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에서 바로 보기]
이 토끼를 아시나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뉴진스”라는 그룹을 한번쯤은 접해보셨을텐데요, 오늘은 그 유명한 뉴진스도 가지지 못한 것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도어가 택한 전략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K-Pop 아이돌 문화에서 유독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유대감”입니다. 팬과 아이돌을 연결시키는 감정적 유대 문화는 다른 어떤 팬 문화에도 없는 독특한 요소이죠. 아래 사진은 스포츠팬과 아이돌팬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시인데요, 스포츠 팬들은 해당 팀의 성적에 따라 그 팀, 감독, 선수들에게 자유롭게 비난과 비판을 일삼습니다. 하지만 아이돌 문화에서 아이돌의 음원 성적 부진 / 저조한 굿즈 판매량 등의 책임은 팬들 자신에게 돌아가거나 소속사를 향하지, (심각한 태만의 경우가 아니고서야) 절대로 아이돌 본인들에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팬들은 “음정을 틀리지 않는” ㅇㅇ오빠가 아닌, 그저 그들의 존재 자체를 지지하니까요.
이렇게 독특한 아이돌의 팬 문화가 자리잡기까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들과 유대를 쌓을 수 있는 “시간”이 바로 그것입니다. 팬과 아이돌의 역할 속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을 통해, 팬은 아이돌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욱 알게 되고, 그 자리에 서기까지의 고난, 역경, 성취들을 함께 공유합니다. 대표적으로 Produce 101, 혹은 TWICE (JYP) 처럼 대중 공개 오디션을 통해 그룹의 탄생 과정부터 관여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BTS, 인피니트 처럼 자체 예능 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아예 신인 때의 “고생하던” 시절부터 공개하는 형식이 있죠. 이렇게 서사가 쌓이고, 그 과정을 통해 아이돌은 대중과 “친밀”해집니다. 바로 이것이 뉴진스에게 없는 무언가입니다.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연습생이었던 소녀들이 데뷔와 동시에 ‘Attention’, ‘Hype Boy’, ‘Cookie’의 3연타에 이어, Ditto와 OMG까지 연달아 성공시키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대중과의 서사를 미처 쌓을 시간도 없이 이미 유명해져 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그 뒷면에는 서사의 공백을 메꾸고도 남을, 어쩌면 이렇게까지 빠른 성공을 위해서는 필수적이었을 전략이 있었습니다.
바로 ‘캐릭터’ | ‘IP’전략입니다.
이 토끼를 보면 무엇이 생각나세요? 뉴진스의 앨범 커버는 세 앨범째 동일한 토끼를 색깔만 바꾸어서 사용했습니다. 앨범 커버 어디에도, 뉴진스 멤버들의 얼굴이 없습니다. 자체 제작한 굿즈에도, 역시나 뉴진스 멤버들 보다는 동일한 토끼 캐릭터의 비중이 9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제 이 토끼를 보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뉴진스를 떠올리게 되죠.
뿐만 아니라 대형 브랜드와의 콜라보에도 뉴진스는 본인들 얼굴 대신 토끼를 내세웁니다. 맥도날드와 손 잡고 뉴진스밀을 출시했던 그 패키지에도, 토끼가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친숙함”과 “익숙함”은 뉴진스의 무기입니다. 뉴진스의 굿즈를 집에 장식해놓아도, 혹은 휴대폰에 달고 다녀도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역설적으로 “뉴진스” 티가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뉴진스 멤버들의 얼굴을 대문만한 프린트로 장식해놓았다면 평소에 입고 다니실 수 있으신가요? 뉴진스 멤버들의 전신컷이 프린트된 컵이라면 집 한켠에 인테리어 소품으로 놓아두실 수 있으신가요? 하지만 귀여운 토끼 캐릭터”만” 프린트되어있다면요?
뉴진스는 이렇게 캐릭터, 즉 자체 IP를 앞세워 우리의 일상 속으로 침투하기를 선택했습니다.
최근에는 어디와 콜라보했을까요? 바로 파워퍼프걸입니다. 이 콜라보레이션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뉴진스를, 파워퍼프걸 - 모두가 어디서든 한번쯤은 보았고, 캐릭터 외형적으로 딱히 거부감도 들지 않으며, 귀여운 소녀 슈퍼히어로들 - 로 변신시키는 비주얼 | 음악 | 영상적 경험을 통해 보는 이가 뉴진스를 투영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것까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뉴진스의 Attention과 Ditto, 지금은 Super Shy 까지 ‘무한도전’과 엮인 밈이 굉장히 많았는데요,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국민예능” 하면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바로 그 예능 - 무한도전을 연상하면 뉴진스가 떠오르게 하는 연결고리를 만든 것입니다. 대중이 무의식적으로 “친숙하다”라고 느낄 수 있게요.
우리는 뉴진스와 급속도로 - 1년도 채 되지 않는 급격한 시간 안에 - 친밀해졌습니다.
그들은 캐릭터가 가진 보편성을 앞세워 대중의 일상 속에 녹아들기를 선택했고, 내가 “이미 아는 것”을 자극하는 대형 IP들과 콜라보하며 대중과의 심리적인 거리를 급격히 좁혀왔습니다.
그래서 뉴진스의 음악은 어디서나 들려야 하고, 뉴진스는 어디서나 보여야 합니다.
이주영 씀 | 콘텐츠 비즈니스로서의 K-Pop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