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모멘텀이 떨어질 때 어떻게 해야 돼요?
1️⃣ 제일 먼저, 모멘텀은 감정이 아니다
모멘텀이 떨어지면, 한국 회사의 본능적 반응은 3개 중 하나로 귀결된다. 회식. 워크샵. 대표의 동기부여 스피치 또는 장문의 이메일/카톡.
셋 다 매우 효과가 적다.
모멘텀은 성과가 좋은 회사에서 생긴다. 회사 매출이 성장하고, 대표가 영업을 따오면 자연스럽게 모멘텀은 생긴다.
파운더들은 모멘텀을 분위기라고 착각하는데, 그래서인지 막무가내로 분위기부터 띄우려 한다. 하지만 모멘텀은 결과의 부산물이다. Winning creates momentum. 그 반대는 절대 아니다. 팀이 이기고 있으면 지쳐도 신난다. 팀이 지고 있으면 회식해도 공허하다.
동기부여는 사업이 제대로 돌아가면 알아서 하는 것이다.
2️⃣ 동기부여로는 사업을 못 만든다
침체된 팀원들을 보고는 대표가 비전을 다시 선포한다. "내가 비전보드를 한번 그려와봤어. 앉아봐", "우리가 왜 이걸 하는지 기억하자."
3일 간다. 4일째 다시 가라앉는다.
동기부여는 연료가 아니라 불꽃이다. 이 하찮은 불꽃만으로는 아무것도 타지 않는다. 탈 장작이 있어야 불이 붙는다.
팀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주기 위해 이렇게 심폐소생하는 것에 대해 나는 회의적이다. 파운더의 리소스도 아까울뿐더러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판매하는 과정에선 잠재 고객의 감정을 북돋는 행위가 효과적이지만, 그게 우리 팀원들 나아가 우리 업무방식에 도움되지 않는다.
첫째, 우리가 타겟하는 고객은 우리를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아닌 반면, 우리 팀은 매일 만나 일을 해야 하는 관계다. 즉 만나는 빈도수와 기간이 수십 배 차이 난다.
둘째, 따라서 한낱 감정적 선동이 매번 장기적으로 먹힐 리 만무하다. 여기엔 시스템과 보상체계 그리고 원칙이 더 중요하다.
고로 동기부여로는 사업을 못 만든다.
3️⃣ Scope를 줄이자
모멘텀 떨어진 팀의 공통점은 너무 큰 걸, 너무 오래 붙잡고 있다는 점이다.
6주짜리 프로젝트가 3주째 진창에 빠져 있다. 끝이 안 보인다. 이럴 때 지치는 것이다. 이 경우 대표가 할 수 있는 건, 해당 프로젝트를 킬 하거나, 오늘 안으로 런칭하게끔 하는 것이다.
좀 더 설명하면, 앞으로 모든 프로젝트를 이번 주에 ship할 수 있는 크기로 쪼개야 한다. 심지어 하루 단위로 쪼개는 것도 괜찮다.
Outsome에서 그로스 마케팅하는 방식이 이런데, 우리는 모든 컨텐츠의 결과물을 하루 단위로 만들고 내보내려 한다.
링크드인 글 하루 1개, 인스타그램 카드뉴스 1개, 릴스 1개. 이렇게 하루 단위로 하면 장점은
1/ 일일 단위로 반응을 분석하며 컨텐츠 변화를 빠르게 줄 수 있고 (실제로 단기간 동안 우린 약 20여 개 종류의 컨텐츠를 만들고 테스팅했다)
2/ 고객과의 접점도 잦아지고, 마지막으로
3/ 우리 팀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뭐라도 내보냈으니, 그날마다 수확할 거리들이 생긴다.
작은 승리 하나를 매일, 잦게 가져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365일 하면 성장해 있는 것이다.
팀원들은 본인이 요청하지도 않은 대표의 동기부여 스피치를 통해 억지로 동기부여 받는 것보다, 우리가, 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서 임팩트를 만들며 느끼는 보람과 성장에 훨씬 더 크게 자극받는다.
그게 큰 스피치 열 개보다 강하다.
4️⃣ 회의를 늘리지 마라
모멘텀이 떨어지면 리더의 본능은 회의를 늘리는 것이다. "상황 좀 보자." "얼라인 맞추자." 단언컨대 역효과다.
일이 안 굴러가는 팀에게 필요한 건 회의가 아니라 배송이며 런칭이다. 한 장이라도 우리 제품 더 팔리는 것이다.
회의는 모멘텀을 진단할 뿐, 만들지는 못한다.
처참한 우리 팀의 모멘텀은 진단할 것도 없다. 한 개인의 탓도 아니며, 그때 있었던 그 사건도 아니며, 새롭게 도입한 이 업무 방식도 아닌 거다. 사업이 안돼서다.
뻔한 이유 아닌가.
5️⃣ 문제를 덮지 말고 드러내라
나는 대표가 모멘텀을 인위적으로 올리는 행위에 집중하기보다, 떨어뜨리는 행위를 하지 말자라는 주의인데 이에 대한 이유는
첫째, 좋은 팀원은 스스로 동기부여할 줄 안다는 점 고로 내 ROI가 낮다.
둘째, 후자가 훨씬 더 유지하기 까다롭다는 점, 고로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 (사내 기준이 명확해야 유지되기에).
셋째, 후자는 관계를 해치기 때문이다.
모멘텀을 떨어뜨리는 것에 대해 얘기하면, 한국 조직의 반사신경은 대체적으로 분위기 안 좋을 때 문제를 미루자는 편이다.
"지금 사기 떨어졌으니까 그 얘긴 나중에 하자"는 식이다.
그런데 사실 톡 까놓고 얘기하면, 모멘텀이 꺾인 진짜 이유를 대부분 팀이 이미 알고 있다. 그저 말을 안 할 뿐이다.
예를 들어 B2B SaaS의 경우, 딜 클로징에 대한 기준이 화두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심지어는 아예 세일즈에 대한 부분을 성과에 포함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그렇게 할 게 아니라, 당사자와 대표가 해당 계약 건에 대해 솔직한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제일 먼저다. 이 대화가 잘 되면, 딜 클로징에 대한 사내 규정도 명확해지며 양쪽의 기대치도 제대로 확인하게 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덮으면 곪는다. 빠르게, 가볍게 드러내면 풀린다.
결론.
정리해보면 모멘텀은 회식으로 못 만든다. 스피치로 못 만든다.
파운더가 직접 관리하는 게 아니라, 모멘텀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과 성과를 만드는 것이다.
고로 작게 이겨라. 빨리 이겨라.
그리고 그 승리를 팀이 눈으로 보게 하라.
애초에 이렇게 쌓아올린 모멘텀을 공정하고 투명한 사내 원칙과 가치에 pegging해서 떨어뜨리지 말자.
건강한 우리 스타트업의 모멘텀은 거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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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National Park Cost, Punta Canc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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