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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창업자가 있습니다.
한 명은 클라우드를, 한 명은 초음속 여객기를, 한 명은 뇌에 심는 칩을 만듭니다.
기예르모 라우치는 Next.js를 만든 회사 Vercel을 에이전트용 클라우드로 키우고 있고, 블레이크 숄은 자기 공장에서 초음속 여객기와 제트 엔진을 만드는 Boom Supersonic을 이끕니다. 맥스 호닥은 일론 머스크와 함께 Neuralink를 공동 창업했다가 나와, 실리콘 위에 살아있는 신경세포를 길러 시력 같은 감각을 되살리는 뇌 인터페이스 회사 Science를 세운 사람이에요.
이 셋의 공통점은 부품을 사다 조립하지 않고 공장 자체를 직접 짓는다는 것, 그리고 요즘 모두 AI로 일하는 방식을 다시 짜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사람은 나발 라비칸트예요. AngelList를 공동 창업했고, Uber와 Twitter가 아직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시절 초기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엔젤 투자자죠. 부와 판단력에 관한 그의 글과 팟캐스트는 전 세계 창업가들에게 두터운 팬층을 만들었어요. 그가 이들에게 '무엇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만드는 법을 새로 배우고 있느냐'를 물었어요.

소프트웨어 공장
Q. 요즘 '소프트웨어 공장'이라는 개념에 꽂혀 계시다고요.
(기예르모 라우치) 네, 엔지니어의 일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예전엔 회사에 출근해서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 냈어요. 'A라는 사람이 B라는 결과물을 얼마나 잘 뽑아내느냐', 회사 안의 모든 게 이 기준이었죠. 그런데 지금 제가 엔지니어를 평가하는 방식은 달라요. 'B부터 Z까지 결과물을 여러 개 찍어내는 공장을 만들고 있느냐'를 봅니다. 이건 꽤 큰 변화예요. 예전엔 '10배 엔지니어'가 있다는 말도 논란이었는데, 이제는 100배, 1000배 엔지니어가 분명히 존재해요. 세상이 아직 여기에 적응을 못 했을 뿐입니다.

Q. 그럼 그 100배, 1000배를 어떻게 측정하세요? 요즘은 토큰 사용량이 기준이 되기도 하던데요.
(기예르모) 바로 그 '토큰 순위표'가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어요. "우리 회사에 100배 엔지니어가 이렇게 많다, 봐라 이 토큰 비용을" 하는 식이죠. 토큰 소비량으로 성과를 재는 건 옛날에 '코드 줄 수'로 생산성을 재던 것과 똑같은 착각이에요.

이미지 출처 : Fortune
(블레이크 숄) 맞아요. 코드 줄 수로 재던 거나 토큰 소비량으로 재는 거나, 둘 다 결과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지표예요.
Q. 모델이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던가요?
(맥스 호닥) 제가 써보니 Claude나 ChatGPT는 딱 그 사람이 그 분야에서 잘하는 만큼만 잘해요. 정말 뛰어난 개발자라면 이 도구들이 엄청나게 강력하고, 주니어 개발자라면 모델도 주니어처럼 느껴집니다. 한편으론 모델 자체가 놀랍도록 유능한데, 다른 한편으론 당신이 중간중간 던지는 피드백이 결정적이에요. 그 짧은 피드백이 모델이 내놓는 성능을 통째로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 MIT Sloan
(기예르모) 그래서 요즘 제가 팀원에게 해주는 새로운 종류의 지원이 있어요. 누가 와서 "모델한테서 좋은 결과가 안 나온다"고 하면, 제가 "그럼 이렇게 프롬프트를 넣어봐라"라고 알려주는 거예요. 다시 프롬프트를 던지는 능력, 그 질이 지금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Q. 능력의 한계 지점에서 모델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기예르모) 최근에 확 달라진 게 있어요. 예전엔 프롬프트를 주면 모델이 그냥 다음 단어를 예측하듯 제멋대로 달려나갔어요. 그런데 요즘 모델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계획을 세워요. 저한테 돌아와서 "당신이 원하는 걸 하려면 세 가지 경로가 있고, 이런 트레이드오프가 있다"고 말합니다. 주니어 엔지니어였다가 이제 원리를 아는 수석 엔지니어가 된 거예요.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심지어 제가 "값의 종류가 아주 많은 telemetry(시스템 상태 기록) 데이터를 Postgres(데이터베이스)에 넣어라"라고 하면, 모델이 "안 돼요, 그런 데이터는 Postgres에 안 넣습니다. ClickHouse나 Athena(대용량 데이터에 적합한 다른 데이터베이스)를 고려하세요"라고 받아쳐요. 이제는 지적으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동료로 모델을 훨씬 존중하게 됐어요.
Q. 나발 님은 프롬프트 요령을 익히는 데 좀 회의적이시라고요.
(나발) 네, 저는 이런저런 요령과 팁을 배우는 걸 일부러 안 했어요. "이 프롬프트를 써라, 이 도구를 붙여라, 항상 플랜 모드를 켜라" 같은 조언이 쏟아졌는데 다 무시했죠. 제가 사용법을 익히는 속도보다 모델이 좋아지는 속도가 더 빠를 거라고 봤거든요. 그래서 저는 모델을 아주 거칠게 씁니다. 시간이 갈수록 정보를 더 적게 입력하고 일을 더 적게 해요. 그냥 밀어붙여서 뚫어버리거든요. 같은 문제에 Codex, Claude, Gemini를 한꺼번에 던져놓고 토큰을 낭비해서 시간을 법니다.

사람은 모델이 발전하는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이미지 출처 : METR
Q. 토큰 비용이 아깝지 않으세요?
(나발) 모델이 아무리 비싸 보여도 사람보다는 여전히 훨씬 싸요. 그러니 토큰을 입력이든 출력이든 신경 쓰지 말고, 자기 시간과 최종 결과물만 보세요. 지금 모델이 품질 낮은 코드를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알아요. 프로덕션에 바로 올릴 만한 수준은 아니죠. 하지만 정작 출시할 때가 되면 토큰을 더 부어서 "자, 이제 처음부터 다시 훑고 다시 써라"라고 시키면 됩니다. 검증 가능한 문제, 즉 정답을 확인할 수 있는 문제라면 모델은 결국 풀어내요. 한마디로, 토큰을 낭비하고 시간을 아끼세요.

순수 소프트웨어는 죽었나
Q. 그렇다면 순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은 이제 한물간 걸까요?
(나발) 저는 요즘 이 질문을 계속 던져요. 우리는 모델과 대화하려고 코드를 배웠는데, 이제 모델이 영어를 해요. 그것도 사람처럼 흐릿하고 대충인 영어를요. 그럼 창업자에게 해자는 어디 있을까요?
하드웨어 쪽이 오히려 유리해요. 예전엔 하드웨어 회사가 소프트웨어까지 잘 만들기 어려웠는데, 이제 좋은 소프트웨어를 꽤 빨리 붙일 수 있으니까요. 패트릭 콜리슨(Stripe 공동창업자)은 "뛰어난 소프트웨어 인재는 예술가처럼 귀해서 뽑기 어렵다"고 했어요. 그래서 예전엔 하드웨어 회사가 좋은 소프트웨어까지 갖추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AI 덕에 하드웨어 창업자도 그 귀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손쉽게 손에 넣게 된 거죠.

(기예르모) 미첼 하시모토(Terraform과 Ghostty를 만든 개발자)가 X에 올린 '빌딩 블록 이코노미(Building Block Economy)'라는 글이 있어요. 요지는, 지금 에이전트에게 가장 유용한 건 강력하고 재사용 가능한 '빌딩 블록(레고 블록처럼 가져다 쓰는, 검증된 부품)'이라는 거예요.
에이전트가 이메일 하나 보낼 때마다 큐 시스템을 처음부터 새로 발명하게 두진 않잖아요. 그때그때 딱 맞는 검증된 부품을 가져오는 게 낫죠. 저는 에이전트가 매번 세상을 처음부터 다시 발명하는 걸 원하지 않아요.
"나도 남도 똑같이 Postgres 13.2 버전을 쓴다"는 것, 즉 같은 표준을 공유한다는 사실 자체가 서로의 작업을 그대로 가져다 쓰고 협력하게 해주는 엄청난 가치예요. 이미 만들어져 있어서 모델이 재사용할 수 있는 것들은 일종의 '토큰 캐시(이미 계산해 둔 결과를 저장해 두고 다시 쓰는 것)'라고 할 수 있죠. 토큰을 태워서 이미 존재하는 걸 다시 만들 필요가 없으니까요.
Q. 맥스 님은 개발자 출신인데, 요즘도 직접 코드를 쓰시나요?
(맥스) 이젠 코드를 한 줄도 안 쓴 지 꽤 됐어요. 저는 아주 어릴 때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십 대와 20대 내내 빠져들어서 20시간씩 코딩하곤 했거든요. 그런데 지난 12월 이후로 엄청난 양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매일 쓰는데, 그 코드를 제가 직접 쓴 건 하나도 없어요. 몇 년 동안 상상만 하던 프로젝트들을 실제로 만들어서 쓰고 있죠. 이제 손으로 코드를 짜던 시절로 돌아가는 건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이미지 출처 : Fortune
(기예르모) 정말 중요한 건, 조각들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API가 뭔지, 데이터가 입력과 출력으로 어떻게 흐르는지, 성능이 어떤지를 아는 사람은 모델에게 "이 작업엔 이 정도 수준을 기대한다"고 방향을 잡아줄 수 있어요. 유능한 엔지니어링 리더는 원래도 사람들을 통해 '바이브 코딩'을 해온 셈이에요. 자기 의도와 경험을 전달하고 남이 실행하게 하는 거죠. 이제 그 대상이 에이전트로 바뀐 것뿐이에요.
(나발) 저는 20년 동안 코드를 안 쓰다가, 에이전트를 통해 지금은 늘 코딩을 해요. 알고 보니 소프트웨어 공학과 알고리즘의 기본 원리만 알아도 아주 많은 걸 할 수 있더라고요. 제가 코딩을 그만뒀던 이유는 최신 언어와 인프라 조각들을 붙이는 걸 따라갈 시간이 없어서, 시작 자체가 너무 번거로워서였어요. 그런데 이제 에이전트를 쓰면 막히질 않아요. 예전엔 어떤 사소한 문제에 걸려서 한없이 디버깅에 시간을 쏟았는데, 이제는 그런 일이 없습니다.
하드웨어를 바이브 코딩하다
Q. 블레이크 님은 Boom Supersonic에서 이걸 어떻게 적용하고 계세요?
(블레이크)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하드웨어 개발자의 역할이 완전히 뒤바뀌었어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안 해보신 분을 위해 설명하면 이래요. 상당수의 하드웨어 설계가 엔지니어 노트북 속 복잡한 엑셀 스프레드시트 안에서, 각자 고립된 채 이뤄집니다. VBScript 코드까지 들어간 이 스프레드시트도 사실은 소프트웨어인데, 소프트웨어 취급을 안 받아요. 버전 관리도 없고 자동 테스트도 없죠. 공기역학 담당자가 구조 담당자에게 뭔가 넘길 땐 스프레드시트를 이메일로 보냅니다. 1990년대 방식이에요. 끔찍하죠.

이미지 출처 : boomsupersonic.com
Q. 그래서 어떻게 바꾸셨나요?
(블레이크) 반복 작업의 비용을 낮추려고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 틀을 짓기 시작했는데, 진도가 안 나갔어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충분히 뽑을 형편이 안 됐거든요.
지금은 완전히 다른 모델로 일해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아키텍처를 만들어요. 시스템과 알고리즘, 관심사의 분리를 이해하니까요. 그러면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이 자기 부분을 바이브 코딩으로 채웁니다. 그 결과 소규모 팀의 생산성이 믿기 어려울 만큼 달라졌어요.
Q.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블레이크) 터빈 블레이드(제트 엔진 안에서 도는 날개) 설계를 볼게요. 블레이드는 차가울 때 시작해서 돌기 시작하면 뜨거워지고, 뜨거워지면 커져요. 그래서 차가운 모양과 뜨거운 모양 양쪽에서 공기역학과 구조 설계가 다 맞아떨어지게 해야 해요. 이 작업 하나가 블레이드 한 개에 엔지니어 한 명이 하루 걸립니다. 그런데 제트 엔진 하나에 블레이드가 1000개쯤 들어가요. 그래서 손도 못 대던 일이었죠.

이미지 출처 : Youtube 'Introducing Superpower: The Supersonic Tech Powering AI Data Centers', by Boom Supersonic
지금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인력이 함께 만든 도구로, 블레이드 형상을 바꾸면 구조와 공기역학 결과가 실시간으로 보여요. 엔지니어 두 명이 제트 엔진 하나를 통째로 설계할 수 있게 된 거예요.
Q.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나머지 엔지니어를 위한 도구를 만든다는 대목이 인상적이네요.
(기예르모) 그게 기업용 소프트웨어(enterprise software) 업계에 닥친 가장 큰 격변이에요. 이제 하드웨어 협업 도구를 만들어 파는 스타트업이 당신에게 팔 수 있는 게 없어요. 회사 내부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걸 직접 코딩해 버리니까요. 스프레드시트조차 한물갔어요. 스프레드시트가 성공했던 이유는 아무도 맞춤 소프트웨어를 못 만들었기 때문이거든요. 맞춤 소프트웨어에 가장 가까운 게 VBScript 함수를 잔뜩 넣은 스프레드시트였던 거죠.

이미지 출처 : circuitbasics.com
(맥스) 저는 개인적으로 엑셀에서 거의 완전히 파이썬 모델로 옮겼어요. 거기선 뭔가를 그럴듯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AI가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내년 안에, 아마 2026년 안에 매우 흥미로워질 지점이 있어요. 지금은 소프트웨어를 생성하지만, 곧 STEP 파일(기계 설계 3D 도면 파일)과 PCB(전자 회로 기판) 레이아웃을 생성하게 될 거예요. AI가 기계공학과 전기공학에 들어오는 순간, 지금까지 못 본 완전히 다른 세상이 열립니다.
가장 똑똑한 모델을 써라
Q. 실제로 중국 모델을 쓰시나요? 어떤 모델을 어디에 쓰는지 궁금해요.
(기예르모) 저희는 AI 게이트웨이를 운영해서 어떤 모델이 얼마나 쓰이는지 데이터를 봐요. 오픈 모델 사용도 있지만, 상위권은 프런티어(최첨단) 지능이 압도적으로 차지해요. 다만 '적당한 비용과 성능의 프런티어 지능'은 대규모로 쓸 때 정말 강력해요. 예를 들어 Gemini는 '제일 똑똑한 모델'로 주목받진 않지만, 비용 대비 성능이 좋아서 고객 지원이나 브라우저 자동화 같은 대량 반복 작업엔 오히려 제일 잘 맞아요. 하지만 프런티어를 밀어붙일 땐 최고의 코딩 모델이 필요한데, 그건 지금 두세 개뿐이고 중국 모델은 거기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 vercel.com
(나발) 어제 저녁 식사 자리에서 누군가 "97%는 그냥 DeepSeek을 쓰면 된다, 너무 싸니까"라고 하더군요. 저는 생각이 달라요. 지능은 그 자체로 무조건 좋은 거라, 늘 더 똑똑한 걸 원하게 돼요. 모델이 실수를 해도 우리는 그걸 알아채지 못하거든요. 게다가 아무리 비싸도 실제 사람보다는 싸고 실시간이에요. 두 모델이 각각 답을 줬을 때 저는 어느 쪽이 맞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하나가 조금 더 똑똑하다는 걸 안다면 그 답을 택하고, 결국 덜 똑똑한 모델에는 아예 안 묻게 되죠.
자율 기업
Q. 회사 안에 스스로 돌아가는 자율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있나요?
(기예르모) 저희는 인프라 상당 부분이 이미 자율이에요. 대부분의 엔지니어링 조직은 지금도 사람이 손으로 경보 임계값을 정해요. "이 API 지점에서 오류율이 이만큼 오르면 이렇게 해라" 하는 식으로요. 사실 좀 말이 안 되죠. 저희는 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링(SRE, 서비스가 안 멈추게 관리하는 일)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했어요. 어떤 지표가 이상하게 움직이면 에이전트가 조사하고, 필요하면 사건(incident)을 만들어 사람을 부르고, 해결 과정을 시작해요. 실제로 프로덕션을 바꾸는 것만 빼고, 해결책을 다 차려서 엔지니어에게 떠먹여 주다시피 하는 셈이에요.
Q. 자율 보안 연구도 하신다고요.
(기예르모) 저희가 오픈소스로 공개한 deepsec(딥섹, 코딩 에이전트로 코드의 취약점을 찾아내는 보안 점검 도구)이라는 게 있어요. 이걸 저희 전체 모노레포(여러 프로젝트를 한 저장소에 모아 관리하는 방식)에 대고, 동시에 1천 개가 넘는 에이전트를 클라우드에서 돌렸어요.

그랬더니 사람 팀으로 몇 분기 걸릴 보안 연구를 며칠 만에, 토큰 비용 1만 4천 달러어치로 해냈어요. 몇 달 치 레드팀(공격자 입장에서 약점을 찾는 작업) 작업량이죠. AI 시대엔 사이버 보안이 악몽이 되고 있어요. 취약점도 너무 많고 상대도 너무 강력하니, 아주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Q. 블레이크 님은 회사 전체로 재미있는 실험을 해보셨다고요.
(블레이크) 일주일 동안 회사 전체의 프로젝트 업무를 멈추고, 접수 담당자부터 엔지니어까지 모두에게 "당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만들어라"라고 했어요. 조건은 두 가지, AI를 쓸 것과 다 만든 뒤 회사 전체 앞에서 시연할 것. 저는 시시한 프로젝트가 많고 판도를 바꿀 게 소수일 거라 예상했는데, 정반대였어요.
판도를 바꿀 게 많았고 시시한 건 아주 적었어요. 두세 개는 회사의 방향을 통째로 바꿀 만한 것이었고요. 가장 놀란 건, 트럭에서 물건을 내리고 재고가 들어오면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던 입출고 담당자가 그 일을 자동화하는 걸 만들었다는 거예요. 실제로 지금 쓰고 있습니다.

Q. 그 실험에서 어떤 결론을 얻으셨나요?
(블레이크) 결론은 이래요. 누구나 '이런 게 있으면 세상이 나아질 텐데' 하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대개 첫 번째 아이디어는 형편없고, 스스로는 그게 형편없다는 걸 미리 내다볼 능력이 없어요. 그런데 아이디어를 실제 물건으로 만들 수 있으면 반응하고 고칠 수 있어요. 일주일을 주면, 그 끝엔 말이 되는 뭔가를 실제로 만들어 냅니다.
(기예르모) 모든 일이 그렇게 바뀐다고 상상해 보세요. 일을 직접 하지 않고, 그 일을 대신 하는 에이전트를 훈련하는 게 전부인 인력을 어떻게 꾸릴 것인가. 요즘은 직관적으로 "내 일은 일 자체를 하는 게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에이전트를 훈련하는 것"임을 아는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어요.

이미지 출처 : @naval, X
(나발) 저는 제 일에선 자동화할 게 거의 안 남았어요. 제 일은 반복적이지 않거든요. 모두가 그 지점에 도달하길 바라요. 늘 자기 창의성과 흥미의 최대치 안에서 일하고, 자동화할 게 있으면 삶에서 치워버리는 거죠. 다만 이건 '직장·경력' 사고방식으로는 보기 어려워요. 사람을 뽑아 같은 일을 반복시키던 방식이 사라지는 거니까, 사람들은 "그럼 난 뭘 하지?" 하고 겁을 내죠.
아주 많은, 아주 작은 팀들
Q. 그럼 일자리는요? 사람은 앞으로 어떤 가치를 갖게 될까요?
(나발) 사람은 여전히 엄청난 가치를 가질 거예요. 오히려 더 큰 가치를요. 여기 있는 우리 모두 생산성이 치솟았어요. 기본 경제 원리를 보면, 누군가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그 사람은 더 부유해지고, 사람들은 그를 덜 쓰는 게 아니라 더 많이 쓰게 돼요. AI를 정말 잘 쓰고 똑똑하고 창의적인 사람이라면, 저는 그 사람에게서 얻을 지렛대가 어마어마하니 그 어느 때보다 더 뽑고 싶어요.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기예르모) 그건 새로운 채용 기준이에요. 저희는 주니어든 최고참이든, 에이전트를 정말 잘 쓰고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이면 뽑아요. 제 가설은, 결국 '작은 팀이 아주 많은' 세상이 된다는 거예요. 어떤 일을 해내는 데 필요한 사람 수가 크게 줄죠. 단순하게만 보는 사람은 "제트 엔진을 두 명이 만들면 998명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해요.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제트 엔진을 아주 많이 만들 수 있다는 뜻이에요. 창업가와 창업이 폭발적으로 늘고, 아주 많은 아주 작은 팀이 생깁니다.
Q. 마지막으로, 지금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준비는 뭘까요?
(나발) AI가 기본 지능과 전문 지식을 주고 전문 용어를 다 뚫어줬어요. 그리고 에이전트가 실제 주체성(agency, 스스로 일을 진행하는 힘)을 줬죠. 그래서 남은 건 창의성과 취향, 그리고 시작하고 버틸 만큼의 주체성이에요.
이제 한 분야를 20년 파고들어야 뛰어들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제너럴리스트에게 좋은 시절이에요. 트위터에서 늘 "전문가, 자격증, 출처"를 외치던 사람들이 오히려 타격을 받아요. 박사 학위로 창의성과 직관, 취향과 판단력을 길렀길 바라요. 그저 잔뜩 암기하고 전문 용어만 익혔다면, AI가 그걸 그대로 뚫고 지나갈 테니까요.

결국 이건 'AI를 쓰는 사람 대 안 쓰는 사람'의 문제예요. 그러니 지금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도구들에 정말 능숙해지고 그것들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없는지 그 경계를 늘 아는 거예요. 그 경계는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계속 움직이니까요.
소중한 노력이 들어간 글을 널리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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