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마인드셋
서울대 발전기금이 한국 스타트업에 출자한 금액: 0원.

서울대 발전기금이 한국 스타트업에 출자한 금액: 0원.

예일대 기금이 벤처캐피탈에 넣어둔 금액: 약 25조 원 (기금 전체의 41%)

 

이는 오타가 아니다.

 

예일대 기금은 2025 회계연도 기준 $44.1B, 약 61조 원이다. 그중 41%가 벤처캐피탈에 들어가 있다. 대학 하나가 한국 벤처투자 시장 연간 총액의 2배가 넘는 돈을 스타트업 생태계에 넣어두고 있는 것이다. 작년 한 해 성적표만 봐도 명확하다. 수익률 11.1%, 투자 수익 $4.5B(약 6조 원). 그중 $2.1B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2.3B은 다시 투자했다. 스타트업에 돈을 넣어서 학교가 굴러가는 구조다.

 

사실, 이 구조를 만든 것이 예일이다. 1985년 CIO로 부임한 데이비드 스웬슨은 주식·채권 중심이던 대학 기금을 벤처캐피탈 등 대체자산 중심으로 재편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던 이 전략은 '예일 모델'로 불리며 이후 미국 대학 기금(Endowment) 운용의 표준이 됐다. 스탠퍼드, MIT, 프린스턴이 뒤를 따랐다. 오늘날 미국 VC 펀드의 LP 명단에 대학 기금이 빠지지 않는 것은 예일이 40년 전 개척한 길 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타트업에 베팅한 예일의 결과는 숫자가 증명하는데, 예일은 1985년 이후 일반적인 주식·채권 포트폴리오 대비 약 $50B, 70조 원의 초과 수익을 만들었다. 그 초과 수익의 최대 엔진이 VC였다. 예일의 VC 포트폴리오는 20년 수익률 기준 전 자산군 1위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초기에 예일의 돈이 있었다.

 

한국은 어떨까.

 

법인화된 서울대는 발전기금 중 2,000억 원을 삼성자산운용에 위탁한다. 안정형 운용이다. VC 펀드 LP 출자는 없다. 다만, 서울대가 검토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서울대 중장기발전계획은 "하버드·스탠퍼드처럼 기부금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고 언급하면서도, 현 공익법인 제도와 발전기금 자산 규모를 고려할 때 어렵다고 진단했다. 계획은 외부위탁 운용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린것. 검토 끝에 내린 결론이다. 대학 기금이 VC 펀드의 LP로 참여하는 미국식 구조가 한국 최고 대학에서도 성립하지 않는 배경이다. 규모가 작아서 리스크를 못 지고, 리스크를 못 지니까 규모가 안 커지는 악순환. 예일은 정확히 반대 방향의 선순환을 40년 돌렸다. 그나마 서울대는 2040년 재정 3.3조 목표를 세우면서 학내 벤처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향성은 잡혔지만, 아직 문서 속 계획이다.

 

참고로 그럼 지금 스타트업 투자는 누가 할까.

서울대기술지주가 한다. 14개 펀드, 1,200억 원. 훌륭한 성과도 있다. 리벨리온이 여기서 나왔다. 다만 재원의 출처는 대부분 모태펀드다. 정부 자금이며, 대학의 자금이 아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25조 원 vs 0원. 이게 왜 파운더에게 중요할까.

 

1️⃣ 돈의 성격이 펀드의 행동을 결정한다

예일의 돈은 permanent capital이다. 만기가 없다. 예일은 10년간 기금에서 $15.3B을 쓰면서도 기금을 더 키웠다. 100년을 보는 돈이라 10년짜리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다. 한국 VC의 주력 LP는 정부다. 펀드 만기 8년, 정책 목적, 회수 실적 보고. 이 구조에서 VC는 빠른 회수가 가능한 딜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2️⃣ 한국 VC가 매출을 요구하는 건 심사역이 보수적이어서가 아니다

LP가 그렇게 생겼기 때문이다. 미국 시드 VC가 매출 0원인 팀에 베팅할 수 있는 건 심사역이 용감해서가 아니라, 그 뒤에 20년을 기다려줄 자본이 있기 때문이다.

구조에 대한 비판보다 이해가 먼저다. 전략은 거기서 나온다.

 

3️⃣ Practical한 결론

한국에서 펀딩하는 파운더에게 유효한 언어는 정부 LP 구조에 맞는 언어다. 회수 가능성, 매출 로드맵, 정책 테마 정합성. 이 시장에서 통하는 문법이다.

긴 호흡의 리스크 캐피탈이 필요한 비즈니스라면 답은 미국이다. 좋은 VC를 찾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돈을 찾으러 가는 것이다.

같은 아이디어도 어떤 자본 앞에 서느냐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달라진다.

파운더가 통제할 수 없는 것: LP 구조.

파운더가 통제할 수 있는 것: 어느 자본 시장에서 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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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Outs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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