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세계경제포럼 WEF가 짚은 저비용 장수 시장

장수 산업 하면 흔히 떠오르는 그림이 있죠. 유전자 분석, 노화 역전, 수백만 원짜리 웨어러블 같은 것들요. 그런데 세계경제포럼(WEF)이 6월 다롄 하계 다보스에서 내놓은 계산은 방향이 좀 다릅니다. 가장 큰 돈이 걸린 자리가 실험실이 아니라 거실 바닥과 계단, 그리고 동네 산책로에 있다는 겁니다.

 

WEF가 보험중개사 마시(Marsh, 머서 계열)와 함께 낸 보고서 「The Longevity Dividend: The Business Case for Linking Health and Wealth」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딱 세 가지 저비용 조치를 넓히면 2040년까지 약 6조 달러의 잠재 가치가 열린다는 것.

 

 

그 세 가지가 뭔가

거창하지 않습니다. 첫째, 청각보조기(보청기) 접근성을 넓히는 것. 둘째, 집 안 환경을 안전하게 바꾸는 것 — 미끄러지는 러그를 테이프로 고정하고, 계단에 조명을 달고, 손잡이를 붙이는 수준입니다. 셋째, 지역사회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

 

이 셋이 겨냥하는 건 노년의 3대 비용 유발 질환입니다. 낙상, 당뇨, 치매죠. WEF 보도자료 기준으로 이 조치들이 2040년까지 낙상 약 4억 건, 신규 당뇨 850만 건, 치매 240만 건을 예방할 수 있다고 봅니다.

 

 

6조 달러는 어떻게 나온 숫자인가

값의 대부분은 '안 쓰게 되는 돈'입니다. 예방으로 아낄 수 있는 헬스케어 비용이 5조 8천억 달러, 여기에 더 오래 건강하게 일하면서 생기는 생산성 이득이 645억 달러. 합치면 6조를 웃도는 규모입니다. 제목의 '6조'는 반올림한 수치인 셈이죠.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 이건 신약이나 신기술이 만들어낸 값이 아닙니다. 이미 존재하는 개입을,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싸게 닿게 하는 것만으로 나오는 값입니다. 시장의 언어로 옮기면 '기술 혁신'이 아니라 '접근성·유통·행동설계'가 돈이 되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여성의 노후 재정이라는 사각지대

보고서가 건강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제목에 'Wealth'가 붙은 이유죠. 특히 여성의 노후 자산에 구조적 구멍이 있다고 짚습니다.

 

 

WEF는 여성이 돌봄으로 평균 약 1년의 경력을 잃고, 여기에 성별 임금격차가 겹치면서 은퇴 시점 연금 자산이 약 24% 적어진다고 설명합니다. 건강 수명을 늘리는 개입이 곧 재정 건강으로 이어진다는 게 '헬스-웰스 연결'의 핵심입니다. 인슈어테크·웰스테크 입장에서 보면, 이건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의 근거 데이터에 가깝습니다.

 

 

사례로 증명된 ROI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고, 보고서는 국가별 실증을 붙였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주거안전 개선만으로 낙상 약 33만 건을 예방하고 38억 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분석됐습니다. 중국은 당뇨 예방을 통해 50세 이상 인구의 건강수명을 1,600만 년 더할 수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단일 국가 기준 가장 큰 기회로 꼽혔죠. 네덜란드는 청각보조기 보급을 넓혀 치매 8천여 건을 예방하고 20억 달러를 아끼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각기 다른 조치, 각기 다른 절감.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 투입 대비 회수가 명확하게 계산된다는 것. 저비용 개입이 매력적인 건 값이 싸서가 아니라, 회수 구조가 또렷해서입니다.

 

 

한국은 어디에 서 있나

이번 분석은 21개국을 대상으로 했고, 한국도 그 안에 들어 있습니다. 다만 보도자료 단계에서 한국의 국가별 세부 수치가 따로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부터는 정량이 아니라 방향으로 읽는 게 맞습니다.

 

 

세 조치를 한국 상황에 대보면 결이 보입니다. 노인 낙상은 이미 국내 주요 상해 원인이고, 주거안전 개선은 고령친화주택·주택 개조 지원과 곧장 맞닿습니다. 보청기는 보조기기 급여·유통 접근성의 문제고, 신체활동 프로그램은 지자체 경로·복지관 인프라와 연결되죠. 즉 한국에서 이 시장은 '없는 걸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흩어진 걸 상품으로 묶는' 자리에 가깝습니다.

 

측정과 계산은 WEF가 이미 해줬습니다. 진짜 승부는 그 숫자를 실제 제품·서비스·보험상품으로 바꿔내는 쪽에서 갈린다고 봅니다. 저는 첨단 장수기술보다 이런 '싱겁고 저렴한' 개입이 훨씬 흥미로운데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여기가 지금 당장, 큰 자본 없이도 진입해서 회수를 그려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러그 테이프 한 롤에서 6조 달러를 읽어내는 시선 — 한국의 창업가와 기업이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시니어퓨처 무료 뉴스레터 구독 : https://walla.my/v/HdUG9uCe2rRx9tw1X91u

 

시니어퓨처 뉴스레터는 초고령사회를 복지가 아닌 '산업과 비즈니스'로 읽습니다. 시니어 비즈니스 트렌드와 기업 사례, 전문가 인사이트 등 주요 소식을 정리해 보내드립니다.

 

 

#시니어퓨처 #장수경제 #시니어비즈니스 #돌봄경제 #고령친화 #낙상예방 #주거안전 #청각보조기 #여성노후재정 #초고령사회


 

링크 복사

시니어퓨처 시니어퓨처 · CEO

국내 최대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 커뮤니티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추천 아티클
시니어퓨처 시니어퓨처 · CEO

국내 최대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 커뮤니티

0