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프로덕트
스타트업 특허전략, 첫 특허가 무너지는 이유

"제품은 거의 다 나왔으니, 특허는 기능만 정리해서 넣으면 되지 않나요?"

이 질문을 던지는 대표일수록, 스타트업 특허전략에서 가장 흔한 손실 구간에 이미 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특허를 제품 설명서처럼 쓰면 등록은 받을 수 있어도, 정작 투자 실사와 경쟁사 대응 단계에서 권리가 얇게 드러납니다.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막아야 할 지점이 아니라 이미 만든 것을 적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출원 이후에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첫 출원에 담은 범위가 사실상 권리의 천장이 됩니다. 출원 뒤에 더 넓은 권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도, 이미 공개된 내용은 새로 보호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허는 설명서가 아니라 차단선입니다

스타트업 특허전략에서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인식은, 특허가 "무엇을 만들었나"를 적는 문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허는 "남이 어디까지 못 들어오나"를 긋는 차단선입니다.

제품 매뉴얼처럼 "이 동작을 하면 이렇게 작동한다"를 그대로 옮기면, 청구항이 지금 만든 하나의 버전에만 묶입니다. 경쟁사는 같은 효과를 다른 방식으로 구현해 권리범위 밖으로 걸어 나갑니다. 예를 들어 특정 센서로 측정한다고만 적으면, 다른 방식으로 같은 값을 얻는 제품은 막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첫 특허에서 진짜 설계해야 하는 대상은 '우리 제품'이 아니라 '우리를 이기려는 쪽이 택할 우회로'입니다. 그 우회로를 미리 떠올려 청구항으로 덮어 두는 것이 권리범위 설계이며, 이것은 기술 기록이 아니라 전략 판단의 영역입니다.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돈이 새는 지점

상담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손실은 대체로 네 가지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아래는 특정 사건이 아니라, 여러 사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입니다.

 

새는 지점실제로 벌어지는 일
제품 기능만 기재같은 효과를 내는 대체 구현을 막지 못해 회피당함
핵심 동작 누락매출이 나오는 동작이 독립항에서 빠짐
경쟁력 요소 누락사업모델·데이터 흐름·공정 순서 같은 진짜 강점이 권리에서 빠짐
IR과 특허 불일치IR에서 강조한 강점과 특허가 보호하는 범위가 어긋남

이 중 마지막이 가장 비싼 지점입니다. 투자자는 "이 기술, 특허로 막혀 있나요"를 묻는데, 실사에서 특허가 외형이나 화면만 보호하고 핵심 알고리즘·공정은 비어 있는 것이 드러나면 실사 테이블에서 방어 논리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청구항이 핵심 동작을 정확히 쥐고 있으면, 같은 기술이라도 협상에서의 위치가 달라집니다.

대표가 출원 전에 직접 짚어야 할 판단 기준

익명화해 보면 이런 상황이 자주 있습니다. 데모 반응이 좋아 서둘러 출원한 팀이, 몇 달 뒤 시리즈 A 실사에서 "핵심 알고리즘은 청구항 어디에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고서야 권리범위가 화면 구성에만 걸려 있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입니다.

이때 간극을 메우려면 새 출원과 추가 비용이 들고, 그사이 공개된 내용은 다시 막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출원 전에 대표가 직접 아래를 짚어 보는 편이, 이후 변리사와의 논의 질을 높입니다.

경쟁사가 우리를 벤낀다면 어느 기능부터 베낄지 적어 보았는가.

그 기능이 청구항 독립항 안에 실제로 들어가 있는가.

같은 효과를 내는 다른 구현 방식을 하나라도 막아 두었는가.

매출이 발생하는 핵심 동작이 권리범위에 포함되는가.

IR 자료의 핵심 강점과 특허 청구항이 같은 것을 가리키는가.

특히 데모·IR·투자 협의가 임박한 팀이라면, 이 점검은 공개 일정과 출원 일정을 나란히 놓고 보는 작업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아직 아이디어 단계인데 스타트업 특허전략으로 출원이 가능한가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구현 방향과 핵심 효과를 설명할 수 있어야 권리범위가 살아납니다. 아이디어를 기능 설명이 아니라, 경쟁사가 피해 갈 우회로 기준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Q. MVP나 데모를 이미 공개했는데 늦었을까요?
공개 시점과 범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정 요건을 갖추면 구제 여지가 있으나, 공개한 내용이 곧 권리의 한계가 될 수 있으므로 개별 검토가 빠를수록 좋습니다.

Q. 첫 특허는 무조건 넓게 쓰면 되나요?
넓기만 하면 심사에서 걸리고, 좁기만 하면 회피당할 수 있습니다. 핵심 동작을 담은 넓은 독립항과 구체적인 종속항을 함께 설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체크리스트]

경쟁사가 가장 먼저 베낄 기능이 독립항에 들어가 있는가?

같은 효과를 내는 대체 구현을 하나라도 막아 두었는가?

매출이 나오는 핵심 동작이 권리범위 안에 있는가?

IR에서 강조한 강점과 청구항이 같은 것을 가리키는가?

데모·시연·투자자료 배포 전에 출원일을 먼저 확보했는가?

외주개발이 걸려 있다면 권리 귀속이 정리되어 있는가?

이 여섯 개 중 둘 이상에서 막힌다면, 지금 출원안의 권리범위가 좁거나 방향이 어긋나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 특허의 범위는 출원 버튼을 누르는 순간 사실상 고정되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낮은 비용으로 넓힐 여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데모나 IR 일정이 보이기 시작했다면, 경쟁사가 먼저 베낄 핵심 기능과 그 기능이 청구항에 들어가 있는지를 1페이지로 먼저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자 소개]

석종헌 변리사 | 특허법인 린 파트너 (15년 차 바이오·화학 전문)

고려대학교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지난 15년간 바이오, 제약, 소재 스타트업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습니다. 단순한 등록을 넘어 정부 과제 대응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명세서 설계를 전문으로 합니다.

상담 문의: 010-6663-8572, patentseok@naver.com

🔗 [IP 실무 노트] 출원 1건으로는 경쟁사를 막기 어렵습니다 — 특허 포트폴리오 설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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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종헌 변리사 특허법인 린 · 기타

15년차 바이오·의약학·화학 전문 변리사 석종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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