watt
"Seven"은 Circkut과 Andrew Watt 그리고 Jon Bellion, Latto, Theron Thomas와 함께 작곡했다. 그 중 Circkut과 Andrew Watt의 경력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Cirkut은 캐나다의 음악 프로듀서, 작곡가로 케이티 페리, 베키 G, 에이바 맥스, 니키 미나즈, 더 위켄드, 케샤, 핏불, 브리트니 스피어스, 니요, 리한나, 아담 램버트, 마리나 앤 더 다이아몬드, 윌 아이엠, 등의 싱글에 프로듀서, 작곡/작사로 참여했다. 그 중 케이티 페리의 "Roar"와 "Dark Horse", 마일리 사일러스의 "Wreaking Ball" 등이 빌보드 핫 100 1위를 기록했다. The Weeknd의 [Starboy]의 프로듀싱으로 2018 그래미의 최우수 어반 컨템포러리 앨범을 수상했다. 

Andrew Watt는 2016년 데뷔 솔로 싱글 "Ghost in My Head"로 빌보드 메인스트림 록 차트 30위를 기록했고, 저스틴 비버, 마일리 사일러스, 오지 오스본, 펄 잼,이기 팝 등의 앨범을 프로듀싱했다. 2022년 오지 오스본의 [Patient Number 9]의 프로듀싱으로 2023년 그래미에서 올해의 프로듀서 상을 수상했다. 또한 그는 에디 베더의 솔로 공연의 투어 밴드인 어스링스의 기타리스트이기도 하다.

"Seven"은 Circkut이 프로듀서로서는 열 번째, 작곡가로서는 아홉 번째로 핫 100 1위를 기록한 싱글이고, Watt에게는 프로듀서로서 두 번째, 작곡가로서 네 번째 히트 싱글이다.

Jon Bellion과 Theron Thomas로서는 각각 두 번 째의 핫 100 1위 싱글이고, Latto로서는 첫 번째 넘버 원 히트 싱글이다. 

• 피쳐링: Latto의 커리어 하이

라토(Latto)는 알리샤 미셸 스테픈스(Alyssa Michelle Stephens)의 예명으로 미국의 래퍼다. 2016년에 미스 뮬라토(Miss Mulatto)라는 예명으로 [더 랩 게임]이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했다. 2019년 싱글 "Bitch from da Souf"로 데뷔했고, 이 곡은 빌보드 핫 100에서 95위를 기록했다. 2022년에 발표한 싱글 "Big Energy"로 2022년 빌보드 핫 100 3위를 기록하면서 메인스트림에 등장했고, 2023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 후보로 올랐다. 2021년, 뮬라토가 피부색을 차별하는 용어라는 논란이 일자 예명을 라토로 바꿨다. 2023년 2월에 본인의 싱글 "Lottery"를 발매했고, 정국의 싱글 "Seven"에 피처링했다. 이 노래는 라토의 첫 번째 핫 100 1위곡이 됐다.

 3. 다섯 개의 키포인트

1) 팬덤을 기반으로 팬덤을 벗어나다

• "Seven"은 발매와 동시에 핫 100 1위를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라디오 차트 성적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지만 꽤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빌보드나 포브스 같은 매체는 팬의 지원도 주요했지만 특히 '훅이 강한 잉글리쉬 팝 싱글'이란 점을 요인으로 꼽는다. Jon Bellion은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약 2년 전에 만든 곡이 이제야 공개됐다고 밝혔는데, 특히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Monday, Tuesday, Wednesday"의 훅이 강렬했다고 말한다.

"이 노래는 방시혁과 스쿠터 브라운이 손잡은 2021년 이후 진정으로 선보이는 첫 번째 A&R 협업의 결과일 겁니다. 저는 정국이 솔로인 것과 영어 노래가 왜 중요한 지 전혀 몰랐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몰랐죠. 발매 후에 누가 전화로 알려줘서 확인해봤는데 맙소사, 1억 개의 스트림이라니. 정말 말도 안 돼요."비하인드: Jon Bellion이 "Seven"을 공동 작곡한 방법(Feat. 라토) - 빌보드

• 또한 빌보드의 Jason Lipshutz는 "리드미컬하고 섹슈얼한 "Seven"에는 개성이 강한 훅과 라토의 대중적인 랩이 멋지게 자리 잡고 있다. 이 싱글의 히트가 팬덤의 힘을 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와 별개로 "Seven"을 구성하는 요소가 전부 성공적인 팝의 구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2) 커리어의 사다리가 되는 케이팝

• BTS의 이전 히트 싱글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적어도 미국에서는 대중적으로 BTS보다 더 유명한 인물들: 니키 미나지, 할시, 찰리 XCX 등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참여한 라토는 그만큼 인지도가 높지도 않고, 이제 막 주목받는 신인이다. 그렇다고 라토가 핫 100 1위를 꿈꾸지 못할 인물은 아니다. 다만 "Seven"의 피처링으로 그가 1위를 기록하는 데에 시간이 단축된 건 사실이다. 신예 아티스트에게 정국은 일종의 사다리가 되기도 한다. 바꿔 말하면 정국은 바야흐로 미국 메인스트림 팝 시장에 완전히 안착한 솔로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다. 그 출발점이 바로 "Seven"이다. 

• 2020년 BTS의 첫 빌보드 핫 100 1위곡이던 "Dynamite"도 무명이던 작곡가 David Stewart의 커리어 토대가 됐다. 현재 그는 프로듀서/작곡가로서 잭슨 왕, 조나스 브라더스, 앨런 워커, 몬스타X, 샤니아 트웨인 등과 작업하고 있다. 

• 2021년의 "Butter"에 참여한 작곡가들 또한 대부분 무명에 가까웠는데, 그 중 Jenna Andrews는 "Permission to Dance"에 에드 시런, 조니 맥데이드(=스노우 패트롤), 스티브 맥과 함께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틱톡 스타 딕시 제인 다멜리오의 앨범 [A Letter to Me]와 르세라핌의 [Antifragile]에 참여했다.

• NCT, 트와이스 등과 협업하며 작곡가/프로듀서로 커리어를 쌓은 사례도 많다. 현재 미국 팝 업계에서 케이팝은 신인 및 무명 아티스트의 커리어를 쌓는데 유용한 발판이 되기도 한다. 일종의 플랫폼 기능과 역할이 생겼다고도 할 수 있다. 시장이 아닌 업계에서 케이팝의 영향력은 이런 식으로 작동한다. 그리고 이게 가능한 이유는 케이팝이 협업에 기반한 프로덕션 시스템이자 비즈니스 모델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3) 빌보드가 계속 D2C를 배제할 수 있을까?

• 빌보드의 핫 100 차트는 미국 내 스트리밍 횟수, 라디오 방송 점수, 판매량 등을 기반으로 집계된다. 빌보드는 원래 엔터테인먼트 소식을 기반으로 삼은 광고 전단지로 출발했기 때문에 차트 데이터도 소비자보다는 제작자를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미디어나 유통 채널이 등장하면 빌보드는 바로바로 업데이트를 했다. 벨소리 다운로드, 유튜브 조회수 등을 차트 집계에 포함시킨 결정이 대표적이다. 

• 하지만 D2C(Direct to Consumer)에 대해선 입장이 조금 다르다. 빌보드는 2023년 6월 30일부터 '핫 100' 집계에서 D2C를 제외했다. D2C란 말 그대로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원, 음반을 팬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다. 음악 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중요한 커머스 방식이 되고 있다. (뉴스레터에서도 수차례 언급했다) 빌보드는 이런 판매 방식이 특정 팬덤의 대량 구매를 반영해 차트를 오염시킨다고 봤다. 이에 대해 'K팝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조치'라는 의견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D2C로 CD와 바이닐을 거래하는 방식은 작년에 비해 더 늘었다

• 지난 달 7월, 루미네이트가 발표한 '2023년 중간 보고서'에는 음악 산업에서 D2C가 얼마나 보편화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계속 성장 중인 D2C 부문에서 특히 록과 바이닐의 수치가 눈에 띈다. CD 판매량도 작년 대비 1% 정도 상승했다.

• 음악에서 D2C, 즉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직거래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다. 빌보드가 D2C를 제외한 것은 케이팝을 견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광고 영업에 도움이 되는) 본인들의 핵심 자산인 경계적 위치 혹은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과연 언제까지 이 흐름을 피하거나 무시할 수 있을까?

4) 케이팝의 필요 조건은 무엇인가?

• 여러모로 정국의 "Seven"은 미국 메인스트림 팝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Dynamite"나 "Butter"와 마찬가지로 이 음악이 과연 케이팝일까, 에 대한 질문은 남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젠 케이팝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질문이다. 하이브의 자본과 정국의 퍼포먼스(보컬을 포함한 개념)로 재현되지만, 음악적 자산은 다국적 작곡가와 프로듀서가 맡고, 미국 배급사가 유통을 맡았다. 과연 케이팝의 필요 조건은 무엇인가. 혹은, (이런 정의가 무의미할 때) 케이팝의 존재 증명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가. 

• BTS는 케이팝을 벗어난 최초의 케이팝 그룹으로 봐도 될까? 그렇다면 이들이 다른 케이팝 그룹들의 비전이 될까? 어쩌면 케이팝은 마침내 '케이'를 벗을 때에야 온전히 완성되는 과도기적 개념일까? 케이팝의 '생산' 시스템과 비즈니스 모델은 팝 산업과 콘텐츠 산업에 어떤 인사이트를 주는 걸까? 

•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케이팝. 이런 개념을 기반으로 나는 '케이팝 리부트'라는 연재를 준비 중이다. (광고)

5) 뮤직비디오 혹은 한소희

• 뮤직비디오는 귀엽다.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복잡한 세계관이니 복선이니 상징 같은 것들은 삭제되고, 오직 연인의 다툼을 온갖 재난에 빗대는 과장된 묘사와 팝의 순수한 에너지에만 집중한다.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매일매일 심화되는 정국과 한소희의 갈등도 은근 섹시하다. 나는 뮤직비디오 내내 한소희의 킹 받는 표정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 그리고 마침내 해피 엔딩. 맙소사, 한소희가 빡친 이유는 끝내 알 수 없고 정국도 딱히 문제를 해결하지 않지만, 어쨌든 해피 엔딩. 하지만 쟤들 또 싸우겠지. 그렇게 좋은 시절 다 보내고 나이 먹어 얼만큼은 후회하고 얼만큼은 미안하고 얼만큼 원망하고 대체로 그립겠지. 어떤 연애는 수시로 재난 영화, 대략적 해피 엔딩. 그러니까 오케이. 화이팅이야, 젊은이들. 

 📻 정국 - Seven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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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 TMI.FM · CEO

음악 산업과 아티스트에게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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