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프리랜서와 직장인으로 웹툰업계에서 일해오다가, 창작자들이 더 좋은 웹툰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경영이나 재무, 기술적인 전문성도 없고 제로투원 스타트업에 대한 경험도 없었지만
문제에 대한 강한 집착과 도메인 전문성을 열심히 어필한 덕분인지, 3번의 면접 끝에 감사하게도 앤틀러 2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밀도 높았던 10주는 제 안의 많은 것들을 움직여주었는데요, 저와 같은 창업 무경험자에게 이 앤틀러 프로그램이 어떤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주었는지 나누고자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교육하기보다는 경험하게 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
앤틀러 프로그램은 극 초창기 스타트업 씬과 유사한 환경을 압축해서 만들어 둔 ‘극초기 스타트업 시뮬레이터’와 같았습니다.
여기에 참가한 창업가들은 초기 창업 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경험하게 하게 되고, 직접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관과 생각들에 대해 깊이 검토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특정한 선배 창업가들의 깨달음들을 그대로 전수받는 ‘수강’의 개념보다, 창업이라는 키워드와 나라는 사람의 성향이 만났을 때 어떤 화학반응을 일으키는지를 직접 느끼게 하는 ‘체험’ 더 나아가서는 ‘실험’에 더 가까웠습니다.
제로투원 창업 경험이 없던 저에게 앤틀러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스스로의 가치관을 수없이 깨고 다시 세워 행동하기를 반복할 수 있었던 이번 시간들은 매우 값진 자산으로 남았습니다.
나의 자부심이었던 가치들을 깨나가는 과정
- 현실적 보상보다 커리어적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하는 것이 시장에서의 나의 가치를 더욱 올려준다.
- 일적으로 약속한 말은 죽어도 지킨다.
- 현실적인 조건이 궁하면 더 절실하게 일하게 된다.
위 3가지는 제가 프리랜서, 그리고 직장인으로서 일하던 시기에 옳은 가치라고 강하게 믿던 것들입니다.
창업을 이미 해 보신 분들께는 지나치게 순진한 생각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제가 비교적 이른 나이에 팀장을 맡아 팀의 생산성을 2배 이상 개선하거나, 반년만에 8명의 팀원들을 승진시키는 등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이 원칙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여겼기에,
제게는 이러한 가치들을 제가 믿고 지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자부심이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가치들이 창업이라는 키워드와 만났을 때는, 프리랜서 또는 직장인일 때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며 아래와 같이 깨어지고 바뀌어 나갔습니다.
현실적 보상보다 커리어적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하는 것이 시장에서의 나의 가치를 더욱 올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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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보상으로 이어지는 경험이 진짜 성과고 경험이다.
사업을 할 때 진정한 성과는 결국 고객이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다.
정말 훌륭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작업자 스스로도 귀한 경험을 얻었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고객들이 대가를 지불하려 하지 않는다면 그 서비스는 상업적으로 가치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애초부터 상업성과 연관이 없는 방향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반근로자든 임원이든 프리랜서든, 모든 개인은 하나의 1인 브랜드로서 기업과 b2b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거래에서 ‘저는 그저 좋은 경험만 하면 됩니다.’라는 사람은 정말 차가운 시장의 기준으로 본인의 현재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 공짜 요리를 대접하면 모두가 좋은 평을 해주기 때문에 시장의 차가운 반응을 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유로.
내가 얻을만하다고 생각하는 가장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거기에 맞는 가치를 제공하고자 이 악물고 일하는 것이 나를 더 성장시킨다.
일적으로 약속한 말은 죽어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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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약속들은 부족하고 불완전하다.
내가 하는 모든 업무적 약속이 모두에게 가장 최선의 목표일 것이리라는 생각은 오만이다.
이러한 오만함은 내가 한 약속이 내게 큰 피해가 되리라는, 혹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뒤에도 그것을 바로잡지 못하게 만든다.
일적으로 약속을 하면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되, 시간이 지나 이 약속이 어떤 지점에선가 잘못되었다는 판단이 들면 약속한 상대에게 최대한 빨리 이야기하고 일을 단호하게 바로 잡아야 한다.
현실적인 조건이 궁하면 더 절실하게 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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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본인 외 사람들의 입장을 헤아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
정말 배울 점 많고 훌륭하신 분들도 현실적으로 아주 어려운 순간을 맞닿뜨렸을 때는, 순간적으로 본인의 힘듦 외에는 생각하기 어려워하시는 모습을 몇차례 보게 되었다.
창립자나 임원이 이렇게 나 외의 사람들을 돌아보기 어려운 상황일 때 구성원들을 좋은 방향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사업을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까?
창업이 극도로 힘든 일이고 그만큼의 절실함이 필요하다지만, 현실적인 궁핍함에서 나오는 절실함은 적어도 사람들을 이끌어야하는 리더에게는 최선의 연료가 아닐 수도 있다.
이상적으로는 아주 강한 사명감이나 책임감에서 오는 절실함, 그게 어렵다면 차라리 극한의 인정 욕구, 죽어도 이건 만들어 내야겠다는 고집이나 장인정신 등이 더 친환경적인 연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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