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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다 차려준 R&D 밥상, 왜 특허청은 거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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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성형 AI라는 강력한 치트키, 그리고 시작된 IP 블랙홀

안녕하세요, 대표님 그리고 기술책임자(CTO) 여러분! 요즘 연구소 분위기는 어떠신가요? 아마 챗GPT(ChatGPT)나 미드저니(Midjourney), 혹은 각 산업에 특화된 고도화된 AI 툴을 도입해 R&D 속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수개월, 수년이 걸리던 복잡한 시뮬레이션과 코딩, 최적화 설계 작업을 이제는 몇 줄의 프롬프트와 클릭 몇 번으로 단 몇 분 만에 해결하는 경이로운 시대가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변리사로서 수많은 테크 기업의 회의실을 방문하다 보면, 한편으로는 깊은 우려가 밀려오곤 합니다. AI가 뚝딱 만들어낸 매력적인 결과물을 보며 "이거 당장 특허 내자!"라고 기뻐하시지만, 정작 이 기술들이 특허청 문턱을 넘지 못하고 그대로 거절당하거나, 심지어 경쟁사 누구나 합법적으로 갖다 쓸 수 있는 '공공재'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R&D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지금, 우리의 IP(지식재산권) 전략은 과연 안전한지 전 산업군의 사례를 통해 차근차근 짚어보고자 합니다.

 

 

2. 글로벌 정책 트렌드: 세계 특허청이 확립한 엄격한 '단 하나의 철칙’

가장 먼저 인지하셔야 할 냉정한 현실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이 아닌 자는 발명자가 될 수 없다"는 전 세계 특허청과 법원의 단호하고 일관된 원칙입니다.  글로벌 주요국(한국, 미국, 유럽 등)은 생성형 AI가 스스로 진화해서 도출한 기술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특허청(USPTO)이 최근 발표한 지침에 따르면, AI는 단순한 연구 도구(실험실 장비나 소프트웨어 등)일 뿐이며, 권리를 가질 수 있는 '개념의 형성(Conception)'은 오직 인간의 뇌 안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고 못 박았습니다.

대한민국 지식재산처 (KIPO): AI가 다수의 기여를 한 발명이라도 인간 발명자가 형식적으로 기재되지 않으면 거절. 2025/2026년 기준 입증 책임 강화.

미국 특허청 (USPTO): AI assisted 발명은 전적으로 '인간의 인지적 기여(Human cognitive contribution)'가 청구항의 모든 요소에 녹아있음을 서류로 증명해야 함.

유럽 특허청 (EPO): AI 자체의 기계적 산출물은 발명의 고유한 성격(Inventive Step)을 인정받기 매우 어려움.

즉, 인간 연구원의 개입 없이 AI가 '자율적으로(Autonomously)' 완성해 버린 완벽한 기술은 역설적이게도 특허법상 누구의 소유도 인정되지 않는 무주공산이 된다는 뜻입니다.

 

 

3. 산업군별 딥다이브(Deep-Dive): 우리 분야의 AI R&D, 어떻게 특허를 받을까?

그렇다면 실제 각 산업 현장에서는 AI를 활용해 어떻게 특허를 확보해야 할까요? 모든 주요 산업군별 실무 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Sector 1. 바이오·제약 및 디지털 헬스케어 (Bio-Pharma & Digital Health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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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AI 이미지

 

당면 과제: 알파폴드 등 단백질 구조 예측 AI나 생성형 AI를 활용해 수만 개의 신약 후보 물질, 혹은 디지털 헬스케어 알고리즘을 100% 컴퓨터 시뮬레이션(In silico)으로만 도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IP 생존 전략: 한국 지식재산처(KIPO)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단순히 In silico 분석 결과만 명세서에 기재하면 '기재 불비'로 거절됩니다. 반드시 인간 연구원이 실제 실험(In vitro/In vivo)을 통해 그 유효성을 검증한 데이터와 효과를 명세서에 포함해야 합니다. 또한, LLM 기반 프롬프트가 주요 컴포넌트라면 사용된 프롬프트의 구체적인 변수와 예시를 명확히 적어야 특허를 받을 수 있습니다.

 

Sector 2. 로봇, 자율주행 및 제조·하드웨어 (Robotics & Manufact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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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AI 이미지


당면 과제: 하중과 강도를 입력하면 AI가 수만 개의 최적화 디자인을 뽑아내는 '생성형 디자인(Generative Design)'이나, 로봇의 자율주행 회피 경로 알고리즘을 AI가 알아서 학습하도록 R&D를 진행합니다.

IP 생존 전략: AI가 제안한 수많은 프레임 구조 중 "인간 연구원이 어떤 비즈니스적·기술적 판단을 거쳐 최종 설계를 필터링하고 개량(Post-processing)했는지" 그 개입 과정을 청구항과 발명의 설명에 명시해야 합니다. 기계가 만든 추상적인 알고리즘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구체적인 하드웨어 기계 제어에 미친 기술적 효과'를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Sector 3. 소프트웨어, IT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 (SW, IT & 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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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AI 이미지


당면 과제: 오픈소스 AI 모델(ChatGPT API 등)을 단순히 가져와 자사 서비스에 연동한 뒤, "독창적인 AI 추천 앱"이라며 특허 출원을 시도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IP 생존 전략: 이미 시중에 나온 범용 AI 모델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특허 기술로서 진보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범용 모델로 데이터를 집어넣기 전 '우리 회사만의 독창적인 데이터 전처리(Pre-processing) 파이프라인'이나, 모델에서 나온 결과물을 자사 비즈니스 특성에 맞게 다시 조합하는 '후처리 가공 알고리즘 및 유저 인터페이스(UI/UX)'를 촘촘히 엮어 특허를 설계해야 합니다.  

 

Sector 4. 화학, 신소재 및 배터리 재료 (Chemicals, Materials & Batt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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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AI 이미지


당면 과제: 차세대 배터리 전해질 조합이나 디스플레이용 유기소재의 최적 배합 비율을 찾기 위해 AI 머신러닝 모델에 변수를 대거 투입하고 결괏값을 뽑아냅니다.

IP 생존 전략: 단순히 "AI 모델에 넣었더니 이 비율이 나왔다"는 결과 중심의 명세서는 100% 거절됩니다. 발명자가 '어떤 특성을 가진 학습 데이터를 수집(Data collection)했고, 원천 데이터의 노이즈를 어떻게 제거(Data cleaning)하여 AI 모델의 신뢰성을 높였는지' 그 학습 메커니즘을 상세히 기술해야 장벽을 넘을 수 있습니다. 

 

Sector 5. 게임·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디자인 (Gaming, Content &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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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AI 이미지


당면 과제: 생성형 AI를 이용해 게임 그래픽 자산, 웹툰 배경, 혹은 모바일 앱의 UI/UX 화면 디자인을 대량 생산하고 이를 보호받고자 합니다.

IP 생존 전략: 현재 전 세계적으로 AI가 만든 순수 이미지/콘텐츠 자체는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하는 법적 공백 상태입니다. 따라서 콘텐츠 업계는 특허법상의 '화상디자인(GUI)' 출원이나 '디자인보호법'의 융합 전략을 써야 합니다. AI 산출물을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인간 디자이너가 이를 자사 플랫폼 스펙에 맞춰 재배치하고 터치 반응 메커니즘과 연동시켜 '기능을 가진 디자인 특허' 형태로 방어선을 구축해야 유효합니다.

 

 

4. 변리사가 제안하는 실무 솔루션: AI의 '흔적'을 당당하게 기록하는 법

실무 현장에서 많은 경영진이 유혹을 느끼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AI를 썼다는 사실을 명세서에서 쏙 빼고, 마치 인간이 다 한 것처럼 속이면 안 되나요?"라는 생각입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착각입니다. 특히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특허 출원 시 심사관에게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하는 성실 고지 의무(Duty of Candor)가 있습니다.

만약 AI 활용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겼다가 추후 특허 분쟁이나 무효 심판 과정에서 소스 코드 분석 등으로 밝혀지면, 특허권 자체가 통째로 취소되는 치명적인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숨기는 것보다 정공법이 훨씬 안전하고 현명합니다.
 

오늘부터 연구소에 아래 3대 실무 수칙을 즉시 내재화하십시오

1단계: 프롬프트 이력 백업 (AI에게 입력한 구체적 매개변수와 질문 로그 저장)

2단계: 인간의 개입 기술 (AI 산출물을 연구원이 선택, 보정, 실험한 과정 기술)

3단계: 연구 노트 동기화 (AI 툴 활용 시점과 인간의 의사결정 타임라인 일치)

변리사에게 특허를 의뢰하실 때도 AI 활용 범위를 솔직하게 공유해 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청구항을 설계할 때, AI가 처리한 추상적 영역은 넓게 방어막을 치고, 인간 연구원이 개입한 핵심 파트는 정교하고 단단하게 타격하는 '무효화되지 않는 강한 특허'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5. 또 다른 방패: 특허 출원(Patent)과 영업비밀(Trade Secret)의 하이브리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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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AI 이미지


모든 기술을 특허로 출원하여 세상에 공개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AI R&D의 특성상, 우리 회사만의 독창적인 '학습 데이터셋(Dataset)'이나 고유하게 튜닝된 '하이퍼파라미터 가중치(Hyperparameters)'는 특허 명세서에 공개하는 순간 경쟁사들이 교묘하게 카피해 갈 위험이 큽니다.따라서 딥테크 기업은 '하이브리드 IP 믹스 전략'을 취해야 합니다.

특허 출원 대상: AI를 활용해 도출한 '최종 결과물 구조', '기계 제어 방법', 'UI/UX 구동 알고리즘' 등 외부에서 제품을 뜯어보았을 때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가능한 기술.

영업비밀 보호 대상: 우리 AI 모델만의 '원천 학습 데이터 구조', '가중치 세팅값', '데이터 정제 노하우' 등 외부에서 절대 유추할 수 없는 내부 파이프라인. 이 부분은 사내 보안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하여 비밀로서 관리(블랙박스화)하는 것이 비즈니스 리스크를 통제하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결론: 첫 번째 프롬프트를 입력하기 전에, 지적재산권 지도를 먼저 펼치십시오

과거의 R&D는 기술 개발이 모두 끝난 후에 "이걸로 특허 좀 만들어 주세요"라며 변리사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연구원이 된 지금은, 그 첫 단추의 순서가 완전히 바뀌어야 합니다.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 R&D를 시작할지 기획하는 바로 그 첫 단계에서, 전 세계의 특허 빅데이터를 먼저 분석해야 합니다. 

거인들이 어느 길목에 특허 장벽을 세워두었는지 지도를 먼저 확인해야만, AI를 활용할 때도 그 장벽을 안전하게 우회하는 '전략적 프롬프트'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귀사의 R&D 부서에 생성형 AI라는 초고속 엔진을 장착하셨습니까? 그렇다면 그 엔진이 법적 분쟁이라는 벼랑 끝이 아닌, 독점적 시장 선점이라는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도록 R&D의 첫 걸음을 IP 전문가와 함께 정교하게 설계하시기를 진진하게 권해드립니다.

 

우리 회사의 AI R&D는 안전한가요? 'IP 생존력' 체크리스트

[ ] 사내에 생성형 AI 활용 시 발생할 수 있는 IP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사내 AI R&D 가이드라인(컴플라이언스)'이 수립되어 있다.

[ ] 연구원들이 AI와 주고받은 프롬프트 입력 로그와 대화 히스토리를 날짜별/버전별로 보관하고 있다.  

[ ] AI 산출물 중에서 특허로 공개하여 공격할 부분과, 영업비밀(Black-Box)로 숨겨 방어할 부분을 명확히 분류했다.

[ ] AI가 도출한 임시 결과물에 대해 본격적인 자본을 투입하기 전, 글로벌 FTO(특허 침해 예방) 분석을 선제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BLT 칼럼은 BLT 파트너변리사가 작성하며 매주 1회 뉴스레터를 통해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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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김종국 파트너 변리사는 고려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2007년 44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국내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주요 국내 대학, 국가 연구원의 국내외 특허출원 업무와 해외 대기업의 국내 특허출원 업무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중소기업의 특허출원 업무 및 특허 컨설팅 업무를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무발명 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기술임치나 영업비밀과 같이 특허와 더불어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하여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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