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밈을 처음 만든 채널은 '호디에 hodiiiiie'다. 남아공전이 끝나고 3일 뒤에 올라왔고, 유튜브 Hype 순위 1위를 찍었다. 당시 구독자는 5,770명, 조회수는 110만, 좋아요 3.2만, 댓글은 2,102개다.
2. 이 영상 하나로 끝이 아니다. 감스트를 비롯한 여러 유튜버가 똑같이 '국가대표 감독 지원 영상'을 올리면서, 하나의 밈으로 번지고 있다.
3. 호디에의 지원 영상을 보면, 특유의 허접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4. 어디를 바라보는지 알 수 없는 눈, 살짝 비뚤어진 앵글, 연봉을 1억이라고 했다가 "아 욕심나서 5억 정도면?" 하며 왔다 갔다 하는 공약까지. 댓글 반응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무슨 반장선거 같다"는 것이다.
5. 이건 사실, 대중의 분노를 '놀이'로 승화한 것이다. 욕을 하거나 비판하는 것보다, 차라리 B급 감성으로 찍어 하나의 밈처럼 만들어버린 것.
6. 웃긴 지점은 공약에 있다. 각종 축구 전문 채널의 댓글은 물론, 인스타그램 대표 매거진 아이즈매거진에 달린 댓글까지 다 반영하겠다고 한다. 선수단에게 사인 요청은 안 하겠다, 연봉은 1억…? 아 욕심나서 5억 정도면 된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7. 그런데 이 아무말 공약이 사실은 현 상황을 정확히 풍자한다. '상위 댓글 반영'은 밀실 행정이 아닌 대중과의 소통을, '사인 요청 안 함'은 전 감독들의 태도 논란을 겨냥한 공과 사의 구별과 절제력을, '연봉 1억' 드립은 성과 대비 고액 연봉을 꼬집는다. 다른 지원 영상과의 차별화 포인트이기도 하다.
8. 오프닝도 중요하다. 정중하게 자기소개를 한 뒤, "더는 시발 못 봐주겠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라는 한마디로 시선을 확 끈다. 가로 영상에 핵심만 담아, 49초 만에 끝난다.
9. 결국 이 영상은 시의성에 올라탄 데다, 다른 채널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밈'이 되어 더 널리 퍼지고 있다. 서로의 영상이 추천 동영상으로 맞물려 노출되는 효과도 있다.
10. 이건, 미스터비스트처럼 공수가 많이 들어간 영상과는 정반대다. 시의성을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남들도 따라 할 수 있게끔 놀이화된 밈 영상이다.
11. 채널을 운영한다면, 시청자가 귀한 시간을 기꺼이 내줄 만큼 공들인 콘텐츠도 물론 만들어야 한다.
12. 하지만 지금 모두가 관심을 갖는 주제라면, 퀄리티를 조금 줄이더라도 이렇게 빠르게 치고 나가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13. 실제로 심으뜸 계정에선 남아공전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바로 릴스가 올라왔고, 후반전이 끝나고 또 한 번 릴스를 올렸다.
14. 시의성은 채널 운영의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남이 내 콘텐츠를 따라 해 밈이 되는 것 또한, 훌륭한 확산 전략이다.
15. 공들인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주목하는 타이밍엔 퀄리티를 조금 내려놓더라도 빠르게, 그리고 남들이 따라 할 수 있게 치고 나가는 것. 특히 숏폼도 함께 한다면, 채널의 신규 시청자(=비구독자)를 끌어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