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프로덕트
PM의 서비스 분석 : Homa

에이전트를 활용한 서비스의 다양한 도메인에 대한 시도를 조사해보고 있다. 미국에서의 시도 중 부동산 도메인의 시도를 보고 있었다. 서비스를 분석하는데 서비스 구조가 이해되지 않았고 이유를 찾아보니 한국과 미국 부동산 매입 매도 수수료 구조에 대한 다름을 발견했다. 그래서 제품보다 도메인을 먼저 팠다. 정확히 이해하려고 한국과 미국을 나란히 놓고 봤다. 지난 글이 그 이야기였다. https://brunch.co.kr/@103ab3ed4f1f4f6/195 이번엔 그 안의 제품, 홈마다.

Screenshot 2026-07-05 at 8.57.45 AM.pnghttps://www.tryhoma.com/


 

이 서비스 뭔데?

먼저 미국 부동산이 한국과 다른 점 두 가지만 알고 가자.


 

하나, 미국은 중개사가 둘이다. 파는 사람 편 중개사, 사는 사람 편 중개사. 집이 팔리면 파는 사람이 수수료(보통 6%)를 내고, 그걸 두 중개사가 3%씩 나눈다. 사는 사람은 자기 편 중개사에게 직접 돈을 내지 않는다. 그래서 사는 쪽 수수료가 3%, 4억 집이면 천만 원이 넘는다.

둘, 집을 찾을 땐 보통 Zillow를 쓴다. 한국의 직방·네이버부동산 같은 매물 앱이다. 사람들은 여기서 집을 구경하고, 관심 가는 집은 중개사에게 연락한다.

이제 홈마다. 홈마는 그 사는 쪽 중개사를, AI와 최소한의 사람으로 대신한다. 그리고 원래 그 중개사한테 갈 수수료를 사는 사람에게 돌려준다. 미국에서만 된다. 플로리다에서 시작해 지금은 텍사스로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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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는 이렇게 동작한다.

구조만 봐선 잘 안 와닿는다. 그래서 한 사람의 시나리오로 구체적으로 상상해봤다. 플로리다에서 집을 사는 어떤 사람이다. 원래대로 살 때(As-Is)와, 홈마로 살 때(To-Be)를 나란히 놓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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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s. 원래는 이랬다.

이 사람은 먼저 사는 쪽 중개사를 구한다. 대부분 지인 소개로 찾는다. 큰돈이 걸린 일이라 아무나 못 믿으니까. 소개받아 몇 명 만나보고, 한 명을 골라 계약서에 서명하고 시작한다. 중개사가 집을 보여주고, 시세를 알려주고, 오퍼를 쓰고, 협상하고, 계약을 마무리한다. 이 사람은 이 중개사에게 직접 돈을 내지 않는다. 수수료는 파는 사람이 내니까. 대신 그 3%는 고스란히 중개사 주머니로 들어간다. Zillow로 집을 다 찾아놨어도, 그 3%는 중개사가 가져간다.


 

To-Be. 홈마는 이렇게 바꾸고 있다.

홈마 앱을 연다. 매물을 본다. Zillow에 있는 그 집들이다. 투어를 예약하면 홈마가 보낸 동네 사람이 문을 열어준다. 집을 둘러보고 마음을 정하면, AI가 시세를 뽑고, 얼마를 부를지 제안하고, 오퍼를 대신 써준다. 협상이 시작되면 그때 홈마 소속 사람이 붙는다. 집이 팔리면, 원래 중개사가 통째로 가져갔을 그 3% 중 홈마가 260만 원만 떼고 나머지를 사는 사람에게 준다.


 

다른 데서 집을 구하면 0원이다. 원래 사는 사람은 중개사에게 직접 돈을 내지 않으니,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런데 홈마에서 구하면 수백만 원이 들어온다. 원래 중개사가 가져갔을 몫이 사는 사람에게 오기 때문이다.

다른 데서 집을 구하면 0원, 홈마에서 구하면 +수백만 원.

잃을 것은 없고 얻을 것만 있다. 그래서 사는 사람은 홈마를 안 쓸 이유가 없다. 파는 사람 수지는 홈마를 쓰지 않는다. 평소처럼 자기 중개사한테 집을 맡겼을 뿐이다. 집을 파는 사람이 내는 수수료도, 그게 나뉘는 것도 똑같다. 사는 쪽 몫이 사람 중개사가 아니라 홈마에게 갈 뿐이다. 그래서 홈마는 파는 쪽 중개사와 관계를 잘 맺으려한다. 그리고 대체하려는건 거래의 사는 쪽 중개인 딱 그영역이다.


 

그럼 이런 질문이 생긴다. 결국 문을 열어주고 집을 보여주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사는쪽 중개인의 오프라인 역할은 그대로 필요하다. 그들이 손님만 데려다준다고 수수료를 포기하고 정액요금을 받을 것인가?

받아들인다. 이유를 알려면 그 수수료가 진짜 무슨 값이었는지부터 봐야 한다.


 

사는 사람 중개료, 3%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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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보여주고, 서류 챙기고, 협상한 값? 그게 천만 원어치일까. 뜯어보면 아니다. 사는 쪽 중개사 시간의 절반 가까이는 일이 아니라 '손님 찾기'에 쓰인다. 손님을 구하러 다니고, 광고비를 쓰고, 상담을 한다. 그렇게 만난 사람 대부분은 계약까지 안 간다. 문의 100건 중 실제 거래는 두세 건이다.

그러니까 3%는 그 거래를 도운 일값. 손님을 구하는 데 든 값. 그리고 성사되지 않은 수많은 손님에게 쓴 헛발질값. 중개사가 비싼 진짜 이유는 일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성사되지 않을 손님까지 만나고 유치하는 금액 그게 포함되어있는 것.

홈마는 이 구조를 바꾼다. 우선 손님 찾기가 사라진다. 손님이 제 발로 앱에 들어오니까, 손님을 구하러 다니고 광고비를 쓸 일이 없다. 홈마에 들어온 사람도 집을 안 살 수 있다. 하지만 그 상담을 AI가 하니, 거래 성사율은 비슷해도, 한 번의 비용이 작아진다. 심지어 AI상담을 통해 거래 성사율이 더 높아질 수도 있는 것이니!

그렇게 줄어든 몫을 홈마와 사는 사람이 나눠 갖는 것이다. 사는 사람이 갑자기 이득을 보는 게 아니라, 원래 비효율에 묶여 있던 돈이 풀린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원래 사는 쪽 중개사는 사는 사람을 위해 집값을 깎아야 하는데, 자기 수수료는 집값의 3%였다. 비싸게 팔릴수록 자기가 더 벌었다. 홈마 소속 사람은 정액을 받는다. 집값과 상관없이 정해진 돈이다. 그래서 더 거래를 돕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정확히 문제를 쪼개고 AI가 해결할 부분을 짚어냈다.

홈마는 사는 사람을 돕는 중개사가 하던 일을 세 조각으로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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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찾기. 이건 아예 없앴다. 손님이 홈마 앱에 제 발로 들어오니까. 중개사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던 게 통째로 사라진다.

데이터와 판단. 시세 분석, 서류 해석, 오퍼 작성, 기한 관리. 이건 AI가 한다. 답이 데이터에서 나오는 일들이다.

발품과 마무리. 집을 보여주는 일은 동네 사람을 시간제로 부른다. 협상과 계약처럼 진짜 어려운 순간에만 홈마 소속 사람이 붙는다.

그러니까 홈마는 중개사를 없앤 게 아니다. 중개사가 하던 일을 뜯어서, 각 조각을 가장 싼 방식에 다시 붙였다. 손님 찾기는 0원으로, 판단은 AI로, 사람은 꼭 필요한 순간에만. 한 사람이 3% 받고 다 하던 일을, 조각내서 재조립한 것이다.


 

돈은 이렇게 번다

그럼 홈마는 뭘로 버나. 남한테 수수료를 돌려주는 회사인데. 다 안 돌려주고, 조금 떼고 돌려준다. 원래 사는 쪽 중개사한테 갈 3%가 홈마로 온다. 4억 집이면 천만 원 남짓. 홈마는 여기서 정액으로 약 260만 원만 뗀다. 나머지를 사는 사람에게 돌려준다. 그 260만 원 안에서 소속 사람 인건비를 또 나눈다.

다만 이건 철저히 물량 게임이다. 한 건에 260만 원이니, 많이 팔아야 한다. 그리고 집은 자주 사는 게 아니라서, 한 손님이 다시 오지 않는다. 계속 새 손님을 찾아야 한다.


 

왜 플로리다에서 시작해 텍사스로 갔나

계속 새 손님을 찾아야 한다면, 지역을 넓혀야 한다. 그런데 미국 부동산은 지역을 넓히는 게 쉽지 않다. 주(州)마다 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매번 그 주의 법과 시장을 새로 뚫어내야 한다.

그래서 어느 주에서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 홈마는 플로리다에서 시작했다. 미국은 주마다 중개사의 역할이 다르다. 100% 손님 편인 완전 대리인 이어야 하는 주가 있고, 어느 편도 아니고 거래만 돕는 중립적 역할로 가볍게 껴도 되는 주가 있다. 플로리다는 후자다. 홈마처럼 서류와 오퍼만 돕고 수수료를 돌려주는 모델이 자연스럽게 맞는다. 게다가 계약을 마무리할 때 변호사가 꼭 필요하지 않다. 어떤 주는 변호사가 반드시 껴야 하는데, 그러면 AI가 대신할 여지가 확 줄어든다. 플로리다는 그 마찰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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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 텍사스였다. 대기자가 많았고, 사는 사람이 유리한 시장이었다. 수수료를 돌려받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조건이다. 홈마는 아무 데서나 시작한 게 아니다. 자기 모델이 합법이고 마찰이 적은 주부터 골랐다. 부동산에서 지역 선택은 취향이 아니라 전략이다.


 

근데, 이 서비스 누가 만들었는데?

홈마를 만든 아르만은 20년차 프로덕트 매니저다. Wells Fargo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Trulia와 Zillow에서 6년간 부동산 제품을 만들었고, Crunchbase 제품 총괄을 거쳐, 직전에는 Shortcut이라는 회사의 CPO였다.

핵심은 Zillow 시절이다. 그는 거기서 'Premier Agent'라는 상품을 키웠다. 매수자가 문의하기를 누르면, 돈을 낸 중개사에게 그 연락을 넘겨주는 상품이다. 사는 사람을 중개사에게 연결해주고 돈을 버는 구조다. 일 사용자 5만 명까지 키웠다.

바로 그 자리에서 그는 이상한 걸 봤다. 매수자들을 인터뷰해보니, 사람들이 파는 쪽 중개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사는 쪽 중개사는 왜 필요한걸까? 라는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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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쪽 중개사의 원래 핵심은 매물을 찾아 보여주는 일이었다. 그런데 Zillow가 그 일을 가져갔다. 이제 사람들은 스스로 집을 찾는다. "매물은 내가 다 찾는데, 왜 3%를 다 줘야 하지?" 사는 사람이 이렇게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사는 쪽 중개사의 존재 이유가 흔들린 순간이다.

그래서 이 시장을 아는 사람이, 이 시장에 다시 들어왔다. 무엇이 문제인지 안에서 오래 본 사람이라는 것. 참고로 이 회사, 지금도 직원이 셋이다. 작지만, 시장을 이해하는 사람이 새롭게 문제를 풀어가는것 그게 큰 강점이다.


 

그런데, 진짜 정말로 될까?

여기까지 보면 영리하다. 그런데 아직 증명되지 않은 게 많다.

먼저 성사율. 홈마의 핵심 주장은 싸게 하면서도 일반 중개사만큼 거래를 성사시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아직 주장이다. 중개사 없이 혼자 산 사람의 거래는 상당수가 중간에 깨진다는 조사도 있다. 그래서 홈마는 순수 AI 셀프를 접고 사람을 붙였다. 하지만 그 하이브리드가 진짜 풀서비스만큼 성사시키는지는 확인할 수 있는 숫자가 아직 없다.

홈마는 수수료가 눈에 보이니 사람들이 홈마를 선택할 것이라 생각했다. 서비스를 운영해본 내 입장에서 사람들은 나에게 추가로 오는 효용에도 관심이 있지만 갖고 있던걸 잃었을때의 fomo가 더 항상 효과가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데 원래도 손해보지 않는 집을 사는 행위가 추가로 돈을 더 준다고 매력적으로 느끼게 될지? 여전히 수수료를 내는건 파는 사람인데 문제의 해결 지점이 정말 집을 사는 사람으로 가야하는게 좋은 전략이었을지 계속해서 물음표가 들었다.

그리고 규모. 이 회사는 직원 세 명이다. 첫 거래가 2025년에 나왔고, 매출이라 할 게 아직 없다. 투자도 공개된 건 초기 단계 한 곳뿐이다. 솔직히 이게 되는지 안 되는지 판단할 데이터 자체가 아직 없다.


 

그래서 정리해보면!

홈마는 컴퓨터로 딸깍해서 되는 사업이 아니다. 집을 보러 가야 하고, 상태를 확인해야 하고, 계약을 마무리해야 한다. 결국 누군가는 집에 가고, 사람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흙을 묻혀야 하는 사업이다.


 

그래서 이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둘 다 잘하는 사람만 만들 수 있다. AI로 일을 줄이는 것과, 발로 뛰는 것. 코드만으로도, 발품만으로도 안 된다. 둘 다 잘해야 한다는 건 어렵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어려움이 역설적으로 해자가 된다. AI만으로 되는 일이면 누구나 뛰어들 텐데, 오프라인까지 잘해야 하니 경쟁자가 자연히 줄어든다. 내가 이 서비스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지점이 여기다. 어려워서 좋은 사업. 아무나 못 만드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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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질문은 두 개다. 홈마가 그 둘을 다 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람들이 실제로 얼마나 반응할까. 아직 답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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